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후보 토론회, 현안 논했지만 구체성은 '글쎄'

-지난 18일 중선관위 합동토론회 열려 -교대 통합·학부대학·축제 등 놓고 설전 -공약 검증은 미진, 실현 가능성 의문도

2025-11-20     김주홍 기자

우리 대학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세 후보가 토론회에서 부산교대 통합과 학사 개편, 대동제 등에 대해 논했으나 실현 가능성과 구체성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11월 18일 오후 7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선관위)는 성학관 102호에서 총학생회 선거 합동토론회를 열었다. 기호 1번 ‘PASS'의 △정후보 최연우(식품영양학, 21) △부후보 최서윤(조영학, 21), 기호 2번 '우리'의 △정후보 나석호(사학, 21) △부후보 박언영(심리학, 23), 기호 3번 ‘오름’의 △정후보 김호영(경제학, 24) △부후보 임은영(정치외교학, 23) 이 참석했다. 약 3시간 동안 이어진 토론회 현장에는 30여 명의 학생들이 참석했고, SNS 중계에는 40여 명의 학생이 시청했다.

토론회의 주요 의제는 △부산교대와의 통합 △학부 대학 △대학 축제의 방향성 △의결권 조항 등이며, △기조연설 △중앙선관위 공통 질의 △후보자 간 질의응답 △청중 질의 △마무리 발언 순서로 진행됐다.

■쟁점마다 엇갈린 시각

지난 11월 18일 오후 7시 성학관 102호에서 열린 우리 대학 제58대 총학생회 후보자 합동토론회. 왼쪽부터 기호 1~3번 정후보. [김주홍 기자]

‘부산교대 통합에 따른 총학생회의 대응 전략’을 묻는 공통질의에 세 후보는 서로 다른 쟁점에 집중했다. PASS는 ‘사범대 이전 문제’를, 우리는 통합 과정에서의 ‘학생 참여 구조 마련’을, 오름은 ‘대학본부의 일방적 추진 문제’와 ‘복수전공의 형평성 문제’를 쟁점화했다.
PASS는 “연제캠퍼스(교대)로의 이전이 너무 성급하게 추진돼 사범대 학생들의 우려가 크다”며 “연제캠 내 시설과 교육 환경이 충분히 갖춰지기 전까지 사범대 학생들의 이전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우리는 “학생회의 힘은 학우들에게서 나오며, 교대 통합 문제의 해법도 결국 학우들의 힘에 있다”며 “교육 특화 총괄위원회의 역할, 등록금 변동, 학사 개편 여부 등 사전 정보를 확보해 학우 중심의 대응 체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오름은 “부산교대와의 통합 TF가 대학본부 중심으로 운영돼 학생에게 전달되는 정보가 제한적이며, 학생 자치와 교육 과정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며 “협의체를 구성하고 대응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피해를 막겠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후 교대 학생들은 사범대학으로 복수전공(복전)이 가능하나 사범대 학생들은 초등교육과로 복전이 불가능하다”며 “이처럼 어느 한쪽에게 불공정한 통합이 되지 않도록 학우들의 권익을 우선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학부대학 개편’에 대한 공통 질의에서 세 후보 모두 △소속감 저하 △정보 단절 △제도 혼선 등 학부 대학의 구조적 문제를 공통적으로 지적하며 유사한 해법을 내놨다.

또한 대동제 등 대학 축제가 연예인 공연 중심의 운영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 세 후보는 학생 참여의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내놓는 해법은 달랐다.
PASS는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해 연예인 라인업은 오히려 확대하되, 주점·버스킹·푸드존 등을 통해 학생 주도 공간도 넓히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전체 출연진 수를 줄이고 절감된 예산을 학과·동아리 단위 자율 프로그램으로 재배치해 학생 중심 기획을 실현하겠다”고 제안했다.
오름은 “핵심 문제는 연예인 초청 과다보다 학생 참여 기회의 부족”이라며 “별도의 ‘문화의 날 축제’를 신설해 학생 자율성과 전문성을 살린 참여형 축제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공약 검증은 미진

지난 11월 18일 오후 7시 성학관 102호에서 열린 우리 대학 제58대 총학생회 후보자 합동토론회. 왼쪽부터 기호 1~3번 후보. [김주홍 기자]

세 후보는 상대 공약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냈지만 이를 구체적인 실행 검토나 대안 제시로 이어지는 데에는 한계를 보였다. 질문이 단순한 의구심 제기에 머무르거나 답변 역시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는 등 후보별 정책 실현 가능성을 입증하기에는 부족했단 지적이다.

PASS우리의 공약이 ‘의견 수렴’과 ‘TF 구성’에 치우쳐 있다며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총학의 역할이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우리는 “총학의 힘은 학우들의 지지에서 나온다”며 “단편적인 해법 제시보다 구조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답했지만, 구체적 실현 방안에 대한 언급은 부족했다.

오름이 내세운 ‘대의원총회 생중계’ 공약에 대해 우리가 “위임장 조항이라는 근본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하자 오름은 “투명성 강화를 통해 책임성을 높이는 간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소통 공약에 대한 설전도 오갔다. 우리는 학생들의 건의사항을 본부로 전달하기 위한 PASS의 ‘학기별 소통 부스 설치’ 공약을 두고 “소통 부스는 학우들이 먼저 찾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수동적 방식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9년 고려대 세종캠 총학의 유사 정책이 참여율 저조와 형식적 운영 문제가 불거진 사례를 들며 PASS의 소통 공약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표했다. 이에 대해 PASS는 “간식 행사와 연계한 능동적 부스, 온라인 창구와 결합한 상시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반박했다. 다만 대면 소통 방식의 현실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대안은 구체화되지 못했다.

앞서 ‘부산교대 통합에 따른 사범대 이전’에 대한 공통 질의에서 나온 오름의 발언에 실효성 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교대 학생이 사범대학 복전은 가능하지만 사범대 학생이 초등교육과로 복전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 오름을 향해 PASS는 “법령으로 제한된 사안”이라며 문제 해결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오름은 “현재 우리 대학 특수교육과는 졸업 이후 초등 임용과 중등 임용을 선택할 수 있다”며 “교대 학생도 사범대학을 복전하여 중등 임용을 치를 수 있게 하지만 사범대학 학생이 초등교육과로 복전하여 초등 임용을 치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진 청중 질의응답 시간에는 공약 실현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한 청중은 PASS의 ‘순환버스’ 공약을 두고 “버스 총량제와 환승 구조상 수익이 거의 없어 증차가 어렵다”고 지적하며 실질적인 해결 방안과 협상 전략이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PASS는 “단순한 건의 수준이 아니라 총학생회와 대학본부, 학생이 함께 민간 업체에 강경하게 요구해야 할 사안”이라며 “이미 대학본부로부터 증차 여지를 확인했고, 필요하다면 계약 조항 재검토와 안전 기준 강화를 요구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2026학년도 학생회 선거는 오는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학생회 선거 시스템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