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부산대' 세부계획 첫 공개

-지난 3일 대학본부서 설명회 열어 -교대는 교육대학·대학원으로 구성 -미래교육혁신 캠퍼스로 특성화 -교육대학원 이전·사범대 존치

2024-04-04     유승현 보도부장

우리 대학이 교육부에 제출할 ‘부산대-부산교대’ 통합안의 골자가 나왔다. 2027년 3월부터 ‘부산대 연제캠퍼스’가 될 부산교대(교대)에는 교육특화총괄본부와 교육대학·대학원이 운영된다. ‘통합 부산대’의 행정 조직이나 학생 교육 과정 등은 기존 우리 대학의 체계를 바탕으로 한다.

지난 4월 3일 ‘부산대-부산교대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는 우리 대학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부산대-부산교대 통합 계획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선 예산 870억 원 규모 통합안의 △통합 목적 및 특성화 계획 △대학 운영 체재 개편 △학사구조 개편 △교육여건 개선 △연차별 소요 예산 △기존 각 대학에 대한 조치 계획 등 통합 과정과 통합 이후의 체계 변화들이 언급됐다. 최종적으로 2027년 우리 대학은 △5개 캠퍼스 △16개 단과대학 △99개 학과·부 체계로 구성된다.

지난 4월 3일 우리 대학 본부 3층 대회의실에서 장덕현 기획처장이 통추위가 공개한 부산대-부산교대 통합 신청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정다민 기자]

■교대 → ‘미래교육혁신’ 특성화

설명회에 따르면 통합 후 교대는 ‘교육대학’이라는 새 단과대학으로서 ‘초등교육학부’를 운영하게 된다. 우리 대학 교육대학원이 교육대학과 통합해 교대로 이전한다. 초등교육학부에선 기존 교대의 13개 세부 전공과 동일한 13개의 심화 전공이 운영될 방침이다. 입학 정원에도 별다른 조정이 없고, 학생 선발 방식이나 전형 요소별 반영 비율 등도 교대의 특수성에 맞게 운영된다. 입학 이후 교육대학 학생들은 △간호대학 △의과대학 △약학대학 △사범대학 △학석사 통합과정을 제외한 타 단대로 전과·복수전공·부전공이 가능하다. 기존 우리 대학 학부에서 교육대학으로의 전과는 불가능하다.

2027년 통합 이후 연제캠 조직 운영 배치도. [우리 대학 기획평가과 제공]

 

캠퍼스 특성화 계획 표. 연제캠은 '미래교육 혁신'을 목표로 교육 특성화 캠퍼스로 구성될 계획이다. [우리 대학 기획평가과 제공]

이날 설명된 양 대학 통합의 주요 키워드는 ‘캠퍼스 특성화’였다. ‘첨단 의생명 융합’을 내건 양산캠이나 ‘나노·생명 특화’를 내건 밀양캠처럼, 연제캠이 될 교대도 특성화를 통해 종합 교원 양성을 위한 ‘미래교육혁신’ 캠퍼스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설명회 발표를 맡은 장덕현 기획처장은 “우리 대학이 특성화 캠퍼스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연제캠 통합의 시너지를 극대화한 종합 교육 혁신 캠퍼스라는 비전을 가지게 됐다”며 “현재 우리 대학 부설 고등학교와 교대 부설 초등학교가 있는데, 여기에 부설 중학교를 지정 받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통합안에 따르면 '미래교육혁신' 캠퍼스 형성을 위해 양 대학에 있던 교육 관련 기관이 모두 연제캠으로 통합 이전된다. 기존 우리 대학과 교대에 각각 존재하던 △교육특화총괄본부 △교육연수원 △평생교육원이 연제캠에서 통합 운영되는 것이다. 특히 교육특화총괄본부는 총장 직할 부속 시설로 교육 혁신 전반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양 대학에 각각 존재하던 교육대학원 역시 하나로 통합해 연제캠에서 '초등교육학과'와 '교육학과'로 구성된 통합 교육대학원과 행정실을 운영한다. 다만 교육 특성화를 위해 당초 언급됐던 사범대 이전은 양 대학의 의견 수렴 결과 백지화 됐다(<채널PNU> 2023년 9월 7일 보도).

