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어프리 두고 고민 깊은 박물관
-우리 대학 박물관 배리어프리 없지만 -건물 훼손시 문화유산 지정 어려워 -엘리베이터·시설 설치 등 쉽지 않아 -"경사로·전동 휠체어 등 방안 필요"
국가등록문화유산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 대학 박물관이 배리어프리 시설 확보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해야하지만 자칫 건물 훼손으로 문화유산 등록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있어 섣불리 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3일 우리 대학 박물관 등에 따르면 박물관은 장애인을 위한 이동 편의 시설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 교내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장애 학생이 박물관 계단을 이동할 수 있도록 시설 보완을 요청한 데 따른 조치다.
지난해 10월, 1년 4개월간의 공사 끝에 재개관된 박물관은 현재 장애인을 위한 이동 편의 시설이 전무하다. 박물관 외부는 사면이 모두 계단으로 둘러싸여 있어 △본관 입구 △가온나래 입구 △뒷문 모두 장애인이 휠체어로 접근할 수 없다. 내부 역시 본관 1층과 2층이 계단으로 이어져 있어 휠체어로 이동이 불가하다. 2015년 7월 이후 지어진 신축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은 ‘BF인증(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박물관은 이전에 지어져 인증 의무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다.
문제는 박물관에 엘리베이터 등 이동 편의 시설을 설치할 때 건물 외·내관에 훼손이 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박물관은 국가등록문화유산 지정을 목표로 삼고 있어 외관을 최대한 보존해야 한다. 우리 대학 박물관은 1955년 준공 이후 부산 관재청으로부터 국보급 문화재 18,833점을 이관받아 약 4년간 보관한 중요 역사 시설이다(<채널PNU> 2024년 5월 3일 보도). 박물관 관계자는 "만약 박물관 외부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전면부 외관이 훼손될 경우, 문화유산 지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박물관의 경우 1955년 박물관 최초 준공 당시 장애인 관련 법이 미흡했던 탓에, 엘리베이터 설치 자체를 고려하지 않고 건물이 설계돼 외관 훼손 없이 엘리베이터 설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 대학 시설과 문주식 주무관은 "(외관 훼손을 최소화하고자) 외곽 뒷부분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려면 통로 확보를 위해 설립된 전시 공간을 변경해야 하고, 내부에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만한) 공간이 없다"며 "엘리베이터를 새로 증축한 △문창회관 △기계기술연구동 △제7공학관 △제5공학관 등 대다수의 2층 건물과 달리, 박물관은 구조상 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엘리베이터 설치가 어렵다면 다른 이동 편의시설 설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대학 허유진 조교수(건축학)는 "△1층 경사로 설치나 △전동 계단용 휠체어 마련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장애인을 위한 이동 편의 시설은 필수적인 시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설과는 "장애 학생을 위한 이동 편의 시설은 분명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엘리베이터) 설치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대체하겠다"고 개선 의지를 밝혔다. 박물관 측도 "건물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