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에 열린 도약학기, 학생들 '땀 범벅'

-올해 첫 시행된 여름도약수업 -폭염으로 등교에 불편 겪는 학생들 -수업시간 편성 조정에 대한 의견도

2024-08-29     채널PNU

“전동 킥보드를 타도 캠퍼스 경사로 인해 속도에 제약이 커요. 강의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땀범벅이 됩니다.” - A(사회학, 24)

올해 여름방학부터 우리 대학에서 첫 ‘도약수업’이 시행된 가운데 ‘역대급’ 폭염 탓에 도약 수업과 계절학기 수업을 들으러 가야 하는 학생들의 불만이 컸다.

8월 8일 부산 금정구 낮 기온이 35도를 기록한 가운데 사람들이 우리 대학 넉넉한터 그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채널PNU]

우리 대학은 지난 7월 22일부터 8월 16일까지 전국 국립대 중 처음으로 도약학기제를 시행했다. 계절학기 이후에도 4주간 학기 및 계절수업 중 개설되지 않은 전공과목을 추가로 이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채널PNU> 2024년 5월 9일 보도).

하지만 7월 말부터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나들며 폭염 경보가 발효되자, 불볕더위 속에서 금정산을 끼고 있는 우리 대학의 오르막을 올라야 하는 학생들의 온열 질환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올해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년 온열질환감시체계’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부산 지역 온열질환자 36명 중 27명(75%)이 7월 22일부터 31일 사이에 발생했다.

취재진이 만난 도약학기 수강생 대부분은 일주일에 4일을 기온이 가장 높은 정오에서 오후 2시 사이에 등하교를 해야 했다. 도약수업으로 개설된 4개 강좌 △AI시대의 정치학 글쓰기(오전 10시~오후 1시) △윤리와 사회 사상탐구(오전 9시~정오) △회계관리(오후 2시~오후 5시) △실내디자인드로잉(오전 10시~오후 2시)이 모두 낮 시간대에 편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도약수업 수강생 홍현진(경영학, 23) 씨는 “여름 도약수업을 듣기 위해선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후 1시 30분쯤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양산을 쓰더라도 체력이 바닥인 상태로 강의실에 도착한다”고 토로했다.

취재진이 도약수업이 열린 장소를 살펴보니 올해 도약수업은 대부분 학내 순환버스 노선과 멀지 않은 △사회관 △제1사범관 △경영관 △생활환경관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붐비는 순환버스와 배차 시간 등의 문제로 도보를 선택하는 학생들은 장시간 더위에 노출되고 있었다. 특히 기숙사나 대학 북문 구역 원룸 등 순환 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곳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걷거나 전동 킥보드를 이용해야 했다.

올해 처음 도입된 도약수업 기간 내내 폭염 특보가 계속된 만큼 폭염에 대한 학교 측의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캠퍼스 그늘막 설치도 거론되는 방법 중 하나다. 수업 시간을 일부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여름 도약수업 수강생인 이 모(정치외교학, 20) 씨는 “강의실에 들어와서 처음 20분 정도는 더위 때문에 수업에 집중이 잘 안된다”며 “학교 측에서 수업 편성 시 더운 시간대를 고려해 (시간을) 조정한다면 더 편리한 수업 이수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