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제 티켓팅 대란, 해법 없나
-총학 선정한 신생 업체 통해 -온라인 티켓팅 3일간 진행 -시스템 불안정 탓 피해 발생 -개인정보 유출 의혹도 일어
올해 대동제가 막을 내렸지만 화제의 중심이었던 힐링콘서트의 관객 대동 방식에 대한 해법은 과제로 남았다. 티켓팅 과정에서 시스템 불안정으로 인해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개인정보 유출 의혹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다.
7일 <채널PNU>의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힐링콘서트 입장은 우리 대학 총학생회(총학)가 선정한 티켓팅 업체를 통해 온라인에서 예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입장을 진행한 지난해 힐링콘서트와 달리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하지만 총학이 선정한 티켓팅 업체가 신생 업체인 것이 밝혀지면서 티켓팅 전부터 접속 인원을 모두 수용할 수 있겠냐는 학생들의 우려가 나왔다. 올해 힐링콘서트 수용 인원은 하루 8,300명으로 5,000명 수준이었던 예년보다 대폭 확대됐다.
실제로 티켓팅 첫날부터 시스템의 취약점이 나타나며 학생들의 불만은 더 커졌다. 지난 5월 20일부터 3일간 이뤄진 티켓팅 과정에서 △중복 예매 △대기표 자동 취소 △취소표 처리 지연 △매크로 미방지 등의 문제가 발생했고(<채널PNU> 2024년 5월 21일 보도), 마지막 날에는 인증번호 시스템 오류로 인해 티켓팅 일정 자체가 다음날로 연기됐다.
학생들의 실질적인 피해 사례도 속출했다. 티켓팅을 시도한 우리 대학 22학번 A 씨는 “한 구역 예매에 실패하면 자동으로 부여되는 대기표를 취소해야 다른 구역을 잡을 수 있는데 대기표 취소까지 1시간이 걸렸다”며 “취소된 후 다시 다른 구역을 잡으려고 하니 이미 모두 매진이었다”고 토로했다.
티켓팅을 시도한 학생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티켓팅을 위해선 학생증을 등록해 본인 인증을 해야 하는데, 등록된 학생증 이미지가 업체측 서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됐던 것이다. 해당 내용은 지난 5월 21일 우리 대학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확산된 뒤 1시간 후 접근이 차단 처리된 것으로 파악된다. IT정보보호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 대학 정보컴퓨터공학부 졸업생 B 씨는 지난 5월 22일 <채널PNU>와의 인터뷰에서 “접근이 차단되기 이전까지 학생증 이미지에 별도의 보안 처리가 돼 있지 않았던 것이 확실하다”며 “조치 전까지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았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권고하는 ‘보안 요구사항’도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보안 요구사항은 정보시스템의 도입 시 정의하고 안전한 보안을 위해 적용해야 하는 △정보보호 관련 법적 요구사항 △최신 보안 취약점 △안전한 코딩방법 등을 말한다. B씨는 “총학이 티켓팅 솔루션을 입찰하기 위한 제안요청서에 보안 요구사항을 수록하고, 준수여부를 검수하는 과정을 거쳤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창준(지질환경과학, 22) 총학생회장은 지난 6월 6일 <채널PNU>와의 인터뷰에서 “티켓팅 업체와 보안요구사항을 명문화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총학에 따르면 현재 티켓팅 업체 내 모든 학생증 관련 정보는 복구할 수 없게 삭제 처리된 상태다. 이 총학회장은 “대동제 기간 동안 티켓팅 업체가 파악한 개인정보 유출사실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학생분들이 우려할 만한 일이 발견됐다는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개인정보에 포함되는 어떠한 데이터라도 유출된 경위가 확인되면 즉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및 KISA를 통해 개인정보 침해 신고 진행 및 조사에 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제를 인지한 학생들 사이에선 이번 힐링콘서트의 전반적인 티켓팅 운영 방식을 두고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우리 대학 송 모(관광컨벤션학, 21) 씨는 “대규모 학생들을 보유한 국립대에서 왜 검증되지 않은 스타트업을 썼는지 모르겠다”며 “총학 측의 대응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또다른 재학생 C 씨는 “만일 고유식별정보인 학번과 성명이 유출됐다면 총학 측의 관리감독 소홀에 따른 책임이 있을 것”이라며 “정보보호 부서를 신설하고 전문적인 학우를 임명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콘서트 입장 방식 자체를 좀 더 고민해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채널PNU> 2024년 5월 21일 보도). 다른 대학의 경우, 대부분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입장하는 방식 혹은 추첨제를 택하고 있다. 2024년 5월 대학 축제 때 연예인 공연을 진행하는 19개 대학의 재학생존 티켓팅 방식을 조사한 결과, 17개의 학교가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팔찌를 배부하거나 선착순으로 바로 입장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연세대의 경우 구글폼을 통해 사전 예매를 신청한 후 총학생회비 납부자 우선으로 무작위 추첨을 통해 표를 수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