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스며든 e스포츠

2024-08-29     부산e스포츠협회 이성욱 기획전략팀장

e스포츠가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프로 선수’, ‘대회’, ‘리그’ 등을 대답할 것이다. e스포츠는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친근하고 익숙한 요소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은 그 범위가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인지, 어디서 발견할 수 있는지 명확히 알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다들 학창 시절에 한두 번쯤은 반과 반, 또는 친한 친구들끼리 목표나 보상을 걸고 게임 대전을 한 적 있지 않은가? 그것이 곧 e스포츠이다. e스포츠는 목표와 보상을 설정하고, 게임을 통해 대전을 하는 것이 그 정의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수많은 과정에서 e스포츠를 직접 실행해 왔던 것이다.

2024년인 지금, e스포츠는 단순히 선수와 대회를 보는 수동적인 콘텐츠가 아닌, 직접 참여하고 선명하게 경험할 수 있는 능동적인 문화 콘텐츠가 됐다. 며칠 전, 부산 서면에 있는 ‘부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참여했다. 부산을 연고지로 하는 프로 e스포츠 게임단인 ‘BNK FearX’ 주최의 LCK(League of Legends Champions Korea) 단체 관람 행사였다. 사람들은 음식을 먹으며 즐겁게 떠들고, 다 함께 팀을 응원하며 구호를 외쳤다. 사진도 찍고 상품도 받아가는 모습은 마치 하나의 축제 같았다.

이처럼 우리는 문화 콘텐츠로서의 e스포츠를 경험함과 동시에, 스스로 선수가 되어 e스포츠를 경험할 수도 있다. e스포츠는 우리가 알아채지 못했을 뿐, 이미 우리 가까운 곳에서 함께해 왔으며, 직접 문화에 참여하여 새로운 경험을 새기고 이어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e스포츠는 이전엔 전혀 생각해 보지 못한 곳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선생님들이 나서서 e스포츠에 대해 탐구하고, 논의하면서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면 믿겠는가? 누군가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어쩌면 가장 게임과 거리가 먼 학교와 선생님들이 이제는 게임과 가까워지고 e스포츠를 진심으로 고민하는 현실이 되었음을 얼마 전 필자는 직접 확인했다.

올해 여름 초, 부산컴퓨터과학고등학교에서 진행된 ‘부산시 특성화고등학교 교사 e스포츠 연구회’에 출강했을 때였다. 당시 20명이 넘는 많은 선생님이 눈을 반짝이며 내가 진행하는 강의를 청강해주셨다. 강의 내용은 e스포츠와 학생의 진로 및 취업이었는데, 이는 단순히 프로 선수로서 학생이 성공하는 내용이 아닌, e스포츠 업계 전문 인력으로서 성장하고 진로를 설계해 나가는 과정에 대한 내용이었다.

올해는 부산시에서 전국 최초로 특성화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e스포츠 학과’를 신설하고 운영하는 해다. 단순히 프로 선수를 양성하는 것을 넘어, e스포츠 업계에서 활동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주된 목표이다. 이제 e스포츠는 ‘교육’의 영역에서도 그 모습을 선명히 드러내고 있다.

e스포츠는 이제 일상을 넘어 교육과 진로의 영역까지 그 위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어쩌면 또 다른 분야와 영역에서도 그 모습을 선명히 드러내며 우리에게 또 다가올지 모른다. e스포츠는 어디에나 있다. 단지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여러분이 원한다면, e스포츠는 언제나 그랬듯 반갑게 손을 흔들며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부산e스포츠협회 이성욱 기획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