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 "인사불성 취객·어두운 골목, 불안해요"

-젊음의 거리·원룸촌 등 둘러보니 -쪽문과 북문 인근 치안 우려 높아

2023-03-28     조승완 기자

새학기가 밝고 코로나19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대학로는 여느 때보다 생기가 넘친다. 부산 대표 대학가인 부산대역 1·3번 출구에서 우리 대학 정문까지 이어지는 ‘젊음의 거리’도 예외는 아니다. 소위 ‘술집 거리’로 불리는 부산대학로 50번길은 되찾은 생기와 함께 ‘치안’에 대한 불안도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지난 15일 저녁 부산대학로 젊음의 거리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조승완 기자]
지난 15일 우리 대학 북문 원룸촌. 주차등 외에는 불빛이 없다. [조승완 기자]

<채널PNU>가 지난 3월 6일부터 15일 새벽 1시경 지속적으로 방문한 술집 거리는 많은 취객들로 인해 불안한 모습이었다. 우리 대학 인근 원룸촌은 지나치게 어두워 우범 지대가 연상됐고 실제로 비행행위를 일삼는 무리들도 있었다. 이에 <채널PNU>는 3월 대학로를 돌아다니며 부산대학로의 치안 상황을 파악하고 설문조사를 통해 학우들의 의견을 물었다.

<채널PNU>가 지난 3월 10일부터 20일까지 우리 대학 학생 1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42.6%는 술집 거리를 안전하게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술에 취한 사람 및 비행행위(90.9%)'가 압도적이었다. 특히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어 거리에 누워 있는 사람들에 대한 안전 우려가 심각했다. 한 설문 응답자는 “바닥에 누워 있는 학우들이 종종 있어 안전하게 인도해 줄 수 있는 순찰 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술집 거리를 자주 방문한다고 밝힌 정치우(정치외교학, 22) 씨는 “새학기가 시작되고 술집 거리를 오가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며 “술에 취해 쓰러져 있는 학생들도 많아 안전상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인근 원룸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원룸촌 중 가장 범죄에 취약한 곳이 어디냐는 질문에 학생들은 △쪽문(42%) △북문(36%) △부산대역·장전역 일대(32%)라고 답했다. 그중 북문 및 쪽문 인근의 원룸촌은 어두운 거리와 주취자들로 인해 우범 지대가 연상된다고도 했다. 가로등이 있어도 켜지지 않거나 통행 인구가 적어 범죄 대처에 취약할 것으로 예상됐다. 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이유로는 △어둡고 좁은 골목길(66%) △술에 취한 사람 및 비행행위(48%) △스토킹 및 각종 범죄 위험(16%)을 꼽았다. 쪽문 인근에 자취하는 A(사회학, 21) 씨는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시험 기간에 하교할 때면 어둡고 사람이 잘 다니지 않아 무서웠던 적이 많았다”며 “어두운 골목을 지날 때 수상한 소리가 나거나 다른 사람이 뒤따라 걸어오면 공포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비행행위를 일삼는 무리와 범죄의 위험도 치안을 위협하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북문에 자취하는 B(심리학, 21) 씨는 “등하교 시에 원룸촌 근처에서 무리 지어 있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며 “이따금씩 범죄의 위험을 느낄 때가 있다”고 말했다. 설문에 응답자들도 어두운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는 무리에 대한 불안에 대해 호소했다. 한 응답자는 정체 모를 사람이 원룸 건물 앞까지 따라온 적도 있다고 했다.

학생들은 부산대학로의 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순찰 강화(32.5%) △범죄 취약지 환경 개선(29.1%) △범죄예방시설 설치(27.8%) 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거리의 노후화된 시설물을 개선하여 밝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란 것이다. A 씨는 “추가적인 가로등 설치가 우선적으로 필요해 보이지만 과도하게 밝을 경우 민원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학생들의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전지구대 옥영노 대장은 “부산대학교 인근 지역은 지구대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지역”이라며 “학생들이 많이 이동하는 부산대학교 원룸촌 골목 등에 거점 순찰을 실시하고 있다. 24시간 CCTV를 운영하는 금정구청 관제센터와 연계해 사건 발생 시 경찰이 즉시 출동할 수 있도록 항시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