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거국의 책임감으로 라이즈 이끌 것"

-우리 대학 라이즈 사업 단장인 -박상후 대외·전략부총장 인터뷰 -"연구 중심 대학으로 특화하고" -"학생 참여 프로그램 확대할 것"

2025-06-05     김소영 기자

우리 대학의 라이즈 체계가 첫발을 뗐다. 앞서 라이즈 체계는 대학과 지자체가 연계해 지역의 혁신을 이끌며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사업으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으나, 지자체와 교육부의 눈치를 모두 만족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것이란 우려를 낳기도 했다. 매년 수 백억 원이 오가는 거대한 라이즈 체계 속에서 우리 대학은 과연 어떤 비전을 갖고 있을까.

<채널PNU>는 우리 대학의 라이즈 체계(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를 톺아보기 위해 지난 5월 29일 우리 대학 라이즈 사업 단장인 박상후 부총장을 직접 만났다. 박 부총장에 따르면 우리 대학은 앞으로 라이즈 체계 아래서 △미래 모빌리티 △극한 환경용 반도체 △디지털 테크 분야에 특화해 연구를 개발하고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글로벌 인문 창업 기회 제공 △인문학 프로그램 확대 △현장 실습 프로그램 확대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5월 29일 우리 대학 본관에서 만난 박상후 대외·전략부총장. [정수빈 보도부장]

△라이즈 체계는 어떻게 시작됐나.

-지금까지 교육부는 대학을 육성하는 LINC, RIS 등의 대학 재정 지원 사업을 추진해왔다. 기존 사업은 지역 발전과는 상관관계가 다소 부족했고, 대학과 연결된 사업들이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라이즈 체계는 교육부의 주도하에 대학 및 지역 혁신과 관련된 사업을 모아 구조를 만들고, 대학 지원 예산의 약 절반을 지자체에 해당 사업에 활용하도록 나눠준 것이다. 추진 배경에는 대학이 지역 혁신을 일으키는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해가 깔려있다. 결국 지역의 비전을 가진 지자체가 예산을 받아 대학과 협력해 공동 발전을 도모하는 형태라고 정리할 수 있다.

△기존 대학 재정 사업과 라이즈의 차이점은.

-LINC사업은 지역 기업과 연계해 지역 산업에 기여하는 것이 주 목표였다. 라이즈는 산업도 매우 중요하나 한 발자국 더 나아간다. 라이즈 체계 하에서 우리는 산업에 기여하는 것을 넘어 지역의 국제화를 이루고, 공유대학을 고도화하고, 캠퍼스를 활용해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숙제를 받게 된 것이다.  따라서 산업 위주의 링크 사업에서는 주로 공학,자연과학 위주였다면 라이즈에서는 인문학, 사회과학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대학은 지역 혁신을 위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가.

-우선 대학은 석박사 인력을 활용해 지역 내 기업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역이 기업을 유치하고, 연구소가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는 기술을 개발하려면 그만한 인력이 필요하다. 이때 경쟁력 있는 대학은 우수한 인력을 제공해 지역의 기업과 산업을 키울 수 있다. 그러면 자연스레 지역 내 우수한 일자리도 생기고, 학생들도 졸업 후 건실한 기업에 취업하면서 부산 지역에 정주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지역사회와 협업하며 성장하는 것도 필수적일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 대학 캠퍼스를 개방해 지역 주민들이 여러 시설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라이즈 체계는 하나의 대학만이 주도하는 모델이 아니다. 따라서 지역의 여러 대학이 각자의 강점을 발휘하고 협력하면서 하나의 공동체로서 지역 혁신에 힘써야 한다.

△부산 지역 라이즈 체계에서 우리 대학의 역할은 무엇인가.

-우리 대학은 연구 중심 대학으로서 연구 개발과 인재 양성을 위한 과제를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이에 따라 부산 지역의 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우수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사업비의 60%를 연구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우리 대학 내에서 라이즈 체계를 이끌기 위한 기구는 '미래신산업본부'와 '지역사회혁신본부'가 있다.

미래신산업본부 산하의 라이즈 기업 지원센터가 미래 신산업을 비롯해 우리 대학의 주력 사업과 관련한 업무를 맡는다. 예를 들어 기업이 문제 해결을 요청하면 우리 대학이 해당 문제를 모델링하고 해석해 개선하는 형태다. 다음으로 지역사회혁신본부는 지역 문제와 관련한 업무를 맡는다. 여기서는 지역사회에서 요구되는 과제를 배우고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 된다. 예를 들면 지역 사회에 청소년 흡연 문제 해결이 주요 과제로 부상했을 때 이를 해결하기 방법이 무엇인지 대학이 나서 함께 고민해 주는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과제는 지역 내 여러 대학의 연합을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

△우리 대학이 특화할 수 있는 분야는.

