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샘로] 우리 대학 리스크 '첩첩산중'

-도로 개설 촉구하는 지역사회 여론 커 -대학 재정지원 권한 市에 이관될 예정 -우리 대학 목소리 내기 갈수록 '불리'

2023-03-03     전형서 기자

우리 대학 내 금샘로 개설을 둘러싼 논쟁은 우리 대학에 불리하게 흘러갈 것으로 예측된다. 도로 개설 지연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 여론이 큰 데다 대학 재정 지원에 대한 지자체 권한도 커지기 때문이다.

금샘로 개착·굴착식 부지와 우회도로 노선 비교. [채널PNU DB]

2일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 대학은 2016년부터 부산시에 학내 구성원이 피해가 명백한 현재 공법(개착식)을 다른 공법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시는 공법 변경에 난색을 보이며 다른 공법을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다. 부산시 도시계획과의 금샘로 담당 실무자인 김태균 주무관은 지난 2월 14일 <채널PNU>와의 통화에서 “개착식이 제일 합리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미 실시설계를 마치고 지하차도 시공으로 설계한 상태”라며 “굴착식과 같은 다른 공법으로 공사를 진행할 경우 깊이를 수십 미터 이상 들어가야 하고 출입로가 지나치게 길어져 인근 건물 진입로에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우리 대학이 2016년 제시한 다른 방안은 경암체육관 뒤편에 건설하는 우회도로다. 그러나 200~400억 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난 데다 금정산 환경 파괴가 우려돼 쉽지 않다. 범시민금정산보존회 유진철 부회장은 “(우회도로 부지 일대는) 7~80%가 금송·해송 등 소나무로 구성된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소나무 군락지”라며 우회도로 개발에 반대했다. 

지역사회 여론도 우리 대학에 유리하지 않다. 만성적인 교통난을 해소하길 바라는 시민 여론이 금샘로의 빠른 개통을 촉구하고 있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우리 대학 관련 기사에는 금샘로와 전혀 무관한 기사에도 ‘어깃장 놓지 말고 금샘로나 빨리 개통하라’는 등 비난성 댓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지역 일간지도 공사 지연의 화살을 우리 대학으로 돌리고 있다(국제신문 2017년 6월 27·28일·부산일보 2020년 2월 4일 보도).

2조 원에 달하는 대학 재정지원사업 집행 권한이 시에 쥐어지는 것도 우리 대학이 강경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을 줄이게 한다. 정부는 2025년까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를 통해 대학 재정지원사업 집행 권한을 기존 교육부에서 광역지자체로 넘길 계획이다. 대학교육연구소 임은희 연구원은 “지역 대학들이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국고보조금이 특히 큰 역할을 한다”며 “지자체가 대학에 가지는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