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곽재식, 역사를 과학적 맥락으로 보다

-'조선의 별, 신라의 우주' 주제로 -지난 7일 새벽벌도서관서 강연 -"과학과 역사에 호기심 갖길"

2024-11-14     임승하 기자

저명한 SF 작가이자 공학박사로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과학으로 바라보는 역사, 괴담 등을 소개해 온 숭실사이버대학교 곽재식(환경안전공학) 교수는 우리나라 역사를 이야기할 때 ‘과학’이 빠질 수 없는 이유에 대해 강연했다.

우리 대학 도서관은 지난 11월 7일 새벽벌도서관 1층 새벽마루에서 ‘알아두면 쓸 데 있는 신비한 작가 사전(알쓸신작)’ 두 번째 강연을 열었다. 건축가 유현준 교수에 이어 초청된 과학자 곽재식 교수는 ‘조선의 별, 신라의 우주’를 주제로 강단에 섰다. BK21 대학원혁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강연엔 우리 대학 재학생과 교직원 등 100여 명이 찾았다.

지난 11월 7일 우리 대학 새벽벌 도서관 1층 새벽마루에서 곽재식 교수가 '조선의 별, 신라의 우주'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임승하 기자]

곽재식 교수는 역사를 과학적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청동기 시대부터 농사를 지었던 선조들이 ‘어떤 씨를 뿌려 어떻게 길러야 잘 자랄까’하고 고민하며 생물학적 기술을 연구했듯 과학 기술에 기반하지 않고 일어나는 일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곽 교수는 “흔히 사람들은 서양에서 과학 기술을 들여오지 못해 조선이 멸망했다고 생각하지만 과거 고려청자의 은은한 색은 현대 과학 기술로 구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도 우리 나름의 기술을 발전시켜 왔고 과학적으로 역사를 해석할 수 있는 측면이 많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역사와 전통을 보존하는 것만큼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곽 교수에 따르면 한국전쟁 당시 카메라와 사진 기술이 보급되었음에도 왕의 초상화인 어진 대부분은 소실됐다. ‘감히 임금의 어진을 함부로 바라볼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어진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즐겨야 한다”며 “전통문화를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화를 즐기고 활용할 때 새로운 생명을 얻어 살아 숨 쉬면서 꾸준히 전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연에선 역사 속 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 천문학적 신화와 전설도 다뤄졌다. 곽 교수는 “토성의 신령이 천상계로 내려와 왕건을 떠넘겼다는 전설이 있다”며 “토성이 고려를 보호하고 있다는 신념이 있었다”고 얘기했다. 이어 고구려의 주몽은 금성, 신라의 박혁거세는 목성의 도움을 받았단 전설을 소개했다. 그는 “역사 속 이야기에 과학적 지식이 가미되어 있을 때 전설이 풍부해진다”며 “호기심을 갖고 과학과 역사를 바라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역사와 과학을 연관 짓는 그의 입담은 청중의 호평을 끌어냈다. 우리 대학 재학생 김미소(경제학, 22) 씨는 “우주와 관련된 역사적 이야기가 흥미로웠다”며 “(강연을 계기로)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노수민(사학 석사, 23) 씨는 “신라시대 역사를 연구 중인데 과학과 연계해 확장해 공부할 만한 내용을 다뤄 주셔서 좋았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 대학 도서관이 주관하는 ‘저자와의 만남’은 올해 두 차례 남았다. 오는 22일 ‘언어로 나의 세계를 만들기’의 김겨울 작가가, 26일 ‘어말아글’의 이상금 작가가 우리 대학을 찾는다. 우리 대학 도서관 변아영 사서는 “알쓸신작 강연이 내년 사업에도 반영돼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강연 외에도) 도서관이 주최하는 △북큐레이션 △공모전 △전시 등 타 프로그램도 눈 여겨 봐주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