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부마민주항쟁 발자취 따라가다

-부마민주항쟁 43주년 맞아 -당시 상황 및 증언록 재구성

2022-10-07     김현경 기자

부마민주항쟁은 유신독재를 무너뜨리고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이어질 수 있게 한 위대한 항쟁이다. △1960년 4.19혁명 △1980년 5.18민주화운동 △1987년 6.10민주항쟁과 더불어 우리나라 4대 민주화 운동이지만 부마민주항쟁이 우리 대학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을 아는 학생은 적다(부대신문 2019년 10월 13일 보도).

채널PNU는 매년 그래왔듯이 올해도 부마민주항쟁을 기념하는 특집 기사를 기획했다. 43주년인 올해는 부마민주항쟁의 발자취를 되짚어 재구성했다.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이 만든 부마로드의 부산대길을 따라 사건 경과와 책 <마흔 시월, 민주주의를 노래하다> 속 증언을 재구성해 학생들에게 발원지로서의 우리 대학을 알리고자 한다. 

■선언문

1979년 10월 15일, 부산대학교에서 유신철폐와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민주선언문과 민주투쟁선언문이 배포됐다. 이를 읽고 공감한 학생들이 10시 경 도서관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하지만 기다려도 배포한 학생이 나타나지 않자 흩어진 후 다음 날인 16일 다시 도서관 앞에 모여 부마민주항쟁을 시작했다.

수천 명의 학생이 독재 타도를 외치며 경찰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시내로 나아갔다. 이러한 부산대생의 시위는 경남 마산으로 번졌고 이윽고 우리나라 민주화를 향한 반독재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민주선언문.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제공]

△민주선언문 : 비민주적 학칙의 민주적 학칙으로의 개정과 학원, 언론의 자율화와 학생회의 민주화와 집회의 자유를 요구하며 어용교수 학자를 반대하며 학원당국의 민주행정 방향으로서의 성의있는 노력을 요망한다. 우리는 언론 인권 자유의 유보나 제약에 반대한다 ··· 우리는 총체적인 책임과 결과로서 현 독재집권층은 유신헌법을 철폐하고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 ··· 10시 도서관 앞.

민주투쟁선언문.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제공]

△민주투쟁선언문 : 한민족 반만년 역사위에 이토록 민중을 무자비하고 처절하게 탄압하고 수탈한 반역사적 지배집단이 있었단 말인가 ··· 학우여! 동지여! 독재자의 논리를 박차고 일어서서 모여 대열을 짓고 나서자! 꺼지지 않는 자유의 횃불을 들고 자유민주주의의 노래를 외치면서. 1979년 10월 15일 오전 10시 도서관 앞.

■시위 경과

(c)박수빈 디자이너

1979. 10. 16. 부산대 구내 도서관 앞 약 500명의 학생이 모여 반정부 시위를 벌이는 것으로 시작함. 동아대 학생까지 합류해 부산 시내 중심가까지 진출, 이를 막으려는 경찰과 충돌.

1979. 10. 17. 야간 시위에는 △화이트칼라 △노동자 △상인 등 시민들이 참여해 약 5만 명에 이름. 시민과 학생은 △KBS부산방송국 △도청 △파출소 등을 파괴하며 △정부의 독재 △언론의 소극적 태도 등에 대한 불만을 보임.

1979. 10. 18. 

- 사태가 확대되자 박정희 정부는 부산 일원에 비상계엄을 선포함.

- 부산을 시작으로 마산으로 퍼져 1,000여 명의 경남대 학생들이 집결함.

1979. 10. 19. 시위가 치열해져 시내가 무정부 상태가 됨. 저녁 8시 경 대학생과 일부 고교생이 합세해 약 8,000명에 이름.

1979. 10. 20. 정부는 경상남도 마산 및 창원 일원에 위수령을 발동함. 마산 지역 작전사령부는 마산 일원에 군을 진주해 공공건물에 대한 경계에 들어감. 부산은 공수부대를 동원한 강도 높은 진압이 이뤄짐.

