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어 프리] "장애인에게 이동은 여전한 모험"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인터뷰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안 통과 의미 있어 -교내 저상버스 운영 등 인프라 개선돼야"

2022-06-03     김현희 기자

채널PNU’는 우리 대학 부산캠퍼스 배리어 현황을 점검하는 것을 계기로 지난 5월 30일 '부산장애인총연합회'를 서면 인터뷰했다. 1987년 설립된 부산장애인총연합회는 장애인의 재활자립 및 복지발전을 위하여 장애인단체, 관련시설, 학교 등 기관과 연계하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제42회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한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진.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제공]

부산장애인총연합회에서 휠셰어’, ‘특별교통지원차량’, ‘나래버스등 장애인 이동권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부산장애인총연합회는 장애인들의 이동권 뿐만이 아닌 장애인들의 권리와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출발했다. 다양한 정책적 사업을 수행하며 장애인에게 가장 필요한 이동권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1992년에는 장애인 1종 운전 면허 취득을 위한 운동을 벌였다. 199491일부터 지체장애인들에게 1종 면허를 허용하도록 해 운전 선택권과 1종 면허를 통한 택시 운전의 기회를 부여했다.

1992년에는 장애인 1종 운전 면허 취득을 위한 운동.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제공]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 증진법개정안이 20211231일 국회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기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노후 시내버스, 마을 버스 등을 교체할 때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 둘째, 특별교통수단(장애인콜택시)의 지역간 환승 문제 해결, 셋째,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시설 설치 대상이 아니었던 케이블카와 모노레일 등이 추가 된 것이다. 어떤 법이든지 완벽한 법은 없다. 시대가 바뀌고 환경이 바뀌면 법도 거기에 맞게 계속 변화되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개정안에 많은 것들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안이 통과가 된 건 중요하다고 본다.

-한 번의 개정으로 장애인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다. 개정된 법안도 실상에서 적용을 했을 때 실제로도 장애인에게 잘 맞는지도 봐야 한다. 시간을 갖고 지속적으로 이동 편의 증진법을 모니터링 해 맞지 않는 부분은 재개정하고 새롭게 필요한 부분은 법을 제정해 노력해야 한다.

부산캠 캠퍼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배리어. [독자 이건호 제공] 1.약학관(501) 근처 공사 현장 인근 인도, 공사로 차도를 이용하기엔 위험하지만, 휠체어가 이동할 수 없다. 2.건설관(401)에서 기계관(303)으로 향하는 내리막길, 인도 턱이 있고 통행폭이 좁다.

부산대학교에도 제대로 된 이동이 불가능 할 정도의 '배리어'들이 확인됐다. 전동휠체어로도 이동이 불편한 점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동휠체어는 그나마 수동휠체어의 단점을 조금은 보완한 보장구로 장애인들의 이동에 편의를 줄 수 있는 보장구이지만, 수동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에게 이동은 항상 도전이다. 인도의 낮은 턱은 높은 장벽이 되고, 격자 형태의 보도블럭 및 파손된 보도블럭은 장애인들이 넘어지는 사고유발 구간이며, 오르막이 심한 곳은 오르지 못하는 나무와도 같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휠체어 장애인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인도보다는 차도의 가장자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다보니 사고의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1990년대 후반만하더라도 장애학생을 위한 특별전형을 시행하여 학생을 뽑으면 그 특별전형이 있는 과가 있는 건물만 장애인 편의시설을 조금 해 놓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장애학우들은 대학이란 곳에 공부만 하러 가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 대학의 정취나 낭만을 누릴 수 없는 환경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많이 변했는지 궁금한 부분은 있지만, 실상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대학 내에도 건물 진입에 필요한 경사로 시설, 엘리베이터 설치, 장애인전용화장실 설치, 교내 전역을 이용할 수 있는 휠체어 전용 저상순환버스가 운행이 된다면 보장구를 이용하는 장애 학생들이 배리어 프리를 느끼며 학교 생활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그렇다면 배리어 프리 해소를 위해, 어떠한 부분이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할까.

-장애인들이 문제없이 이동할 수 있는 환경적 인프라가 구축이 되어지는 게 최우선이라고 본다. 생활 전반에서 여러 보장구를 이용해서 이동할 수 없는 구역이 없도록 단차를 없애고 휠체어나 목발 같은 보장구의 걸림이 없이 다닐 수 있는 인도, 전동보장구들이 원활히 달릴 수 있는 전용 도로,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 등 공간적. 환경적 문제 개선 등이 있어야지만 사회구성원들의 인식 개선도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장애인들이 좀 더 편리하고 차별이 없는 세상에서 제약 없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우려는 마음이 모인다면, 곧 우리 사회는 모든 구성원들이 어우러져 살 수 있는 진정한 배리어 프리 세상이 올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