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대동제, 일주일 앞두고 예산 줄고 장소 바뀌어
-총학 오늘 입장문 내고 -대동제 관련 입장 밝혀 -예산 줄이고 장소 변경 -“빈틈없이 준비하겠다”
개최지를 옮기는 등 앞으로 대동제를 대규모로 개최할 것을 공식화했던 우리 대학이 행사를 일주일 앞두고 갑작스레 입장을 바꿨다. 예산을 줄이고 장소를 다시 넉넉한터로 한정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예산 방만 운용 지적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이라고 해명했지만, 학생들 사이에선 돌연 바뀐 입장에 황당하다는 반응이 인다.
오늘(19일) 우리 대학 총학생회(총학)와 학생과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대동제TF(TF)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입장문을 올리고 오는 28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대동제의 규모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TF는 '대동제 관련 총학생회장 입장문'을 통해 △개최 장소 변경 △초청 가수 섭외 난항 △예산 감소 △공연 안전 확보 등 대동제 운영 전반에 대한 진행 상황을 발표했다. 정리하면 이번 대동제 예산은 당초 사용 예정이었던 3억 3,000만 원에서 40%가량 감소한 1억 9,800만 원이 되고, 개최 장소는 대운동장과 넉넉한터(넉터) 일대에서 넉터로 변경된다.
개최 장소가 넉터로 변경됨에 따라 전반적인 운영 방식은 지난해까지의 형태와 비슷해질 전망이다. 당초 총학과 학생처는 대동제 개최 이래 최초로 대운동장을 활용해 초청 가수 등이 공연하는 '힐링 콘서트'를 포함한 본공연을 대운동장에서 열기로 했다(<채널PNU> 2025년 3월 21일 보도). 우리 대학 최수인(영어영문학, 20) 총학생회장은 "학교의 다양한 공간들을 사용하여 하나로 연결된 부산대학교를 보여주고자 했다"며 "다만 대운동장까지의 먼 거리와 관리의 어려움으로 체계적인 안전 관리를 위해 넉터에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관객이 밀집하는 본공연이 다시 넉터 진행으로 변경되면서 넉터 지반의 안전 우려도 다시 제기된다. 본래 총학과 학생처는 넉터의 연약한 지반 문제로 인해 관객의 안전 확보 차원에서 대동제 개최 장소를 대운동장으로 확대하기로 했다(<채널PNU> 2025년 3월 21일 보도). 최 회장은 "(이번 공연에서는) 의자에 앉아서 관람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넉터가 흔들리는 것을 방지할 예정"이라며 "입장 과정에서의 인원 과중 문제와 관련해서도 시간, 구역별로 (대기열을) 촘촘하게 나누어 빈틈없이 안전을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큰 변화는 예산 감소다. 공공기관 온라인 입찰 시스템인 나라장터에 따르면 올해 대동제 예산은 지난해와 비슷한 3억 3,000만 원가량으로, 예산 대부분은 축제 기간 진행되는 '힐링 콘서트'의 초청 가수 섭외에 할애될 예정이었다(<채널PNU> 2025년 4월 30일 보도). 하지만 TF는 이번 대동제 예산에 본래 금액 중 1억 9,800만 원만 사용하고 남은 금액은 가을 중 열리는 시월제로 이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TF는 대동제 예산이 줄어든 주요 이유로 최근 일부 일간지에서 제기한 국립대학의 과도한 예산 사용 문제를 꼽았다. 최 회장은 <채널PNU> 인터뷰와 입장문을 통해 "국립대학으로서 회계 사용에 날카로운 지적이 필요하다는 것을 얼마든지 이해한다"면서도 "수도권 이외의 대학 축제 방문에 제약이 많은 엔터테인먼트 구조는 이해하지 않고, 단지 국립대학이 큰돈으로 축제를 진행하려 한다는 점만 집중한 언론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초청 가수 라인업은 이번 주 중 공개될 예정이다. 라인업 공개가 늦어진 것에 대해 총학은 섭외 과정에 난항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대행사 입찰 등 대동제 준비가 평소보다 다소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가수의 활동 기간과 부산이라는 물리적 거리 때문에 일정 조율 역시 쉽지 않았다"며 "시기 자체가 늦어진다고 보일 수 있지만, 대동제 진행에는 차질이 없다고"고 말했다.
학생들은 급박한 행사 조정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학생회장 A 씨는 "축제가 큰 규모인 만큼 진행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며 "안전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다기에 밀고 나갈 줄 알았는데 비판을 받으면 이렇게 바로 변경될 수도 있는 거냐"고 황당함을 감추지 않았다. 재학생 B(한문학, 22) 씨는 "축제가 일주일 남았는데 이제와 예산이 줄었다는 걸 알게돼 당혹스럽다"며 "학생들 사이에서도 라인업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총학은 "결과적으로 학우들이 만족할 수 있는 라인업으로 기획했다"며 "1월부터 대동제 TF를 구성해 5개월가량 준비한 빈틈 없는 대동제를 보여드릴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05.20 16:30 수정)
기사의 오류로 대동제 축제 기간을 '27일'에서 '28일'로 수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