1979. 10. 26. 항쟁이 소강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한 10·26 사건이 발발하였고 유신체제가 막을 내림.

■부마로드를 따라 보는 부마 항쟁

(c)박수빈 디자이너

 자연과학관(구 상학관)

인문사회관을 출발한 학생들은 ‘독재타도’, ‘유신철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상학관 앞을 지나 도서관으로 행진했다.

제1사범관(구 인문사회관)

10월 16일 부산대 경제학과 학생이 ‘선언문’을 배포하며 학생들의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

[증언] 정광민(경제학 78, 졸업) : 내가 시위에 대해 정말로 프로 운동권도 아니고, 대학 2학년이고 그런 상황에서도 시위를 하려면 선언문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한 거 같고. 그렇게까지 내가 문장가도 아니고 그런 문장이 바로 뭐 즉석에서 나왔다고 볼 수는 없는데 그런데 어딘가 적어놓은 거 같기도 하고 그래 가지고 내가 좀 다듬어서 그 친구들한테 보여줬어요.

③ 건설관(구 도서관)

10월 16일 오전 10시경 많은 학생들이 모여 선언서를 낭독하고 처음으로 시위를 벌였다.

[증언] 김성진(무역학 79, 졸업) : 편집장이 저보고 부르더라고요. 아침에 올라올 때 10시 경에 구도서관 앞에서 모여서 집회를 하겠다는 찌라시를 봤다고. 그 당시에 부산대학은 데모를 크게 안 하는 대학이었죠. 집회를 주최하는 선배 학생 몇 분이 거기서 구호를 외치더라고요. 학생들이 거기서 시끄러워지니까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이 무슨 일인가 싶어가지고 내다보다가, 점점 거기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정문

수천명의 부산대 학생들이 거리로 진출하기 위해 진압부대와 공방전을 벌였다. 정문에 있던 경찰들이 최루탄을 쏘면서 진압하려고 하자 수업을 듣던 학생들이 이에 동요해 항쟁에 합류했고 7000여 명으로 학생들이 불어났다.

⑤ 제8공학관(구 사대부고)

학교 정문 앞에서 진압부대에 제지당한 학생들은 사대부고를 통해 거리로 나갈 수 있었다.

 넉넉한 터(구 운동장)

학생들이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시위를 했다. 진압부대는 교정으로 들어왔고, 학생들을 몰아냈다.

⑦ 구정문

정문에서 학생들이 경찰과 대치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되자 부산대 학생들이 교문을 채우고 있던 자물쇠를 부수고 거리로 처음 진출했다. 이 때 시내 집결 이야기가 퍼지면서 학생들은 학교를 벗어나 시내로 향한다.

[증언] 이연숙(무역학 79, 졸업) : 나가서 버스 타고 부산역으로 갔어요. 부산역에서 ‘이것을 하기에는 우리가 인원이 작아서 안 된다, 동아대학으로 가자.’ 그래서 동아대학으로 가기로 한 거에요. 그래서 같이 막 뛰어서 갔어요.

■2022 부마민주항쟁 온라인 특강

우리 대학 교양교육원은 학생들에게 부마민주항쟁의 의미를 알리기 위해 온라인 특강을 개설했다.

지난 9월 19일부터 오는 10월 30일까지 '우리 선배들의 자랑스러운 역사, 부마 민주항쟁'을 주제로 열리는 강의는 총 5개의 온라인 강의로 이뤄졌다. 특강에서는 한국 민주주의 발전과 우리 대학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다룬다. 특강은 PLATO 자율강좌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90% 이상 수강 완료한 학생에게는 회차별 비교과 마일리지 1점이 지급된다.

자세한 사항은 교양교육원 홈페이지(공지사항 - 「대학과 민주: 우리 선배들의 자랑스러운 역사 부마민주항쟁」 특강 안내 (pusan.ac.kr))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