A학점 비율 10%p 상향에 학생들 의견 분분
-우리대학, 올해부터 '상위 40%' 성적 평가 비율 조정 -"이제라도 다행" VS "이도저도 아닌 일방적 결정"
우리 대학에서 부과할 수 있는 A학점 비율이 기존 상위 30%에서 40%로 확대된다.
우리 대학 교육혁신처에 따르면 2022학년도 1학기부터 상대평가의 A학점 부과 가능 비율을 지난 학기 대비 10%p 늘린다. 다만 A학점~B 학점 구간 비율은 70% 이내로 이전과 같다. 이로써 담당 교원의 재량으로 A학점을 받는 학생의 비율이 최대 40%로 늘었다.
지난 학기까지 우리 대학의 A학점 비율은 다른 대학과 비교해 낮은 편에 속했다.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0년 대학생 학점 취득 비율’을 살펴보면, 4년제 대학에 다니는 학생 54.7%가 A학점을 받은 것에 비해 우리 대학은 그보다 약 25%p 낮다. 서울대(63%), 연세대(67.2%) 등 일부 서울 상위권 대학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30%p 이상으로 더 커진다.
이 때문에 성적 비율 불만은 학생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지난해 우리대학 총학생회가 재학생 4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현행 성적평가제도가 적절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0% 이상이 부적절하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로는 ‘타 대학과의 경쟁력 저하로 인한 손해’가 가장 많았다. 많은 학생들이 성적을 받기 어려워 졸업 후 학점으로 인한 경쟁력 하락을 우려한 것이다.
총학생회는 이를 바탕으로 대학본부 측과 성적 평가 비율 구간을 조정하는 논의를 해왔다. 총학생회 강건욱(경영학 18)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A학점 비율 조정 사안을 학교 측과 가장 먼저 논의했는데 수많은 심의 의결기구를 거쳐야해 결정을 내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학생은 A학점 비율 조정을 환영하고 있다. 심세용(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17) 씨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늘어난 비대면 수업 영향으로 여러 대학이 A학점 비율을 상향 조정했다”며 “우리대학도 조금 더 빨리 상향했다면 좋았겠지만, 이제라도 A학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늘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A학점 비율 조정에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1월 24일 우리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을 보면, 기존대로 A학점 비율을 유지해 다른 대학과 차별성 있는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낫다는 주장의 글이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글쓴이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해, 보다 많은 학생이 고학점을 받는 학생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면 차라리 그대로 두는게 낫다”며 “학점 비율 조정 과정에서 학생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10%p 상향이라는 이도 저도 아닌 결정이 이뤄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A학점 비율 조정이 ‘학점 인플레’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학생들도 존재했다. 학점 인플레는 높은 학점을 받는 학생들이 늘어남에 따라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를 두고 우리대학 교육혁신처 관계자는 “담당 교원이 재량껏 A학점 비율을 40% 이하로 조정할 수 있고 B학점 구간까지의 비율은 지난 학기와 같기 때문에 이번 조정이 학점 인플레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