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호 사회학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문하세요"
-우리 대학 도서관 저자와의 만남 개최 -첫 강연자로 오찬호 작가 연단 올라 -일상 속 발명품에 숨겨진 진실 조명
“‘익숙하지 않은 것’에 경청하고 관심을 둘 때, 우리 사회가 던져야할 질문을 놓치지 않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9월 11일 우리 대학 새벽벌도서관을 찾은 사회학자 오찬호 작가는 혁신이라 불리는 물건이 나오는 시대에도 질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대학 도서관이 국립대 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개최한 ‘저자와의 만남’에 ‘세상 멋져 보이는 것들의 사회학’을 주제로 오찬호 작가가 연단에 올랐다. 오 작가는 △세상 멋져 보이는 것들의 사회학 △불편한 질문들이 사회를 발전시킨다고?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등의 저서를 집필했다. 이날 현장과 온라인에는 200여 명의 청중이 자리했다.
오 작가는 자신의 저서 ‘세상 멋져 보이는 것들의 사회학’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들을 비틀어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현상에 대해 늘 좋은 것만 보려고 하는 해석 방식에서 벗어나 질문을 던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역설적으로 사회는 아주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어컨 △플라스틱 △플랫폼 노동 등 ‘혁신’이라는 단어로 포장된 발명품을 사람들이 숭고하게 여기면서도 그에 대해 질문을 던지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비판한 것이다.
그는 환경 문제를 예로 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효율과 성공을 추구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만드는 사회 구조부터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 작가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우리는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만으로 뿌듯함을 느낀다”며 “(그렇게 하면) 플라스틱 배출량을 하루 100톤에서 99톤으로 줄일 수 있겠지만, 오히려 우리가 일하고 있는 시간의 1/4을 줄이면 탄소 배출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조사 결과에 주목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 작가는 “옷을 만드는 데 엄청난 양의 탄소가 배출되고 미세 플라스틱이 많이 나온다”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옷을 많이 사고 자주 바꿔 입는 것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평소 사회학에 관심이 있어 강연에 참여했다는 우리 대학 재학생 A(아동가족학과, 21) 씨는 “텀블러 사용이 활성화되면 세상이 플라스틱을 덜 쓰는 방향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해 왔지만 이번 강연을 통해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환경 문제 해결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야 할지 그런 걸 좀 고민하게 됐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