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마다 다른 지침··· 물건 잃어버리면 찾는 데만 하세월

-우리 대학, 분실물 관리 체계 없어 -교내 151개 건물마다 제각각 달라 -분실물 습득자도, 찾는 자도 혼란

2025-09-19     박선영 기자

우리 대학 부산캠퍼스에 일관된 ‘분실물 관리 지침’이 없어 학생들의 혼란과 불편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9월 5일 우리 대학 인문관 관리실 앞에 있는 '분실물 습득 물품 보관함'. [박선영 기자]
지난 9월 5일 우리 대학 사회관 관리실 앞에 있는 '분실물 보관함'. [박선영 기자]

18일 <채널PNU> 취재 결과 우리 대학 부산캠퍼스는 분실물 접수와 보관을 위한 통일된 체계 없이 건물마다 경비실, 행정실, 학과사무실 등에서 개별적으로 분실물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캠퍼스를 포함해 양산, 밀양, 아미 등 4개 캠퍼스의 건물 수만 총 151개에 달하지만 일관된 분실물 관리 지침이 없는 것이다.

기숙사와 도서관, 일부 단과대학은 자체적으로 분실물 보관 방식을 마련해 따르고 있다. 도서관은 △주제자료관 안내데스크 △1층 대출반납대 △1층 경비실 등 여러 접수처가 있다. 사회대는 관리실 앞 분실물 보관함, 인문대는 경비실 앞 분실물 바구니, 정의대는 학과사무실에서 분실물을 보관한다. 그러나 나머지 13개 단과대학에 따르면 별다른 지침 없이 임의로 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분실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 경우 단과대는 학적조회를 통해 직접 연락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별다른 후속 조치는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물건을 분실할 때마다 학생들은 불편을 호소한다. △경비실 △행정실 △학과사무실 등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기도 하지만 일부 학생은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민혁(정보컴퓨터공학, 25) 씨는 “분실물을 어디에 맡겨야 하는지 모른다”며 “특정 학과가 아닌 학생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건물에선 더욱 애매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키링을 분실했다고 밝힌 조서영(경영학, 23) 씨는 “학과 건물이 아닌 곳에서 분실했는데 어디에 문의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일관된 분실물 보관소가 없다보니 분실물 습득자의 대처 방식도 제각각이어서 분실물을 찾으려는 학생의 혼란은 가중된다. 지난 6월 새벽벌도서관에서 지갑을 분실했다고 밝힌 우리 대학 재학생 A(23)씨는 “도서관에서 잃어버린 지갑이 사회관 경비실에 있었다”며 “갔던 경로를 하나하나 다 찾아봐야 해 번거로웠다”고 말했다. 조 씨는 “넓은 캠퍼스에서 문의 창구마저 분산돼 있으니 분실물을 회수하고자 하는 의욕도 저하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대학 홈페이지에 분실물 게시판이 있으나 게시글이 전무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게시판 내 공지사항도 이용 수칙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우리 대학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지만, 이마저도 활성화돼 있지 않다. 조 씨는 “타 대학과 달리 우리 대학은 에브리타임 분실물 게시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고가의 물건이면 모를까, 작고 저렴한 물건은 에브리타임에서 찾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대학은 학교 차원의 통합된 분실물 관리 체계가 존재하기도 한다. 가천대에 따르면 분실물이 발생한 건물에서 관리를 하되 규정해둔 기간이 지나면 장학복지팀이 관련 내규와 지침에 따라 담당한다. 국립부경대는 학사지원과에 분실물 담당자를 지정하고 홈페이지 내 커뮤니티 게시판을 운영해 누구나 분실물 정보를 게시할 수 있다. 해당 게시판은 실제로 8페이지 이상 글이 등록될 만큼 활발히 운영 중이다.

이에 대해 우리 대학 학생과는 관련 지침 수립 및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학생과 학생복지팀은 취재진의 질의에 “분실물 관리에 대한 전체 지침을 마련해 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분실물은 학생 외에도 외부인, 교직원 등 다양한 주체와 관련되므로, 여러 부서 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