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어차피 술 마시는데 왜 못 팔죠?” 대학축제 옥죄는 규제에 손발 꽁꽁

주점 금지 6년, 대학축제는?

2024-09-24     송채은 기자

 

 

학생들의 우렁찬 함성이 잔디밭을 메웁니다. 지난 9월 19일 우리 대학 예술대학과 공과대학이 같이 주최한 단과대 연합 축제인 ‘예공제’. 댄스 동아리와 DJ 공연, 푸드트럭 운영 등 다양한 구성으로 학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분위기는 뜨겁지만 대학 축제의 상징처럼 여겨진 주점은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2018년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전국 모든 대학에서 술을 팔 수 없는 주세법 적용이 강화됐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술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인근 편의점에서 직접 사와서 마시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고성민, 노기현 / 스포츠과학, 24]

학교에서 술을 못 먹다 보니까 저기 머리까지 나가야 하는 불편함도 있고 내려갔다가 기숙사 사는 사람들은 또 올라가려면 좀 많이 힘들기 때문에... 축제 때 술을 못 마시면 흥이 안 나잖아요.

실제로 지난 5월 열린 우리 대학 대동제에서도 총학생회는 공식 SNS를 통해 주류 반입을 자제하도록 권고했지만, 인문대 앞에 마련된 푸드코트 테이블 위에는 외부에서 구매한 소주병과 맥주캔이 가득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자 학생회 사이에서는 각종 편법이 횡행합니다. 주류업체와 사전 제휴를 맺고 현장에서 무료로 술을 제공하거나, 동문회에서 대량으로 대신 구매한 술을 나눠주기도 합니다. 주류 판매 허가를 받을 수 있는 대학생활협동조합과 연계해 술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생회가 현장에서 입장료 명목으로 돈을 걷은 후, 무상으로 술을 제공하는 방법도 포착됩니다. 학생회 임원이 일정 금액을 받고 인근 편의점에서 ‘술심부름’을 하는 광경도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엄연한 불법. 주류 판매의 주체가 학생들에게 있는 것으로 간주돼 법적 처벌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금지된 주류 판매는 학생들의 안전 규제와 자율적인 축제 분위기 그 어느 것도 보장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나옵니다. 채널PNU가 만난 우리 대학 재학생 이주용(교육학, 21) 씨는 “주점이 없으니 축제가 학생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돌 공연으로 변질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또 주점을 경험해 본 졸업생 김나현(교육학 16, 졸업) 씨도 “학과 동기들과 협력해 돈을 벌고 추억을 쌓는 것이 의미 있는 경험이었는데, 활발한 분위기였던 축제가 (지금은) 다소 위축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주류 판매 금지 규제가 나온 지 현재 6년이 지났지만, 획일적으로 적용됐던 규제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규제에 대한 논란은 여전합니다.

2018년 당시 우리 대학 총학은 주류 판매 허가를 받기 위해 주세법 임시 허가, 지역축제로의 전환 등을 관할 세무서에 요청했고 국민 청원까지 올렸으나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받을 뿐 정작 지침을 내린 교육부와 국세청으로부터는 대안을 얻지 못했습니다. 고려대, 경희대 등 타 대학도 마찬가지로 대책 마련과 관련된 입장문을 공식 SNS에 올렸지만 다른 대안을 얻지 못했습니다. 또한 주류 판매의 임시 허가를 받으려면 영업 신고와 사업자 등록이 필요한데 식약처에 따르면 학교 부지 대부분은 영업 신고 대상이 안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규제도 문제인 겁니다. 

이에 관해 우리 대학 경영대학 김도언 학생회장은 “현재와 같은 무조건적인 규제보다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한적으로 자율성을 주는 현실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하루빨리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PUBS 송채은입니다.

 

취재 : 정윤서 기자

촬영 : 송채은 기자

편집 : 송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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