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으로 후퇴한 QS 학문 평가
-낮은 평판도·국제 연구 부족에 -주요 5개 학문 순위 대폭 하락 -우리 대학, 지거국 한계 안고 -자체 TF 구성하고 체계 정비
올해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우리 대학의 예술·인문, 사회과학·경영, 공학·기술 등 주요 5개 학문 분야 순위가 전년 대비 크게 하락했다. 주요 학문 분야의 성과가 3년 전으로 후퇴한 평가에 우리 대학은 자체 TF를 구성하고 성과 관리 체계 정비에 나섰다.
11일 <채널PNU>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 대학은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Quacquarelli Symonds(이하 QS)가 지난달 발표한 ‘2025 QS 세계대학 학과별 순위’에서 △예술·인문 △사회과학·경영이 순위권 밖에, △공학·기술 451-500위 △생명과학·의학 501-550위 △자연과학 385위에 올랐다. 이는 최근 8년 중 두 번째로 순위가 낮았던 2022년도(△공학·기술 382위 △생명과학·의학 451-500위 △자연과학 340위)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치다.
우리 대학의 5개 주요 학문 분야 순위는 전년도보다 대폭 하락했다. 지난해 순위권(550위권 이내)에 올랐던 △예술·인문 53.2점(-6.9점) △사회과학·경영 57.6점(-1.9점) 분야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공학·기술 451-500위(153위 하락) △생명과학·의학 501-550위(100위 하락) △자연과학 385위(101위 하락) 분야의 순위도 100계단 이상 떨어졌다.
QS 순위는 ARWU·THE와 함께 꼽히는 세계 3대 대학평가기관으로, 대학의 브랜드 가치를 결정 짓고 △영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다수의 국가에서 취업 비자나 영주권을 받을 때 지표로 활용돼 전국 대학이 치열하게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QS의 평가 기준은 △학계 평판도 △졸업생 평판도 △논문 피인용 △H-인덱스(연구원 생산성 및 영향력) △국제 협력 연구로, 분야나 학문에 따라 평가지표의 비중이 다르다.
우리 대학은 QS 순위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을 낮은 평판도 점수로 꼽았다. 기존 평가에서 강세를 보이던 우리 대학의 평판도 지표가 올해 눈에 띄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학계 평판도’ 점수는 연구자를 대상으로 대학의 학계 평판에 대해 조사한 설문조사 답변을 토대로 책정된다. 올해 우리 대학의 학계 평판도 지표는 지난해 대비 △예술·인문 54.7점(-14.8점) △생명과학·의학 52.4점(-9.4점) △자연과학 61점(-8.7점) 등 큰 폭으로 하락해 모든 통합 분야의 점수가 저조하게 나타났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해당 점수는 보통 세계적으로 접근성이 좋고 국제 연구가 활발한 대학들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며 “우리 대학은 지리적 여건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적 수준의 연구가 활발하지 않은 점도 QS 순위 하락의 원인 중 하나다. QS 순위는 우리 대학 연구원이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에 기고한 논문의 수가 많거나, 논문의 피인용 수가 늘어날 때 올라간다. 하지만 지난해 6월 4일 기준 QS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 대학의 교수당 인용 횟수는 19.5로, △포항공대(96.9) △카이스트(96.2) △서울대(71.7) △고려대(45) 등 상위권에 대학과 큰 차이를 보였다. 우리 대학의 피인용 지수는 QS뿐만 아니라 THE(세계대학평가) 등에서도 낮게 측정돼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채널PNU> 2023년 11월 2일 보도).
외국인 유학생이 적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우리 대학은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사업(GKS)을 통한 유학생 수는 지난 1월 기준 국내 대학 전체 2위이지만, 학위과정을 밟는 전체 유학생 수는 지난해 4월 기준 국내 대학 전체 37위에 그쳤다.
우리 대학은 이 같은 문제의 배경으로 지역거점국립대학이 갖는 한계를 꼽는다. 우리 대학 연구처는 학계 관련 정보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먼저 공유되는 지금의 방식이 우리 대학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밝혔다. 전임교원 수 역시 국립대학 중 두 번째로 많아 실적 관리가 어렵다고 분석한다. 우리 대학 정원호 연구처장은 “우리 대학은 국립대학이라 공공 학문에 대한 부분을 무시할 수 없어 연구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없다”며 “교수 인원이 많아 논문 성과를 전부 골고루 관리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은 연구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순차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학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획처는 TF를 구성해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어 지난 3월 18일 교직원을 대상으로 관련 설명회를 열고 신임 교수 연구 지원비를 강화하는 등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지침을 적용할 계획이다. 정 연구처장은 “기존에는 양적 성과에 초점을 맞췄다면, 현재는 연구의 질적 성과를 중심으로 교원 승진제도나 연구 지원 제도, 인센티브 제도 기준을 강화했다”며 “우수 논문을 쓰는 교수에 지원을 확대해 연구를 독려하고 있으며, 연구 성과 관리에 대한 장기적인 대응책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 대학 평판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SNS를 활용한 글로벌 홍보 전략이 제시됐다. 학자가 주로 이용하는 SNS인 링크드인(LinkedIn)에 우리 대학의 공식 계정을 운영해 우수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홍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국내 주요 대학인 △서울대 △연세대 등은 해당 SNS에 일주일에 1개 이상의 연구 관련 게시물을 게재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평판도를 관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