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상행정 '출입 제한'에 밀양캠 학생들 불만

-24시간 카페형 학습공간 꿈여울 -밤 11시 운영에 학생들 불편 가중 -밀양캠 특수성 배제한 탁상행정 비판

2022-11-17     김현희 기자

우리 대학 밀양캠퍼스 학생회관 꿈여울의 야간 출입 제한 조치를 두고 캠퍼스 인프라 사정과 학생 의견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탁상행정식 조치라는 불만이 인다.

밀양캠퍼스 학생 이용시설 야간 잔류 관리 방안 안내 지침. [출처: 우리 대학 생명자원과학 홈페이지]
밀양캠퍼스 정문 기준 1km 이내(왼쪽), 6km 이내(오른쪽) 스터디카페와 독서실 현황. [이지수(식품자원경제학, 21) 씨 제공]

지난 8월 16일 우리 대학 대학본부는 인하대 성폭력 사망 사건을 계기로 학생 안전 관리를 위해 오후 11시 이후 모든 건물에 대한 출입을 제한하면서 밀양캠퍼스 학생회관 꿈여울(이하 꿈여울)의 출입도 제한했다. 공문에 따르면, 모든 학내 구성원은 밤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시설을 사용할 수 없으며(채널PNU 9월 1일 보도) 부득이한 경우 잔류신청서 제출해야 머물 수 있다.

이러한 꿈여울 출입 제한에 대해 밀양캠퍼스(이하 밀양캠) 학생들은 밀양캠의 인프라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고 지적한다. 밀양캠은 다른 캠퍼스와 달리 독서실이나 스터디 카페 등 대체 가능한 학습 공간이 대학 인근에 없기 때문이다. 이지수(식품자원경제학, 21) 씨는 “부산캠퍼스와 양산캠퍼스는 캠퍼스 내 학습 공간이 11시 이후로 출입이 제한되더라도 사설 학습 공간으로 이동하여 학습 활동을 이어갈 수 있지만, 밀양캠의 경우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는 공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밀양캠 정문 기준 1km 반경 내에는 스터디카페나 독서실 등 학습 공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6km 반경까지 넓히면 스터디카페 4곳과 독서실 10곳이 있지만, 이마저 운행 버스 수가 적고 밤 10시 이후 버스가 다니지 않아 이용 불가나 다름없다. A(식품자원경제학, 22) 씨는 “택시를 타는 방법도 있지만 터널을 지나기 때문에 할증이 붙어 한번 타면 7,000원 이상씩 든다”고 말했다. 반면 부산캠퍼스와 양산캠퍼스는 올해 11월 기준 1km 반경 내에 각각 △독서실 15곳·스터디 카페 28곳 △독서실 약 4곳·스터디카페 약 13곳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내 구성원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학생들의 의견을 묻지 않았을 뿐더러 출입 제한에 대한 이유조차 공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학과나 단과대(생명자연과학대) 학생회로부터 따로 공지받은 사항이 없다”며 “모든 캠퍼스가 같이 출입 제한 조치를 시행해서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밀양캠의 열악한 인프라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꿈여울의 운영 시간 조정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된 바가 없고 관계부서도 소관 책임을 서로 미루는 모양새다. 우리 대학 학생과 관계자는 “학내 모든 건물을 학생과가 관리하는 것은 아니며, 각 건물마다 관리주체가 상이하기에 단과대(생명자원과학대학) 행정실에 문의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생명자원과학대학 행정실 측은 “학생과로부터 원칙적으로 출입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침을 공지받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