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und Us] 부산에서 만난 치열한 역사의 현장
-부산 곳곳에 있는 성곽 소개 -동래읍성·금정산성·부산진성 -MZ 세대도 사로 잡은 새 명소
외부 침략이 많았던 한국 역사 속에서 ‘성곽’은 호국 의지의 산물로 불린다. 국토 방어의 최선전인 부산에도 다양한 성곽이 그 역할을 해냈다. 치열한 역사의 현장이 이제는 MZ 세대에게 ‘인생 샷’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번 ‘Around Us’는 부산 곳곳에 있는 성곽을 주목했다. <채널PNU>는 9월 23일과 10월 1일에 걸쳐 다녀온 △동래읍성 △금정산성 △부산진성을 소개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읍성, 동래읍성
부산 동래구 복천동에 있는 동래읍성의 역사는 통일 신라에서부터 시작된다. 통일 신라 때 토성으로 시작해 고려 시대를 거쳐 조선시대가 돼서야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북문 △서장대 △북장대 △동장대로 이뤄진 평화로운 동래읍성도 임진왜란 당시에는 치열한 전투가 이뤄졌다.
우리나라의 읍성은 산지성과 평지성으로 이뤄졌다는 특징이 있는데, 일제강점기 때 시가지 정비로 인해 동래읍성의 평지성은 대부분 철거되어 현재는 산지성에 해당하는 성곽만 남았다.
시민들의 산책로로 인기가 많은 이곳은 숲과 함께 어우러져 있어 여유를 즐기며 걷기에 제격이다. 북문에 올라서면 위쪽으로 쭉 늘어선 성벽과 함께 드넓은 잔디 언덕에서는 시원한 가을바람을 잔뜩 만끽하며 가족단위 혹은 애완견과 함께 나들이를 즐기는 시민들이 가득하다.
잔디 동산 옆에는 장영실 과학동산이 있는데, 지난 10월 13일부터 15일에 이곳에서 동래읍성 역사축제가 열린다. 이 행사에서는 각종 △먹거리 △체험 △공연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제공한다.
이곳은 시내버스 183번 동래문화회관 정류장, 189번 온천 입구 정류장에 하차 후 도보로 7분 정도 이동하면 도착할 수 있으며, 자차를 이용할 경우에는 사적공원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읍성까지 가는 길은 데크로 되어있어 쉽게 이동할 수 있다.
■한국 최대 규모 성곽, 금정산성
부산 금정산에 있는 금정산성은 성벽 둘레가 18.8km가 넘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돌로 쌓은 산성이다. 삼국시대 때 축조된 이곳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국방을 더욱 튼튼히 하고, 바다를 지키고자 쌓았다.
동문부터 시작해 3망루, 4망루를 거치는 1시간 30분 정도의 코스도 있으나, 간단한 나들이로는 케이블카를 추천한다. 케이블카의 이용 가격은 왕복 대인 기준 11,000원으로 금강공원에서 해발 540m 금정산 등성까지 운행한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케이블카를 이용해 금정산을 만끽하고 있다. 케이블카에 내려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느끼며 걷다 보면 웅장한 금정산성을 만날 수 있다. 금정산성 주변에는 곳곳에 테이블과 평상이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 좋다. 간단한 트레킹을 하며 도심 속에서 느낄 수 없는 여유를 느껴볼만 하다.
이곳 역시도 동래읍성처럼 지역 축제가 열린다. 금정산성이 축조된 날인 5월 25일을 기념하며 열리는 금정산성 축제에서는 각종 △체험 △먹거리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 민속주 1호 막걸리이자 금정산성의 명물인 금정산성 막걸리를 활용한 체험도 이곳에서 가능하다.
이곳은 시내버스 80번, 131번을 타고 금강공원 입구에 하차 후 도보로 이동하는 방법과 걷지 않고 바로 도착하는 방법이 있다. 케이블카와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것인데, 케이블카와 마을버스 203번을 이용하면 남문에 바로 도착이 가능하다.
■도심 속에서 만나는 성곽, 부산진성
자성대로도 알려진 이곳은 부산 동구 좌천동에 있는 부산진성이다. 지금껏 자성대로 불렸던 것은 일제강점기의 잔해로, 지난 1월 4일 ‘부산진성’이라는 본래의 이름을 되찾았다. 임진왜란의 첫 접전지로 정발 장군의 전사지로도 유명한 이곳은 부산광역시 기념물 제7호로 동남 해안을 방어하기 위해 수군 사령부가 주둔하던 군사적 요충지다. 왜성인 이곳은 일본의 축조기술로 쌓인 성벽으로, 동래읍성과 금정산성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영가대는 2003년 복원되어 그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다.
부산진성은 △동문 △서문 △북문 △영가대 등과 이를 잇는 둘레길로 이뤄져 있다. 부산진성을 따라 가볍게 한 바퀴 걸을 수 있는 푸른빛의 둘레길에서는 운동 중인 마을 어르신들과 한국의 역사를 구경하러 온 외국인을 만날 수 있었다.
둘레길 이외에도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 조선통신사 역사관에서는 과거 조선통신사의 의복과 역할 등을 둘러볼 수 있다. 한복 문화원에서는 한복을 직접 입어 볼 수 있는데 미리 예약하면 촬영도 가능하다. 둘레길 이외에도 다양한 곳에서 이색 체험을 할 수 있어 부산진성에서의 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도심 속 가까운 곳에서 푸른 자연을 만나고 역사를 되새기며 나들이하면 복잡한 마음의 짐을 조금은 덜 수 있을 듯하다. 대중교통으로 이곳을 방문하고자 한다면 △83번 △101번 △108번 △134번 △138번 버스를 이용해 부산진성공원 정류장에 하차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