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수억 들여 지하 벙커에 유물을? 비싼 유지비에 전문가들도 '갸우뚱'
박물관 지하 벙커, 수장고 개조 난항
<앵커>
우리 대학 박물관 옆 지하벙커, 학교를 다니며 보신 적 있을 겁니다. 오랜 기간 방치된 모습에 용도를 궁금해 하는 학생들도 많았는데요. 최근 우리 대학이 이 지하벙커를 수억 원을 들여 유물 수장고로 개조하고 있어 회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송채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60년 이상 방치돼 음산한 분위기를 조성하던 박물관 옆 지하 벙커. 지난 1월 우리 대학은 발전기금 8억 원을 들여 이 곳의 리모델링 공사에 돌입했습니다. 공간을 개조해 박물관의 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로 활용하겠단 겁니다.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지하 벙커 앞입니다. 우리 대학은 이 벙커를 350제곱미터 규모의 유물 수장고로 만들기 위해 다음 달까지 공사를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기존 우리 대학은 박물관 유물을 박물관 별관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별관을 개방형 공간으로 새롭게 조성하려는 구상에 따라, 벙커를 대체 보관 시설로 마련하겠단 겁니다.
[박물관 관계자]
“1956년 지어진 별관은 역사성을 지닌 아름다운 건물로, 문화재를 보관하는 수장고보다는 개방형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절절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별관을 비우고, 문화재를 둘 곳이 필요해 벙커를 개축하게 됐다”
하지만 공사 이후, 벙커 공간이 제대로 된 수장고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문화재를 온전히 보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공간의 온도와 습도인데, 수십년 동안 방치된 지하벙커에서 온도와 습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국립고궁박물관 관계자]
“(부산대학교 지하 벙컬르 유물 수장고로 쓰면) 지리적 여건상 다른 지하 시설보다 습도 조절이 어려워 전기세가 10% 이상 더 들어갈 수 있다”
당초 책정된 예산에도 무리가 갈 수밖에 없는 상황. 지하벙커 개조 공사비 외에도 앞으로의 환경 조성 및 유지를 위해 추가 비용이 필요한 겁니다. 유물을 둘 수 있는 공간 자체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별관의 경우, 실질적으로 유물을 보관할 수 있는 면적이 320제곱미터였지만, 개조될 벙커의 실질적 보관 면적은 250제곱미터에 불과한 겁니다. 우리 대학은 아직 유물을 어떻게 보관할지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란 입장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대학본부 관계자]
“지하 벙커 공사가 끝나면 유물을 벙커로 옮기는 것만 정해졌다”
“기존 수장고 물건을 어디에 보관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지만 기존에 유물이 보관되던 박물관 별관은 지난해 5월 공사가 끝난 후 9개월 넘게 구체적 계획 없이 비어 있습니다. 박물관 유물을 둘러싼 총체적 난국에 각종 우려와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PUBS뉴스 송채은입니다.
취재 : 정수빈 기자
촬영 : 송채은 기자
편집 : 송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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