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매 방학이 생존 싸움··· 교내 상권은 버틴다
-부산캠 자영업자들 만나보니 -방학마다 반복되는 매출 급감 -단축 운영·인력 감축 등 노력 -만성적 운영난 피할 수 없어
"방학이 되자마자 손님이 뚝 끊겨서 아예 문을 닫을까 고민했어요" 지난 2월 13일 우리 대학 문창회관에 위치한 식당 ‘정가담’의 A 대표는 텅 빈 식당을 둘러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몇 달 전만 해도 식사 시간마다 이어지던 학생들의 발길은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뚝 끊겼다.
쌀쌀한 겨울바람이 불던 지난 2월 4일 오후 1시, 문창회관 식당가에도 서늘한 분위기가 일었다. 3일 채널PNU의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 대학 부산캠퍼스에 입점한 카페와 식당 중 외부 업체가 운영하는 곳은 △김피라 △정가담 △칸웨이 △커피빌리지(생물관 앞·새벽벌도서관) 등 4곳이다. 이중 △김피라 △정가담 △칸웨이는 지난해 학내 입점 당시 큰 기대를 모았고 일명 ‘웨이팅’까지 해야 했지만, 세 가게의 대표 모두 학기가 끝나자 손님이 급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방문객도 △교수 △직원 △인근 공사 인부들에 한정되면서 개업 이후 맞는 첫 방학에 고민이 깊어졌다.
방학 기간 감소한 수요는 업주들에게 직격탄이 됐다. 정가담의 경우 학기 중과 비교해 매출은 1/4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고정 지출은 그대로 유지돼 운영 부담이 가중됐다. 주문량 증가를 위해 배달서비스도 도입했지만, 홍보 부족으로 매출 증대 효과는 미미하다. 인건비 절약을 위해 기존 6명이던 아르바이트생도 2명으로 줄였다. 정가담 A 대표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다음 주부터는 오후 3시까지만 영업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김피라 B 대표는 "학기 중 수익만으로는 방학 중 운영난을 상쇄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가담과 함께 문창회관에 위치한 칸웨이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캠퍼스에서 고급 중식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로 입점한 칸웨이는 방학과 동시에 매출이 75% 이상 급감했다. 매출 감소로 방학 중 정상적인 운영이 힘든 상태이지만, 그럼에도 메뉴와 운영시간을 축소하지 않은 채 버티고 있다. 학내 장사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매뉴얼 등 대응 방안이 마련돼있지 않은 까닭이다. 칸웨이 박찬헌 대표는 "개업한 지 얼마 않았음에도 안정적인 운영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교내 카페의 경우에는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새벽벌도서관 내부와 생물관 앞에 위치한 커피빌리지는 방학 기간 매출 감소는 물론, 학기 중에도 운영난을 겪고 있다. 커피빌리지 C 대표는 '학생 고객의 감소'와 '도서관 이용 학생의 변화'를 이유로 꼽았다. 방학 중에는 캠퍼스 자체에 학생이 적으며, 도서관 내에서 장시간 취업 준비를 하며 카페를 이용하는 학생 역시 줄었다는 것. 이에 따라 운영시간도 2시간 단축했다. 커피빌리지 C 대표는 "코로나 시기에도 버텼지만, 지속적인 매출 하락으로 운영이 힘들다"고 말했다.
방학 중 교내 업체들의 매출 감소와 관련해 우리 대학본부는 별다른 지원 계획이 없다. 계약 및 입점 과정에서도 방학 중 매출 감소는 자연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기 때문이다. 다만 건물 공사 등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 대학 학생과 관계자는 "방학 중 외부 업체 지원에 대한 법적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다"며 "공사로 인해 운영이 어려웠던 점포에는 사용료 감면이나 계약기간 연장 등의 방식으로 도움을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업주들은 금전적 지원이 아니더라도 주차 지원이나 홍보 등 사소한 지원이라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가담 A 대표는 "외부 손님을 받고 싶어도 주차비 부담으로 방문을 꺼린다"며 "업체가 할인된 가격으로 주차권을 구입할 수 있는 정책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대학이 일정 부분 도움을 준다면 대학과 자영업자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라며 "교내 다양한 상점이 유지되면 학생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가 제공되고, 학교의 대외 이미지에도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