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공백 계절학기로 해소··· 의대 정상화 속도
-2학기 복귀 허용 학칙 신설 추진 -트리플링 피했지만 더블링 불가피 -강의실 부족·교육 질 우려 여전 -우리 대학 "우려 해소 노력할 것"
의대 증원에 반발에 수업을 거부했던 우리 대학 의과대학(의대) 학생들이 1년 반 만에 학교로 돌아왔다. 24~26학번이 1학년 수업을 동시에 듣는 트리플링 문제를 피한 우리 대학은 계절 학기 운영과 강의실 확충으로 학사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월 29일 <채널PNU>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 대학 의예과(예과) 1·2학년의 여름 계절학기 수강을 시작으로 의학과(본과) 학생들이 지난 8월 11일과 18일 복귀했다. 앞서 지난 8월 4일 우리 대학 의대 학생들로 구성된 부산대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입장문을 통해 수업 복귀를 공식화한 바 있다. 의대 비대위는 입장문에서 “많은 분에게 적지 않은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대생 복귀는 지난 7월 12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이 국회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 등과 복귀 선언을 하며 전국 의대로 확산됐다.
의대생 복귀에 맞춰 우리 대학은 학사 운영 정상화를 위한 절차적 조치를 마련했다. 지난 8월 13일 우리 대학 홈페이지에 '부산대학교 학칙 일부개정규정(안)'이 게재됐다. 기존 학칙으로는 의대 의학과(본과) 학생들은 1학기 유급 시 2학기 복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학칙 개정을 통해 우리 대학은 유급 기준을 완화하고 2025학년도 1학기 유급된 학생의 2학기 조기 복귀를 허용하는 특례조항(부칙)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는 교육부의 ‘의대생 복귀 및 교육 운영 지침’에 따른 조치로, 각종 심의를 거쳐 9월 중 공포될 전망이다.
의대생들은 그간 이수하지 못한 학점을 계절학기로 분산 이수하게 된다. 기존 계절 학점은 매 학기 6학점만 이수 가능하나, 지난해 12월 의대생들에 한해 매 학기 12학점까지 계절 학점을 이수할 수 있도록 계절수업 운영 규정 부칙을 신설한 데 따른 것이다. 우리 대학 의대 행정실은 “의예과 2학년인 23학번은 여름 12학점· 겨울 6학점을, 의예과 1학년인 24·25학번은 여름 11학점·겨울 9.5학점을 이수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복귀 학생과 계절학기 수강을 마친 의예과 1·2학년 학생의 2학기 개강일은 9월 1일이다.
그 결과 24~26학번이 1학년 수업을 동시에 듣는 ‘트리플링’ 문제는 피할 수 있게 됐다. 계절학기 이수로 24·25학번이 다음해 1학기 의예과 2학년으로 진급하고 26학번은 의예과 1학년 강의를 수강하는 것이다.
하지만 24·25학번이 졸업 때까지 한 학년 수업을 수강하는 ‘더블링’은 불가피하다. 우리 대학은 증원된 입학 정원과 24·25학번의 더블링으로 인한 강의실 부족은 부산·양산캠 공간을 추가로 활용해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우리 대학 임선주 학사 부처장은 “수업 공간은 △부산캠 학생회관 강당 △양산캠 ABC센터 △2027년 완공될 양산 다목적관 대강당을 활용할 계획”이라며 “기복귀자 보호를 위한 모니터링도 지속한다”고 말했다.
유급 학기 학점을 온라인 계절학기로 이수하는 만큼 수업 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임 부처장은 “온라인 교육에 의한 약간의 문제점은 있을 수 있지만 시험은 똑같이 친다”며 “최대한 질 저하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 교육과정은 본과 1·2학년에 배운 것이 3·4학년 실습에서 반복돼 나선형 구조로 넓고 깊어진다”며 “일시적인 질 저하는 있을 수 있지만 학년이 올라가고 인턴·전공의 과정을 거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민들이 우려하는 질적 저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과 3학년 학생들의 졸업 및 국가고시 시기 결정도 과제로 남았다. 지난 7월 25일 교육부가 발표한 ‘의대생 복귀 및 교육에 대한 정부 입장’에 따르면 본과 4학년은 다음해 8월 졸업하고도 국가고시를 칠 수 있게 됐지만, 본과 3학년의 경우 대학이 2월과 8월 졸업을 선택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임 부처장은 “아직 검토하고 있다”며 “학사 일정을 짜는 10~11월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