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미래를 만드는 청년들 '타이디보이(Tidyboy)'
-국제 AI 로봇대회 '로보컵 2022' 홈서비스 준우승 -'타이디보이' 소속 이재봉(전기공학, 19) 인터뷰 -"위기 벗어난 건 팀 합심 덕분" -"이로운 로봇 연구 멈추지 않을 것"
‘로봇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로봇 기술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오늘, 이 말을 새기며 누구보다 로봇 기술의 발전에 힘쓰고 있는 청년들이 있다. 부산대학교 전기공학과 이승준 교수 연구실의 학생들이 소속된 연합 로봇 연구팀 ‘타이디보이(Tidyboy)’는 그중에서도 매년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 대학본부에 따르면 ‘타이디보이’ 팀은 지난 7월 10일부터 17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오프라인으로 개최된 국제 인공지능(AI) 로봇대회인 ‘로보컵(RoboCup) 2022’에서 홈 서비스 부문 준우승을 차지했다. 로보컵 대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대회로 올해 전 세계 45개국에서 총 3,000여 명, 400여 개 팀이 △로봇축구 △홈서비스 △산업자동화 △재난구호 등 부문에 참가해 각축전을 벌였다.
‘타이디보이’ 팀은 부산대와 서울대가 연합해 만든 팀으로 이승준(전기공학) 교수 연구실의 학생들과 장병탁(서울대, 컴퓨터공학) 교수 연구실의 학생들로 구성됐다. 부산대에서는 송동운, 강태웅, 이재봉, 김준영, 김태양, 박진우, 신종호 등 총 7명의 학생이 참가하고 서울대에서도 7명의 학생이 함께했다.
‘타이디보이’는 매년 국제무대에서 기량을 발휘하며 그 저력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작년에는 6월과 9월 국제 로봇대회에서 잇달아 우승하며 글로벌 1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무대에서 강력한 팀으로 인정받았다. 그런 그들에게도 이번 대회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대회 도중 로봇 고장이라는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위기 대처 능력과 빠른 상황 판단력을 강점으로 꼽는 ‘타이디보이’는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처럼 우리 대학 학생이 로봇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이루어 낸 것은 ‘타이디보이’ 외에는 전무하다. 지난 7월 27일 채널PNU에서 진행한 ‘타이디보이’ 소속 이재봉(전기공학, 19) 씨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대회의 뒷이야기를 들었다.
△ 로봇 기술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한 계기가 있다면?
처음 시작은 단순한 호기심과 동경이었다. 대부분의 아이들과 같이 만화영화로 로봇을 처음 접했고, 이후에 여러 방송 매체를 통해 실제 로봇을 보게 되었다. 당시 복잡해 보이는 로봇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대학생을 보며 ‘와, 정말 멋지다. 나도 언젠가 이런 멋진 일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생각이 지금까지 이어지며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됐다.
△ 서울대와 연합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이번에 연합한 서울대학교 장병탁 교수님 연구실은 우리 부산대 지도교수님의 출신 대학원이기도 하고, 서울대는 독자적으로 로보컵에 출전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 힘을 합쳐 출전하게 됐다.
△ 이번 대회에서 수상한 ‘홈 서비스’ 부문과 해당 부문에서 선보인 로봇에 대한 간략하게 설명한다면?
‘홈 서비스’ 부문은 로보컵의 여러 종목 중 하나로, 실제 가정환경과 유사한 세트장에서 본래는 사람이 하던 일들을 로봇이 얼마나 잘 수행하는지에 대해 겨루는 대회이다. 이 대회는 Softbank의 Pepper 로봇을 사용하는 SSPL(Social Standard Platform League), 자작 로봇을 사용하는 OPL(Open Platform League), 그리고 도요타의 HSR을 사용하는 DSPL(Domestic Standard Platform League)로 나뉘는데, 저희가 나갔던 대회는 DSPL로, 다른 팀들과 똑같이 토요타의 HSR을 사용해서 경기에 참가했다.
△ 대회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개최된 오프라인 대회인 만큼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대회를 준비했고, 기존 대회들에서 개발된 물체 인식 등 소프트웨어를 재활용할 수 있어 기존 대회들에 비해 준비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적었다. 단 다른 팀들도 역시 3년 동안 열심히 준비해 왔기 때문에 모든 팀이 아주 우수한 역량을 보여 경쟁이 매우 치열한 대회였다.
△ 대회에서 로봇이 고장 나는 문제가 있었는데, 상황에 대한 이야기나 해결방안이 궁금하다.
로봇이 고장 난 것은 대회 두 번째 날 때였다. 로봇 내부 컴퓨터의 전원은 들어오지만 정작 중요한 로봇은 움직이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때문에 다른 팀들은 각자 준비해 온 태스크를 수행하며 득점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준비해 온 태스크를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첫날 탈락한 호주의 뉴 사우스 웨일스 대학(UNSW) 팀의 로봇을 빌려, 빠른 시간에 세팅을 끝내고, 남은 태스크에 참가할 수 있었다.
△ 세계에서 인정받는 팀으로 꼽혔는데, 다른 팀들과의 차별성이나 특별한 장점이 있나?
우리 팀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로봇팔을 이용한 우수한 정밀 물체 조작 능력 및 빠른 위기 대처 능력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기본 로봇의 손으로는 집기가 힘든 접시를 로봇 손의 마찰을 이용하여 잡는 퍼포먼스를 했고, 참가한 모든 팀 중 단연 뛰어난 물체 조작 능력을 보여줬다. 또한 로봇이 고장 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빠르게 수습하고 대회에 재참가해 결국 결승까지 진출하는 우수한 위기 대처 능력을 증명해 보였다.
△ 전공자 입장에서 앞으로의 로봇 산업에 대한 전망과 팀 ‘타이디보이’ 방향성은?
현재 로봇은 주로 산업 현장에서 쓰이고 있지만, 곧 일반 가정에도 서비스 로봇들이 보급될 것으로 예상한다. 팀 ‘타이디보이’는 대회에서 입증된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러한 일반 가정용 서비스 로봇의 보급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