-우리 대학의 특화 분야는 항공, 자동차, 배, 국방 등 미래 모빌리티와 극한 환경용 반도체, 디지털 테크 분야 등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먼저 극한 환경 반도체는 탱크나 장갑차, 로켓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로, 험지나 포탄, 극저온을 견디고 작동한다. 디지털 테크는 범위가 더 넓다. 순수한 AI, AX도 있고 기존의 지역 산업에 접목할 수도 있다. 센서를 통해 신체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 교육에 접목한 에듀테크도 포함된다. 특히 부산이 금융 산업 단지인 만큼 핀테크, 암호화폐 등과 관련한 디지털 금융 인력을 양성하고자 한다.

미래 모빌리티는 학과를 새로 개설하고, 공유대학사업과 연계한다. 공유대학사업은 특정 대학 그룹 안에서 교육 인프라를 함께 활용하고 같이 쓴다는 개념이다. 우리 같은 경우에는 부산대, 부경대, 해양대, 동아대 4개 대학이 중심이 되어 과를 하나씩 만들고 9개 대학이 참여할 계획이다. 그러면 학생들은 자신이 다니는 대학이 아닌 다른 대학에 가서 강의를 듣고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지역 산업과 연계해 현장 실습도 보내고, 취·창업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학생들이 라이즈 체계에서 눈여겨 볼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기업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현장 실습 프로그램이 있다. 기존에도 기업지원센터가 있긴 했지만, 예전에는 기업이 직접 우리 대학의 사무실을 찾아와야 해 문턱이 높았다. 이제는 우리가 직접 찾아가는 형태로 바뀐다. 그래도 모든 기업을 다 방문할 수는 없기에 일종의 브랜치 오피스를 만들 예정이다. 그곳을 거점으로 기업들이 가진 기술적 문제를 해결할 거고, 그곳에 접수된 문제 중 일부는 학생들에게 캡스톤 디자인 형식으로 제시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실습 기회가 다양해지고 보다 맞춤형 실습이 가능해질 것이다.

다른 대학과 연계해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늘어났다. 대표적으로는 부산외대와의 오픈형 글로벌 인문 창업 인큐베이터 사업이 있다. 부산외대는 우리 대학에 없는 다양한 언어 학과가 있기에, 외대가 지닌 언어적 장점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우리 대학의 상경 계열과 잘 결합될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동서대학교와는 영화나 게임 산업 인재 양성을 위해 협업한다.

△라이즈를 두고 지자체에 의해 대학의 자율성이 침해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기본적으로 부산시나 라이즈 혁신원에서는 기본적으로 예산이 제대로 쓰이는 지 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다. 대학은 지역 혁신을 위해 성과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을 전제로 예산을 받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겠지만 만약 성과 목표에 크게 못 미칠 경우에는 대학과 지역이 함께 원인을 함께 분석해 제도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등의 노력이 동반돼야할 것이다. 예산을 주는 지자체와 사업을 수행하는 대학 간에 협력을 잘 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처음 도입되는 체계이다 보니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우리 나라는 한 번도 지자체가 대학을 통해서 지역을 혁신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지자체도 방향성 등 여러 가지 차원에서 어려움이 있었고 대학도 역시 지자체와 한몸이 돼 지역 혁신을 처음 준비했다.  4년제 대학과 2년째 대학이 함께 결합해 운영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다 처음이다 보니 미숙한 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산업 구조와 관련해서도 계획서를 쓰면서 어려운 점이 있기도 했다. 시행착오가 생길 수도 있지만 잎으로 라이즈 혁신원, 부산대 또 다른 대학간의 협력을 통해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도 꺼내며 소통하며 개선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라이즈 체계의 본격적인 시작을 맞은 소감은.

-라이즈 체계의 시작이라고도 볼 수 있는 지역 정주 문제는 결국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라이즈 체계는 지자체와 대학이 함께 또 각자 지역사회를 혁신하라는 내용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라이즈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특히 우리 대학은 지역 거점 국립 대학이기에 부산시와 함께 부산형 라이즈를 잘 이끌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소임을 다하기 위해 우리는 부산 기업에 방문하고, 지역사회에도 꾸준히 관심을 보이려 한다. 이를 통해 우리 대학이 지역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파악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구현하는 사업들도 추진할 계획이다. 라이즈를 통해 지역에 대한 비전을 학생들에게 알릴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