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차만별 '새터 참가비'에 신입생들 박탈감

-새터 참가비 단과대별로 차이 커 -일부 대학, 참가비에 불만 표해 -격차 원인은 단과대 지원금 여부 -물가 상승으로 비용 부담 심화돼

2025-03-03     정윤서 보도부장·전하은 기자

대학 생활의 첫 관문으로 불리는 새내기 배움터(새터)의 참가비가 단과대학마다 큰 차이를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2~3만 원대로 비교적 낮은 참가비로 새터가 운영되는 단과대가 있는 반면 일부 단과대는 7만 원이 넘는 새터 참가비를 걷고 있어 학생들의 불만이 크다. 

지난 2월 19일 진행된 사회과학대학 새내기배움터에서 신입생·재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취재원 제공]

새터는 입학 전 신입생들의 원활한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 단과대학·학과 학생회 차원에서 매년 주최하는 행사다. 보통 1박 2일 동안 리조트 등의 숙박시설을 빌려 진행해, △숙박비 △식비 △교통비 △주류비 등이 소요된다. 새터를 주관하는 학생회는 재원을 마련하고자 참가자들에게 비용을 걷는다.

<채널PNU>가 지난 2월 새터를 진행한 12개 단과대학·학과의 참가비를 조사한 결과, 가장 비싼 곳과 가장 저렴한 곳의 차이는 4만 9,000원에 달했다. 참가비가 높은 상위 3곳은 △사회과학대학(사회대) △생명자원과학대학 △정보의생명공학대학이며 각 7만 원을 걷었다. 참가비가 낮은 하위 3곳은 △경영대학(2만 1,000원) △전기공학과(3만 1,761원) △경제통상대학(3만 9,000원)이다.

참가비가 높은 단과대학·학과 소속 일부 학생들은 불만을 표하고 있다. 1박 2일을 기준으로 6~7만 원대의 참가비가 부담된다는 것이다. 사회대 새터에 참가해 7만 원의 참가비를 낸 신입생 A 씨는 “계속 리조트 안에 있었고, 저녁 메뉴도 평범한 급식 같은데 참가비가 너무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사범대학 재학생 B 씨도 “학과 엠티(MT)처럼 5만 원 정도가 적당하다”며 "참가비가 2~3만원대인 곳도 있다고 들었는데, 왜 우리는 이렇게 비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높은 참가 비용이 새터 참가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효원(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22) 씨는 “새터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위한 건데 7만 원은 부담”이라며 “높은 비용 자체가 일종의 진입장벽”이라고 전했다.

새터 참가 비용마다 차이가 나는 이유는 단과대학 행정실·학과 사무실로부터 나오는 지원금 때문이다. 학교 측으로부터 새터 운영 지원금을 받는 곳은 △간호대학 △경영대학 △경제통상대학 △고분자공학과 △생활과학대학 △인문대학 △예술대학 △자연과학대학 △전기공학과로 이곳의 평균 참가비는 4만 6,529원이다. 반면 △사범대학 △사회과학대학 △정보의생명공학대학은 지원금을 받지 못해 평균 참가비가 6만 8,333원에 달했다. 지원금을 받지 못한 학생회의 참가비가 지원금을 받은 학생회의 참가비보다 2만 1,804원가량 비싼 것이다.

지원금 유무는 참가비 책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원금을 받은 일부 학생회는 100~200만 원 가량의 예산 지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새터 참가 인원이 100명 정도라고 가정하면, 인당 약 1만 원 정도 참가비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전기공학과 김원범(21) 회장은 "학과 사무실로부터 총 18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 버스 대절비로 지출했다"고 밝혔다. 전기공학과 새터 참가자는 총 50명이었으므로, 이 지원금으로 1인당 참가비 3만 6,000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경영대학 권동재(24) 회장에 따르면, 참가비가 가장 저렴했던 경영대학은 숙소비 전액을 단과대학으로부터 지원받았다. 경영대학 행정실은 “새터는 대학 생활의 일부이기에 대학 차원에서 지원을 해줬다”고 밝혔다.

지원금을 받지 못한 학생회는 학생 부담을 덜기 위해 노력하지만, 물가 상승으로 한계가 있다고 호소했다. 학생회장들은 △숙소비 △식사비 △버스대절비 △여행자 보험비 등 필수 항목만으로도 인당 최소 5만 5,000원 정도가 든다고 설명했다. 사범대학 이진규(수학교육, 23) 학생회장은 “필수 비용에 △주류비 △상품비 △물품비 등도 추가되고, 행사의 질도 보장해야 해 금액을 낮추기 쉽지 않다”며 “물가 상승으로 지난해 참가비보다 적게 받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어 “새터 기획 TF팀에 신입생을 포함해, 합리적인 금액을 찾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지난 3년 동안 예술대학 새터를 진행한 예술대학 최서윤(조형학, 21) 비상대책위원장은 “물가 상승에 의해 (참가비가) 비싸져 참여율에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며 “학생 사회 활성화를 위한 지원금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