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칼 빼든 부산대 학생사회 총학생회장 불명예 퇴진
제56대 총학생회장 불명예 퇴진
지난 11월 2일, 우리 대학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총학생회장 부산대 이름 달고 클럽 갔네’라는 제목으로 우리 대학 이창준 총학생회장이 공유한 SNS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10초 길이의 영상에는 “부산대 총학생회 이팅”, “부산대 꼴통 000(클럽명)은 00핑(관계자 명)”이라는 글씨가 적힌 부산시 서면 소재의 모 클럽 전광판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에 대해 "부산대학생을 대표하라고 했지 대표해서 클럽 가라고 했냐", "부산대 학생이라는 간판을 저런 데 쓰라고 준 건 아니다" 등 글이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이 총학생회장이 ‘부산대학교 언론사의 혁신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서신을 지난 10월 15일 우리 대학 총장에게 보내 언론사 주간 교수를 비롯한 교직원의 해임을 요구한 사실과 함께 학내에 작성된 대자보 일부를 경찰에 고소한 사실이 밝혀지며, 이 총학생회장에 대한 학생 사회의 비판이 더욱 거세졌습니다.
이틀 뒤, 우리 대학 단과대 학생회장단으로 구성된 확대중앙운영위원회는 우리 대학 재학생이 발의한 ‘총학생회장 징계 건의문’을 통해 정기회의에서 이 총학생회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이 총학생회장을 사실상 파면했습니다. 확운위가 발표한 공고문에 따르면, 이 총학생회장을 둘러싼 클럽 논란, 대학 언론 탄압 논란, 학생 구성원에 대한 고소 논란에 각각 징계 6호와 징계 5호가 내려졌습니다. 이 가운데 ‘총학생회원으로서의 제명’은 우리 대학 총학생회칙이 규정한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입니다. 신분 보장 규정에 따라 회원 자격이 상실된 이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장직을 잃게 됐습니다. 징계위는 이 총학생회장의 총학생위원 제명을 졸업 시까지 이어가며 학생 자치에 대한 선거권, 피선거권을 비롯해 모든 활동에 대한 참여를 제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징계위가 강한 처분을 내린 건 이 총학생회장에 대한 누적된 학생 사회의 불신 때문으로 보입니다. 징계위가 열리기 하루 전, 확운위에 따르면 157명의 대의원 가운데 90여 명이 이 총학생회장에 대한 해임안 발의에 동의했습니다. 동의 서명서를 전달한 인문대학 김준서(국어국문학, 19) 학생회장은 “대의원들의 서명을 학우들의 의견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 최고 수준의 징계를 내리는 데 합리적인 근거로 작용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총학생회장을 둘러싼 논란은 올해 초부터 이어졌습니다. 이 총학생회장이 부산대 배지를 달고 ‘막말 논란’ 정치인의 선거 캠프를 방문한 것에 이어 출마 선언 기자회견까지 참석하자 학내 곳곳에 이 총학생회장을 규탄하는 대자보와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징계위는 이 총학생회장에게 가장 낮은 수위인 사과문 권고 징계를 처분해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었습니다. 평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이 총학생회장의 태도가 총학생회의 리더십을 약화하고 있다는 신호는 여러 번 관측됐습니다. 일부 확운위원이 정기 회의에 지속적으로 참석하지 않거나, 정기 대총이 재적 대의원 수 미달로 6년 만에 무산된 것이 대표적입니다.
결국 지난해 12월 62.48%의 지지로 당선된 이 총학생회장은 임기 종료까지 49일을 남기고 학생들의 손에 의한 파면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습니다. 이 총학생회장은 인수인계 기간 후 오는 20일 자정부터는 총학생회 업무 접근이 불가해집니다. 남은 임기 동안 총학생회는 서승범 부총학생회장이 총학생회장의 권한을 대행해 이끌 예정입니다. 총학생회장이 파면되는 초유의 상황 속에 놓인 우리 대학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2025학년도 학생회 선거를 치릅니다. 학생회 선거 후보자들의 선거 유세는 12일부터 본격화됩니다.
PUBS 송채은입니다.
취재 : 유승현 기자
촬영 : 송채은 기자
편집 : 송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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