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날] 미리내골에 청설모가··· 캠퍼스와 공존하는 야생동물들
캠퍼스 동물사전: 야생 동물 편 -금정산에 있는 우리 대학 부산캠퍼스 -조류, 포유류 등 다양한 동물 서식 -멸종위기종·천연기념물도 볼 수 있어
금정산에 해가 밝아오면 캠퍼스에는 활기가 돋아난다. 직박구리, 딱새, 딱따구리 등 새들이 노래를 지저귀고, 청설모와 족제비는 수풀 사이를 분주하게 뛰어다닌다. 밤이 되면 숨어 있던 수달과 너구리가 캠퍼스를 지나다니며 먹이를 찾기도 한다.
금정산 기슭에 위치한 우리 대학 부산캠퍼스는 자연과 어우러진 덕분에 다양한 동물들이 오가는 명소로 유명하다. 캠퍼스에서 자연의 손님인 야생동물을 봤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는 끊이는 법이 없다. 금정산은 51종의 조류와 14종의 포유류가 서식하며 △황조롱이 △수달 등의 천연기념물과 △삵 △새매 등 멸종위기동물도 다수 서식하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는 희귀한 담비가 포착돼 이목을 끌었다. 이에 ‘채널PNU’는 지난 10월 4일 ‘세계 동물의 날’을 맞아 지난 10월 1일부터 한 달간 우리 대학 부산캠퍼스에서 학우들과 함께 지내는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기 위해 부산캠퍼스를 둘러봤다.
가장 많이 관찰된 동물은 조류였다. 웅비관, 진리관 등 대학생활원이 위치한 캠퍼스 상단에는 딱따구리와 딱새가, 대학본부와 미리내골에서는 직박구리, 박새가 포착됐다. 새들은 곳곳의 감나무나 잣나무 등에서 먹이를 찾거나 캠퍼스 내 마련된 고양이 급식소의 사료를 먹곤 했다.
특히 미리내골 부근에서는 수십 마리의 새들이 무리를 지어 먹이를 먹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다. 대학본부에 따르면, 미리내골에 서식하고 있는 조류는 약 23종으로 금정산 전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조류의 절반 수준이다. 미리내골은 국내 대학에서 최초로 지정된 생태보호구역으로 텃새는 물론 우리나라 남쪽에서 겨울을 나는 나그네새도 이따금 발견할 수 있다.
금정산에 찾아온 포유류들도 캠퍼스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미리내골에서 건설관으로 이어지는 나무들 위로는 청설모가 뛰어다니고, 자유관에서는 족제비가 발견됐다. 봄철 먹이활동을 하러 내려온 고라니와 너구리를 마주쳤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도 있었다. 김정은(전자공학, 21) 씨는 "자유관 식당 부근에서 배수구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족제비를 만났다"며 "족제비는 사냥꾼이라 들었는데 생각보다 작고 아담한 모습에 놀랐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 대학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건설관 앞 연못에서 천연기념물 수달을 봤다는 얘기가 화제였다. 연못에 사는 잉어를 사냥하기 위해 금정산에서 수달이 내려왔다는 것이다. 지난 2015년 부산시청이 발표한 부산자연환경조사 자료에 따르면, 부산캠퍼스와 인접한 금정산 내 계곡이 수달의 서식지로 추정됐다. 부산시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금정산의 생태계가 우수한 만큼 캠퍼스 내에서 희귀한 야생동물이 발견될 수 있다"며 "보호종의 경우 함부로 다가가지 말고 거리를 두고 관찰하는 것이 자연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학생들이 주의해야 할 야생동물도 있었다. 바로 △멧돼지 △들개 △뱀 등 공격 위험이 있는 야생동물들이다. 부산야생동물협회에 따르면, 금정산에 서식하는 멧돼지는 약 400마리로 추정된다. 대학본부 총무감사팀 정윤용 주무관은 "최근에는 신고가 없으나 일전에는 캠퍼스로 멧돼지가 내려왔다는 신고도 있었다"며 "공격성을 띠는 야생동물을 발견할 시에 신속한 신고를 통해 포획·방사 등의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