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협 '하루 파업'에 그쳤지만 불씨 여전

-지난 24일 생협 노조 경고성 파업 -생협, 비조합원 노동자 투입 대응 -임금 인상안 두고 입장차 여전

2024-09-27     정수빈 기자

우리 대학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부산본부 부산대생협지회(노조)가 경고성 파업을 벌였다. 우리 대학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비조합원 노동자를 투입해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노사 간 대립 속 파업 위기감이 여전하다.

지난 9월 24일 금정회관 2층 식당에서 노조가 파업 집회를 열어 생협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정수빈 기자]
지난 9월 24일 오전 9시경 우리 대학 본관 앞에서 노조가 실질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정수빈 기자]

27일 <채널PNU> 취재를 종합하면, 생협 노조는 지난 9월 24일 파업하고 우리 대학 본관과 금정회관에서 두 차례의 노조 집회를 열었다. 집회는 약 50분 간 진행됐다. 이날 노조는 지난 9월 2일 노사 간 2차 조정 결렬(<채널PNU> 2024년 9월 5일 보도) 이후에도 노조 측의 요구사항이었던 △실질 임금 인상 △직장 내 괴롭힘 조사 △밀양캠퍼스 노동자 식대 미제공 문제 해결이 수용되지 않자 파업을 벌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조 오명진 지회장은 “앞선 요구사항 중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며 “2022년에도 쟁의 당시 현수막을 걸고 집회를 했는데도 사측 반응이 없었기 때문에 올해는 (조정이) 결렬 후 파업하는 것으로 조합원 간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날 생협은 노조가 파업한 금정회관 식당에 비조합원 노동자를 투입했다. 파업 하루 전날인 23일 노조가 공문을 통해 파업을 예고하자 생협이 대학본부와의 사전 조율을 통해 대응책을 세운 것이다. 우리 대학 학생과 관계자는 “생협 및 영양사분들과 논의해 학생 및 교직원분들께 피해가 없도록 금정회관을 영업하기로 했다”며 “2층을 통째로 못 쓰게 하면 영업 방해로 노동법에 위반되기 때문에 노조가 2층 중앙에서만 집회를 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는 비조합원만으로 금정회관 식당 전체를 운영하는 것은 노동자들의 업무를 가중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오명진 지회장에 따르면 1층과 2층에서 총 16명이 근무하던 식당은 노조원 5명이 빠진 채 식사를 준비했다. 그는 “이번 파업은 학생들을 고려해 2층에서 파업 시위를 하겠다고 사측에 사전 고지했는데 (금정회관 전 층) 운영을 진행했다”며 “이는 노동자를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23일 우리 대학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 다음날 노조 파업을 앞두고 발표한 '금정회관 식당 노동쟁의에 대한 안내 및 협조문'. [채널PNU]

노사 간 입장차가 커 타협점을 언제 찾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생협이 제시한 5.2%의 임금 인상안(△기본급 11만 원 인상 △휴가비 50만 원 지급)과 노조의 15.8% 인상안(△기본급 30만 원 인상 △휴가비 50만 원 지급 △근속 수당 연 2만 원 지급)이 큰 입장 차이를 보인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생협 노동자의 세전 기본급은 210만 원 수준이다(<채널PNU> 2024년 9월 5일 보도). 노조 측은 “파업 진행에 대해 사측이 따로 얘기해 보자는 말이 없어 일단 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부산시 생활임금으로 책정된 월급이 237만 원이고 배추 한 포기가 2만 원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생협이 제시한) 월급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생협은 “식자재비 물가 상승 외에도 금정회관 식당과 학생회관 식당에 예산을 들여 시설을 보수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노조 측의 입장을 계속 지켜보고 대응할 생각이며 단체교섭이 원만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