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내년부터 인기 전공엔 온라인 강의 병행
-대학본부, 2026 교육과정 개편안 공개 -AI 활용한 기초학력 보강 시스템 마련 -토익 820점이면 '대학영어' 자동 A+ 등 -"2026년 3월 전까지 세부 지침 마련"
우리 대학이 2026학년도부터 적용될 ‘학부 교육과정 전면 개편안’을 공개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기초학력 보강 시스템을 도입하고, 인기 전공과목에는 실시간 온라인 강의를 도입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대학본부는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 교육과정을 개편할 예정이다.
2일 <채널PNU>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 대학 교육혁신본부는 지난 9월 24일 오후 4시 대학본부 3층 대회의실에서 ‘2026 학부 교육과정 전면 개편 공청회’를 열고 관련 계획을 발표했다. 약 90분간 이어진 이번 공청회에서 교육혁신본부 김효정 본부장은 2026년 시행 계획 중인 교육과정 개편안을 △교양 △전공 △제도 세 분야로 나눠 설명했다. 현장에는 약 70여 명의 학내 구성원이 참석했다. 교육과정 개편 방향에는 △AI 전환 △캠퍼스 공간 재구조화 △국제화 비전 등 현재 대학본부가 추진 중인 정책이 반영됐다.
■제도 부문
부족한 캠퍼스 공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강신청생이 몰리는 인기 전공과목에 실시간 강의와 온라인 강의가 동시 운영될 수 있게 된다. 특정 전공 강의에 수강 인원이 몰릴 경우, 해당 과목 교원이 요청하면 실시간 온라인 강의를 병행해 수용 인원을 늘리는 것이다. 온라인 강의 비율과 운영 여부는 담당 교원의 재량에 맡겨진다. 이를 통해 복수전공과 부전공을 하는 학생들의 수강 어려움을 해소할 전망이다. 김 본부장은 “여러 학과에서 강의실이 부족하여 분반을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특정 교과목을 수강하지 못한 학생들의 불만도 많다”며 “온라인 오프라인 ‘하이브리드’로 교수가 강좌를 운영하도록 안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현장에서 제기됐다. 한 참석자는 “모든 학생이 온라인 강의를 선호하게 되면 교원의 강의 의욕이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본부도 기본적으로 대면 수업을 권장하며, 온라인 강의는 교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만 허용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교양 부문
또한 AI를 통해 개인별 수준에 따라 기초학력 보강 교육을 받을 수 있는 ‘AI 코스웨어’가 도입된다. 기존에는 ‘효원브릿지’라는 이름으로 신입생들의 기초 역량 강화를 목표로 했던 원격 동영상 강의가 운영되고 있었다. 기존에는 학생의 수준에 대한 고려 없이 모든 학생이 같은 강의를 수강해야 했으나, AI 코스웨어 도입으로 개인별 수준에 따라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 본부장은 “동영상만 이수하는 기존 효원브릿지는 개개인마다 학력 수준이 다른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AI가 학생의 수준을 파악하는 코스 과정(테스트)을 거친 뒤, 파악한 학생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과목 중 부족한 개념에 맞는 동영상 문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AI 코스웨어는 과목당 1학점이 부여되던 기존 효원브릿지와 달리, 이수 모듈 수와 관계없이 총 1학점만 인정된다. 단, 이는 2026학년도 신입생부터 적용되며, 기존 재학생은 이수한 모듈별로 1학점이 부여된다. 학생은 ‘학과 지정 모듈’ 또은 ‘자율 선택 모듈’을 이수하게 된다. 효원브릿지의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가 2026학년도부터 ‘수학 AI 코스웨어’로 전환되며, 물리와 화학은 2027년부터 전환될 예정이다.
교양 필수 영어 과목의 경우, 영어 실력을 입증하면 자동으로 학점과 성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수능 영어 1등급과 언어교육원에서 시행하는 진단평가 30점 이상을 취득해야 수강할 수 있던 ‘고급대학영어’는 폐지되고 모든 학부생은 ‘대학영어’만 수강할 수 있다. 동시에 토익 820점 이상인 학생은 대학영어 수강 없이 3학점과 A+ 성적을 자동 부여받는다. 김 본부장은 “토익, 토플 등 공인 영어 시험에서 특정 성적을 충족하면 대학영어 수강이 면제되도록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대학영어’는 기존 1시간 오프라인 원어민 강의와 1시간 온라인 강의 체계에서, 오프라인 원어민 강의 2시간 체계로 바뀐다. 평가 방식은 상대평가에서 준상대평가로, 영어권 국가 출신 학생은 ‘패스·페일제(Pass·Fail)’로 운영된다. 김 본부장은 “기존 교육 방식으로는 듣기와 말하기 능력을 키우기엔 적절하지 않아 영어 듣기와 말하기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대학영어' 수업을 개편했다”고 말했다.
컴퓨터 관련 교양 필수 과목도 통합된다. 기존에는 ‘컴퓨터 사고와 인공지능(컴사인)’(1.5학점)과 ‘기초 컴퓨터 프로그래밍(기컴프)’(1.5학점) 두 과목을 두 학기로 나누어 수강해야 했지만, ‘인공지능과 디지털 사고’(3학점)로 통합돼 한 학기에 수강하도록 조정된다. 이 과목은 전공 계열별로 △기초 데이터 분석(인문사회) △생성형 AI 기반 창작 실습(예술) △파이썬 기반 코딩(자연공학)을 중심으로 분반을 운영한다.
■전공 부문
지난 3월부터 시행된 ‘펜토미노’ 교육과정은 단일전공트랙과 융합전공트랙으로 간소화된다. 펜토미노 교육과정은 학과(부)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전공을 자유롭게 이수할 수 있도록 설계된 트랙(<채널PNU> 2024년 9월 20일 보도)으로 △특정 전공 지식 습득 △융합적 전문성 △산업현장 실무 학습 △자격증 취득 △글로벌 역량 강화 5가지로 진행 중인 현 트랙이 단일전공트랙과 융합전공트랙 2가지로 축소된다.
또한 전공과목을 단기간에 몰입해 수강할 수 있는 ‘집중이수제’가 활성화된다. 이는 한 학기(16주)간 운영되는 강의를 주 6시간씩 8주간 집중 수강하는 방식이다. 김 본부장은 “집중이수제를 통해 실험 교과목 운영이 수월해지고, '도약 수업'과 같은 특별 수업 운영에도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혁신본부는 이번 개편안이 시행되는 2026년 3월 이전까지 세부 지침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26학번 이전 학부생의 대학영어, 컴사인, 기컴프 미이수자 처리 방식은 교양교육원과 협의 중”이라며 “집중이수제와 타 전공 온라인 강의 도입에 대해서도 교원들의 추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