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장 대자보 고소' 뒤늦게 드러나
-이 총학생회장, 고소 사실 인정 -"단순 모욕 사건에 대한 고소" -비학생회단체, 경찰 연락 받아 -"이런 일로 공권력 동원 씁쓸"
우리 대학 이창준(지질환경과학, 22) 총학생회장이 지난 학기 불거진 ‘막말 정치인 응원 논란’을 둘러싼 비판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5일 <채널PNU> 취재를 종합하면 이창준 총학생회장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지난 3월에 학내에 붙은 비난성 대자보에 대해 고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경찰 수사 정황은 당시 ‘막말 정치인 응원 논란’에 비판의 목소리를 낸 ‘비학생회 단체’에게서도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 6월과 7월 이들 중 일부가 부산 금정경찰서로부터 대자보 작성 여부와 함께 비속어를 담은 대자보를 작성했는지 묻는 연락을 받았다고 취재진에 밝혔다.
비학생회 단체 소속 학생들은 총학생회장이 학생 사회 비판에 귀 기울이지 않고 공권력을 개입시켰다며 비판했다. 지난 6월 5일 경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밝힌 한 모(사회학, 22) 씨는 “학생의 말에 누구보다 귀 기울여야 할 학생회장이 대자보를 작성한 학생을 색출하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는 게 씁쓸하다”며 “(경찰에)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묻자 이 총학생회장이 연락처를 넘겼다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경 연락을 받은 이 모(정치외교학, 19) 씨도 “다수 학생에게 비판받고 학생 사회에서 신뢰를 잃어버린 근본적인 이유를 아직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동일한 연락을 받은 송 모(정치외교학, 23) 씨는 최근 불거진 이 총학생회장의 ‘클럽 논란’과 함께 학생 고소 건을 담은 ‘총학생회장 징계건의문’을 총학에 전달한 상태다(<채널PNU> 2024년 11월 4일 보도). 송 씨는 “(경찰이) 대자보 작성을 한 사람이 맞는지 확인차 연락했다”며 “어떤 내용으로 작성했는지 물었다”고 설명했다.
이 총학생회장은 취재진에 해당 건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 아닌 단순 모욕 사건에 대해 고소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학생회장은 “(비난이 담긴 대자보를 고소한 것이지) 특정 학우를 대상으로 고소를 진행한 것은 아니다”며 “올해 3월 대자보가 아닌 저와 저희 가족들에 대한 일방적인 비난과 같은 글들을 보고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항이라 자세히 말하지 못하는 점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18일 이 총학생회장이 학교 배지를 달고 총학생회 임원과 함께 한 총선 후보자 캠프를 방문해 사진을 촬영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부산대 총학생회가 총선 기간 특정 후보와 정당을 지지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과 함께 해당 후보가 과거 SNS에 올린 발언으로 ‘막말 논란’을 빚은 정치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학생사회의 공분을 샀다. 이를 두고 총학생회에 책임을 묻는 대자보가 학내 곳곳에 붙었다. 이에 이 총학생회장은 지난 3월 31일 개인 SNS에 입장문을 게재해 “저를 향한 모욕, 비난, 다른 처벌을 요구하는 세력에 대해 법적으로 강경히 대응할 것을 공식적으로 말씀드린다”고 전했다(<채널PNU> 2024년 4월 2일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