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학 과방 개편 결국 연기

-깜깜이 과방 개편 논란에 -학생 TF, 설문조사 실시 -"1과 1실 보장 없인 불가"

2025-06-05     전하은 기자

‘깜깜이 과방 개편’ 논란에 휩싸인 인문대 복합러닝커먼스 조성 사업이 결국 연기됐다. 인문대학생들은 학과마다 개별 과방이 확보돼야 사업 추진에 동의하겠다는 뜻을 행정실에 전달했다.

지난 5월 25일 인문대 학생회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인문대학 복합러닝커먼스 및 학생회실 관련 정보'의 일부. [출쳐: 인문대 학생회 인스타그램 갈무리]

4일 우리 대학 인문대 학생회 및 각 학과 구성원으로 구성된 ‘학생회실 소통 TF(TF)’는 지난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인문대 재학생 490명을 대상으로 복합러닝커먼스 조성 사업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를 최근 행정실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해당 결과는 지난 5월 30일 인문대 학생회 공식 인스타그램과 학과 단톡방에 공개됐다. 앞서 인문대 행정실은 학생 자치 기구의 핵심 공간인 과방을 개편하는 복합러닝커먼스 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학생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채널PNU> 2025년 3월 28일 등 보도).

설문조사에 참여한 인문대 재학생 대다수가 ‘1과 1실’을 보장할 경우 복합러닝커먼스 조성 사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내용이 담긴 '인문대학 학생 공간 확대 개편 계획'에 따르면 당초 인문대 측은 기존 12개의 학과 학생회실을 2과 1실로 축소·이전한 후 본래 학생회실이 위치한 인문관 지하 1층에 복합러닝커먼스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이에 대해 응답자의 74.9%(367명)가 반대한 반면 1과 1실이 보장될 경우에는 72.4%(355명)이 사업 추진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1과 1실이 학생들의 필수적인 조건으로 제시되면서 인문대 복합러닝커먼스 착공이 당초 계획보다 연기됐다. 지난 3월 21일 인문대 행정실이 배포한 '인문대학 학생 공간 확대 개편 계획'에 따르면 이달 중 기존 과방 이전 및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다음 방학을 앞두고 착공하면 6개월 가량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TF가 주도한 학생 의견 수렴 과정이 길어지면서 복합러닝커먼스 사업이 3개월이 넘게 중단되기도 했다. 지난 4월 28일 TF는 설문조사에 착수했으나 40분 만에 중단했다. 인문대학 김예빈(불어불문, 23) 회장은 “단과대학운영위원회(단운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 같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TF는 지난 5월 9일 단운위와 함께 인문대 학장, 부학장과 면담하고 약 3주 뒤인 26일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인문대 학생회는 지난 5월 25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1과 1실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인문관 강의실을 과방으로 제공하는 방안도 알아볼 것”이라는 인문대학 김임숙(일어일문학) 학장의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현재 인문관은 만성적인 강의실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4월 1일 TF와 면담 당시 김 학장은 “학생들이 반대한다면 (사업 진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채널PNU> 2025년 5월 2일 보도).

이에 대해 인문대 행정실 측은 취재진에 “더 이상 밝힐 입장이 없다”며 “학생 의견 개진에는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