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대학생 필수 앱 '에타' 살펴보니 10건 중 1.5건은 혐오 막말

반지성의 요람된 에타, 해결책은?

2025-04-09     이예원 기자

 

<앵커>

요즘 대학생들이라면 휴대폰에 반드시 설치하고 있다는 앱이 있죠. 바로 ‘에브리타임’인데요. 대학별로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와 함께 강의 시간표, 시험 정보 공유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 대학생활에 꼭 필요한 요소가 됐습니다. 그런데 익명성을 기반으로, 각종 혐오 표현이 심각한 수준으로 난무하고 있단 비판도 꾸준합니다. <채널PNU>는 에브리타임을 둘러싼 현안과 함께 그 원인과 해결방안을 심층 분석했습니다.

이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학생들의 휴대전화 화면 한 켠에 자리잡은 ‘에브리타임’ 어플. 학생들 간의 원활한 소통을 돕는다는 취지는 이상적이지만, 막상 커뮤니티 안으로 들어가보면 무분별한 혐오 표현이 난무합니다. 필요한 검색을 하려던 학생들도, 눈살을 찌푸리며 화면을 끄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A 씨/ 우리 대학 재학생]

“에브리타임을 안 볼 수는 없는데, 혐오 표현 때문에 삭제했다가 재설치했다”

“이상한 글이나 댓글이 많아서 정보를 꼭 찾아야 할 때 외에는 안 들어가게 됐다”

 

실제로, <채널PNU>가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각종 혐오성 키워드를 중심으로 에브리타임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22%가 혐오의 목적으로 작성된 게시글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혐오 표현은 그 분야에서도 다양한 양상을 보였는데, 12.3 비상 계엄 이후, 간첩, 빨갱이, 좌파 등 정치와 인종 관련 혐오 표현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고, 여성 혐오, 학력 및 취업 비하, 장애인 혐오 등과 관련한 표현들 역시 두드러졌습니다.

혐오 표현이 성행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건, 단연 ‘익명성’. 실명이 공개되지 않다 보니, 공격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는단 겁니다. 동시에 우리 사회 전반에 자리한 양극화와 청년들 간 경쟁심리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된 배경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전아람/ 전북연구원 연구원]

“불확실성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은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의존성을 높이고 외부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심화한다”

 

하지만 이러한 혐오 확산 양상을 바로잡을 수 있는 자체 시스템은 미흡하기만 한 실정. 가장 큰 문제는 애초에 에브리타임이 상업적 목적으로 설립됐기 때문에 공익적 자정 기능을 기대하기 어렵단 점입니다.

 

[최유숙/ 중앙대학교 교수]

“수익 창출을 위해 혐오를 자정하거나 막으려는 의지는 전혀 없고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혐오가 점점 강화되는 측면이 보인다”

 

개선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대학생들은 혐오 표현에 무뎌지기도 합니다.

 

[B 씨/ 우리 대학 재학생]

“새내기 때는 에브리타임을 보면서 한심하다는 생각도 하고 스트레스도 받았는데 지금은 혐오 표현을 봐도 별 생각이 안든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같은 법적 규제와 AI를 활용한 필터링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한편 대학 차원에서 교육 등을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의 올바른 이용 문화를 조성해야 한단 주장도 나옵니다.

 

“무분별한 혐오 표현으로 뒤덮인 에브리타임의 현실은 오늘날 우리 대학이 정녕 ‘지성의 요람’이 맞는지 묻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도 보다 건설적인 학생 사회의 공론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PUBS뉴스 이예원입니다.

 

취재 : 정수빈 기자

촬영 : 이예원 기자

편집 : 이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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