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찾아온 길조일까, 대나무꽃 활짝
-구정문 상징하는 대나무숲 -희귀 현상 ‘대나무꽃’ 피어 -50~100년 주기로 나타나
평생 한 번 만나기 어려워 ‘신비의 꽃’이라 불리는 대나무꽃이 우리 대학 무지개문 인근 대나무숲에서 일제히 폈다.
22일 <채널PNU> 취재를 종합하면 옛 정문이었던 무지개문 인근 대나무숲에 대규모로 대나무꽃이 피었다. 최근 취재진이 찾은 해당 대나무숲에서는 잎 사이사이에 벼와 같이 작고 어둑한 꽃이 촘촘히 달린 대나무를 수십 그루 확인할 수 있었다. 약 5,000㎡ 규모로 추정되는 대나무숲에는 절반에 가까운 대나무에 꽃이 핀 것으로 파악된다.
대나무가 꽃을 피우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다른 식물과 달리 대나무는 약 60~120년에 한 번씩 꽃을 피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나무꽃은 ‘신비의 꽃’이라 불리기도 하고, 대나무꽃이 개화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말이 구전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대나무의 개화에 대한 다양한 학설이 있지만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가장 유력한 학설은 ‘주기설’이다. 담양군 농업기술센터 대나무연구팀 임진택 주무관은 “주기설이 가장 유력하지만, 최근에는 (대나무가) 성숙한 나이에 도달하면 자연적으로 개화하는 ‘유전적 요인’도 원인으로 지목된다”며 “기후 같은 외부요인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나무가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 일대의 대나무가 집단 고사한다는 점이다. 볏과 식물인 대나무는 꽃이 피기 시작하면 일대의 대나무가 모두 꽃을 피운다. 이후 줄기와 잎이 마르고 꽃이 지면 완전히 말라 죽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나무꽃을 ‘개화병’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죽은 대나무는 이후 다음 대나무 세대의 양분이 되어 세대교체가 이뤄진다. 무지개문 인근 대나무숲이 기록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자료는 1974년으로, 이번 개화가 사실상 첫 세대교체인 것으로 풀이된다. 임 주무관은 “주기설을 기준으로 봤을 때는 첫 세대교체가 맞지만, (추정되는) 원인이 많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은 대나무숲 일대의 개화 사실을 파악하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지개문 인근 대나무숲이 고사하면 다음 세대가 자랄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대학 총무과 조경 관리실 박현봉 주무관은 “(대나무는) 학교의 상징물이기 때문에, 대나무숲의 ‘자연 갱신 추이(세대교체)’를 점검할 계획”이라며 “세대교체가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캠퍼스 내 다른 대나무 군락에서 일부를 이식해 보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 대학 무지개문 옆 대나무숲은 50년가량 무지개문을 상징해 온 유서 깊은 곳으로, 무지개문이 정문으로 사용될 당시부터 일대를 상징해 왔다. 1975년 설립된 운죽정(雲竹亭) 역시 일대의 대나무숲에서 이름을 따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