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외면하는 운전자들... '도로 주차' 기승

-정류장 가로막는 등 불편 -반면 캠퍼스 주차장은 한산

2022-09-22     조승완 기자

우리 대학 부산캠퍼스가 불법주차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작 운전자들은 구비된 주차장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술관 앞 버스 정류장을 가로막은 불법 주차 차량 [조승완 기자]

지난 9월 1일 개강 이후로 캠퍼스 유동 인구가 증가하면서 도로 주차 문제가 불거졌다. 횡단보도, 버스 정류장 등 보행자가 이용해야 하는 도로에 주차된 차량 탓에 보행이 혼잡해지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지난 13일~20일 7일간 '채널PNU' 취재진이 캠퍼스를 직접 다녀본 결과, 캠퍼스 내 도로 주차를 보는 건 어렵지 않았다. 특히 △예술대학 △중앙도서관 △문창회관 등 건물 앞은 주·정차된 차량들로 도로 공간이 좁아 접촉 사고의 위험이 높았다. 예술대학의 경우 불법 주차 차량이 버스 정류장 앞을 가로막아 순환버스 운행에 불편을 겪기도 했다. A(정치외교학, 22) 씨는 "불법주차 차량으로 인도가 막혀 학생들이 도로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주차장을 벗어나던 킥보드가 도로에 주차된 차량과 부딪힐 뻔하고, 도로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이 후진하다 보행자가 충돌할 뻔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총무감사팀 정윤용 주무관은 “개강 이후 캠퍼스 내 대인·대차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불법 주차와 관련한 민원 역시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 대학 캠퍼스는 현행법상 '도로 외 구역'으로 분류돼 도로교통법 위반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행정기관 차원의 단속이 불가해 자체적으로 벌금이나 징계를 부과하는 것도 어렵다. 현재는 교통관리원 2명이 캠퍼스 내 도로 주차 차량에 안내문을 올리고 전화로 출차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계도하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11시경 비어 있는 자유관 주차장의 모습 [조승완 기자]

한편 캠퍼스 내 구비된 주차장은 한산했다. 캠퍼스 내 교통이 혼잡한 시간대인 오전 11시와 오후 3시경 자유관 주차장을 방문했으나, 1·2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층에 20면 이상의 여유 공간이 있었다. 애써 주차장을 마련했지만, 정작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운전자들은 '편의'를 위해 불법주차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산악 지대에 위치한 부산캠퍼스 특성상, 방문지가 상단부인 경우 도보 이동이 어렵기 때문이다. B(기계공학, 21) 씨는 "예술대학이나 경암체육관 등은 오르막길이 가파르다 보니 걸어 다니기 쉽지 않다"며 "방문지 근처에 편하게 주차하고 싶은 것이 가장 큰 이유 같다"고 말했다.

대학본부는 주차 공간(△인덕관 앞 주차장 △개축을 앞둔 6공학관 △구 정문 옆 관리동 등) 확보와 사용률이 저조한 자유관 주차장의 주차 요금 할인을 검토 중이다. 캠퍼스 내 주차 밀집 구역을 파악하고 주차 공간을 고루 배분하겠다는 것이다. 정 주무관은 "캠퍼스 내 교지가 충분하지 않지만 조금씩 주차공간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캠퍼스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운전자들이 안전 책임 의식을 가지고 캠퍼스에 출입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