우리 대학은 교육 과정에 있어서도 우리 대학의 교과 체계를 기본으로 교육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향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론 전공 교과 구분과 교양교육 과정 모두 기존 우리 대학의 체계에 따르지만, 초등교사 자격검정 기준에 따른 과목 등 교육대학 자율성을 보장할 방법을 추후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통추위는 글로컬대학 추진계획에서 밝힌 융합 교육 과정인 펜토미노가 최대한 적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채널PNU> 2023년 11월 17일 보도). 교양 과목의 경우 유사 교과목을 연계해 통합 시기에 과목 담당자 간 상호 협의가 진행되며, 통합 이전에도 재학생들이 양 대학의 교양 수업을 수강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구상 중이다.

통합 부산대의 대학·대학원 행정실 운영 계획 표. [우리 대학 기획평가과 제공]
양 대학 부속 기관의 통합과 분원에 관한 계획도 공개됐다. [우리 대학 기획평가과 제공]

■“학생·교원 불편 없도록”

‘통합 부산대’의 행정 조직 등 운영 전반은 기존 우리 대학 대학본부의 체계를 중심으로 한다. 연제캠에 필요한 경우 분원을 두거나 교육대학 관할 부속시설로 두지만, 기능이 중복되는 조직은 모두 통합돼 부산대 행정 조직으로 일원화된다. 총장직엔 잔여 임기까지 우리 대학 총장이 임용되며 교대 총장은 연제캠 부총장 및 교육대학 학장으로 전환된다. 또한 기존 ‘부산캠퍼스’는 ‘장전캠퍼스’, ‘금정캠퍼스’ 등으로 명명하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추위는 통합에 앞서 학생들이 통합 과정에서 겪는 불이익과 불편 사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마련하겠다는 지침을 내놓았다. 특히, 교대 학사 조직의 경우엔 재학생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통합 후 4년까지 유지된다. 이 밖에도 학군단과 학내 보험인 의료공제회의 경우 통합대학 출범 이후 함께 운영될 예정이며, 통합 이전까지 대학 간 소통을 위해 학생자치기구의 행사나 동아리 간 교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원의 경우 기존 학과별 정원을 최대한 보장하고 통합 후에 단일화된 채용 규정 및 지침에 따라 신규 채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통합 시행일 이후 처음 이뤄지는 직급 승진에선 통합 이전 각 대학의 연구 실적 기준이 인사에 반영된다. 교원 업적 평가도 2027년 이후 3년까지 양 대학의 기존 규정을 그대로 적용받는다. 조교의 근무 실적 평가에 대해선 2027년까지는 각 대학의 기존 기준에, 다음 연도부턴 통합 기준에 따라 평가된다.

이러한 두 대학의 안정적인 통합을 위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 통추위는 2027년부터 4년간 약 870억 원의 예산을 △교육 특성화 개발 △교육혁신 고도화 △대학경영 효율화 △시스템통합 및 개발 △인적자원 운용 △통합 환경 개선 △학생활동 지원 등에 쏟아 붓는다는 계획이다. 여기엔 대학 자체 재원뿐만 아니라 국가에서 부담하는 600억 규모의 통합지원금이 활용된다.

지금까지 마련된 통합 신청서에 대해선 오는 4월 5일까지 학내 의견 수렴 기간을 거친다. 이후 교수회 평의회 등 학내 심의와 최종 서명이 끝나면 4월 24일에서 25일 사이 통합 신청서가 교육부에 제출된다. 이날 우리 대학 차정인 총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4개월간 달려온 통합추진위원회의 논의 결과에 대해 보완해야 할 점이 없는지 살펴보시고 좋은 의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