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 끼니 줄이는 학생 위해

-대학생협, 식품 묶음 제공 사업 펼쳐 -신청자에 학기당 4번 꾸러미 지급 -우리 대학 홍보 부족해 참여율 낮아

2024-08-29     류해주 기자

치솟는 물가 속에 한 끼 해결조차 고민해야하는 대학생들을 위한 사업이 눈길을 끈다. 다만 우리 대학의 경우 홍보가 부족해 참여율이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8월 29일 한국대학생활협동조합연합회(대학 생협)에 따르면, 대학 생협은 지난 4월부터 대학생에게 식품 묶음을 제공하는 ‘콩세알 꾸러미 사업(콩세알 프로젝트)’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대학생들의 식비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시행된 이 사업은 대학 생협 소속 학교의 △재학생 △휴학생 △대학원생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대학 생협은 △학생 △교수 △직원이 운영하는 대학 내 매장의 수익 일부를 ‘콩세알 기금’으로 적립해 이 같은 복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2024학년도 1학기 12차 콩세알 프로젝트 모집 공고 포스터. [출처: 대학 생협 홈페이지]

콩세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대학 생협 학생 사무국은 매 학기 초에 신청자를 모집해 2주에 한 번씩 총 네 번의 식사 꾸러미를 배송한다. 학생들이 자취나 기숙사 생활을 할 때도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상온 식품을 중심으로 우유나 사과처럼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식품들도 전달된다. 참여 학생들은 식료품 꾸러미에 포함된 제품 중 만족도가 높은 제품의 순위를 매기고 프로젝트에 대한 후기를 작성하는 등 간단한 미션을 수행해 대학 생협의 △협동 △복지 △상생이라는 가치를 알리면 된다.

현재 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 주도한 콩세알 프로젝트는 이처럼 부족한 시간과 돈으로 끼니를 걸렀던 이들의 경험에서 시작됐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식사를 포기하는 이들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콩세알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대학 생협 이유경 활동가는 “아직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돈이 부족할 때) 가장 먼저 줄이는 지출이 식비”라며 “콩세알 프로젝트가 학생들에게 대학 생협의 선순환적 가치를 알리고 즐거운 대학 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다만 부족한 홍보로 인해 우리 대학 학생들의 콩세알 프로젝트 참여율은 매우 저조한 상태다. 우리 대학 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지만 지난 학기 진행된 12차 프로젝트에서 신청자 346명 중 우리 대학 학생은 3명에 불과했다. 대학 생협 학생사무국 측은 현재 각 대학 생협 학생위원회에 홍보를 요청하고 있지만 우리 대학의 경우 이 기구가 없어 학생들에게 정보를 알릴 마땅한 수단이 없다고 전했다.

이미 우리 대학에서 두 차례 프로젝트 참여 경험이 있는 B(디자인학 20, 졸업) 씨는 “마지막에 참여한 프로젝트 합격자 명단에 부산대생은 저 혼자뿐이었고 주변 동기와 친구들은 아무도 콩세알 프로젝트에 대해 몰랐다”며 “식비로 고통 받는 많은 학우가 콩세알 프로젝트의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4학년도 2학기 신청은 내달 초에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소득이 크지 않은 대학생들에게 최근의 밥상 물가 상승은 큰 부담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대로 안정화되는 듯 보이지만, 농축수산물의 가격 상승률은 여전히 6.5%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신선과실의 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3% 상승했다. 자취를 시작하며 식비에 대한 고민이 늘어났다는 우리 대학 재학생 A(정치외교학, 24) 씨는 “한 달 지출 중 87%가 식비로 나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