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외국인 유학생들과 어우러진 국악 향연

-우리 대학 예술대학 추석 앞두고 -외국인을 위한 국악 콘서트 열어 -한국음악학과 학생 10여 명 준비 -"국악 매력에 빠질 것 같다" 호응

2024-09-13     오정린 기자

“국악 공연을 늘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한국음악학과 학생들이 무료 공연을 준 덕분에 국악의 매력에 더 빠질 수 있을 것 같아요.”(리사, 국제전문대학원) 지난 12일 오후 5시 우리 대학 10·16 기념관 무대를 채운 한국음악학과 학생들의 연주에 60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과 청중들이 호응하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국적을 불문하고 모두가 한 데 모여 한국 전통음악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지난 9월 12일 오후 5시 우리 대학 10.16기념관에서 열린 '외국인을 위한 국악콘서트'. [오정린 기자]
지난 9월 12일 오후 5시 우리 대학 10.16기념관에서 열린 '외국인을 위한 국악콘서트'. [오정린 기자]

우리 대학 예술대학과 한국음악학과는 추석을 앞두고 외국인 유학생들을 초대해 ‘외국인을 위한 국악콘서트’를 열었다. ‘PNU 아트스페셜’의 일환인 이 공연은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국악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처음 시작됐다. 우리 대학 한국음악학과 측은 지난해 공연 후 만족도 조사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덕분에 올해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무대에는 우리 대학 한국음악학과 학생 10명이 올라 △가야금 △거문고 △해금 등 연주를 선보였다. 공연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이들은 곡 선정부터 사회까지 전반적인 기획을 도맡아 의미를 더했다. 사회와 성악을 맡은 이가은(성악, 21) 씨는 “학과생들과 두 달가량 저녁 내내 열심히 연습하고 음악적으로 어떤 게 좋을까 이야기도 나눴다”며 “혼자 했으면 힘들었겠지만 다 같이 끈끈하게 뭉쳐서 열심히 연습해 힘들었지만 아주 뿌듯한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에는 국악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창작곡이 주로 선보였다. △영화 ‘해어화’의 OST로 삽입된 ‘사랑 거즛말이’ △우리 대학 이정호(한국음악학) 교수가 작곡한 ‘운문효종’과 ‘달을 꿈꾸는 소년’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아름다운 나라’ △아리랑 메들리인 ‘민요의 향연’이 연주됐다. 이 씨는 “국악기와 성악을 잘 보여줄 수 있되 외국인을 위한 공연이기에 어렵지 않고 듣기 좋은 곡들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한국 전통음악이 낯선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해 공연 중에는 △아쟁 △가야금 △거문고 △피리 △대금 △장구 등 각 악기에 대한 설명과 각 악기의 소리를 들려주는 시간도 이어졌다.

청중의 앵콜 요청으로 연주된 ‘민요의 향연’은 다양한 전통악기들로 흥겨움을 더했다. △피아노 △피리 △대금 △가야금 △해금 솔로 등이 차례로 선율을 이어나갔다. 앵콜 도중 한 출연진의 유도에 학생들은 흥겨운 곡소리에 맞춰 손뼉을 치며 공연을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 신명 나는 공연에 앵콜이 끝난 후 학생들은 출연진에게 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프랑스에서 온 경영학과 교환학생인 레베카 씨는 “원래 살던 고향의 대학에서 한국 악기인 ‘가야금’에 대해 배웠던 적이 있다”며 “가야금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 들을 수 있는 첫 번째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 대해 예술대학 박은주 학장은 “추석을 앞두고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좋은 문화 행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외국인 유학생들이 ‘우리도 같이 있다’는 감정을 한국 전통음악을 통해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