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대학 유학생 600명 '금정 유니페스타'로 한자리에
-지난 11월 19일 우리 대학에서 -부산대·외대·가톨릭대 첫 축제 성황 -나라별 전통과 현대 아울러 눈길 -"전국 대학가 확산 모델 되길"
전통과 현대, 국경과 문화를 넘은 무대 위에서 세 대학의 유학생 600여 명이 하나가 됐다. 지난 11월 19일 우리 대학에서 열린 ‘2025 금정 유니페스타’는 부산대·부산외대·부산가톨릭대가 처음으로 개최한 연합 유학생 축제다. 포토존에선 부산외국어대 과잠을 입은 학생이 우리 대학 과잠을 입은 학생과 어깨동무했고, 바로 옆에선 부산가톨릭대 학생이 손가락으로 브이(V)를 그리며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 서로 다른 과잠이 자연스럽게 뒤섞이며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부산 금정구를 하나로 잇는 특별한 밤의 서막을 열었다.
이날 오후 5시 우리 대학 학생회관 1층 대강당 앞에서 시작된 행사는 사전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8개 공연팀의 △장기자랑 본선을 중심으로 △퀴즈 이벤트 △축하공연 △관객 참여형 게임 △경품 추첨 △시상식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번 행사는 부산 글로벌 RISE 협력체계가 지향하는 ‘정주형 외국인 우수 인재가 머무는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이라는 비전 아래 기획됐다. 부산 금정구라는 동일 생활권 내 세 대학이 힘을 합쳐 지역과 대학이 어우러지는 국제문화축제의 모델을 실현한 것이다. 우리 대학 국제처는 “이전에는 국가별 동문회 중심의 공연이 많았지만, 올해는 국경을 넘어 협력하고 교류하는 진정한 글로벌 공동체의 경험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인도·베트남… 전통 문화로 물든 무대
1부 무대에서는 △인도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각 나라의 전통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무대가 이어졌다. 막을 연 것은 인도 유학생 동문회 ‘COLORS OF INDIA’였다. 인도 전통 의상인 ‘사리’와 ‘도티’의 끝자락이 공중에서 휘돌며 인도의 리듬이 가진 특유의 느릿한 곡선이 대강당을 감쌌다. 이어 부산가톨릭대 베트남 학생들로 구성된 ‘다비엔’ 팀은 전통 의상 ‘아오자이’를 입고 유려한 춤사위를 선보였다. 우리 대학 카자흐스탄 유학생 동문회의 ‘Kazakh Nomads’는 한 유목민의 생애를 뮤지컬로 풀어냈다. 초원의 영상과 저음의 나레이션이 흐르자 객석은 숨을 죽였고, 전통 의상을 입은 학생들의 민속춤이 대강당 구석구석을 채웠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골든(Golden)’에 맞춘 관객들의 떼창 속에 흰 한복 차림으로 등장한 부산가톨릭대 김 안(유통마케팅학) 씨는 독무를 펼쳤다. 그는 “3주간 준비한 공연인만큼 너무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직접 한국 문화를 재현하는 무대도 마련됐다. 부산가톨릭대 어학교육원 소속 △캄보디아 △동티모르 △과테말라 △키르기스스탄 △미얀마 △베트남 학생들로 구성된 ‘부가대 별들의 극단’팀은 1999년 발표된 god의 ‘어머님께’를 모티프로 한 뮤지컬을 올렸다. 대강당은 1990년대 브라운관 앞, 주말 저녁으로 되돌아간 듯한 분위기로 물들었다. 열정이 넘치는 랩으로 관객에게 웃음과 감동을 준 부산가톨릭대 오비디오(어학교육원) 씨는 “선생님의 격려로 시작했는데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컸다”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떨렸지만, 반응이 너무 좋아 만족한다”고 전했다.
공연 사이사이 관객이 함께 참여하는 경품 추첨과 노래 게임 등이 진행됐다. 객석에서는 정답을 외치는 목소리가 경쟁하듯 터졌고, 경품을 받기 위해 무대로 뛰어나가는 모습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아이돌 못지않은 퍼포먼스, K-POP 열광
2부는 K-POP 커버댄스 중심의 현대 퍼포먼스가 주를 이뤘다. 부산가톨릭대 ‘반딧불’, 부산외국어대 ‘외즈나’ 팀과 ‘월드 리듬 크루’, 우리 대학 ‘D'vibe’ 팀 등 12개국 유학생들이 한국 아이돌 못지않은 칼군무와 감미로운 보컬로 무대를 장악했다. 관객 독일 교환학생 셔퍼 안아벨(영어교육, 25) 씨와 디카트 알리나(영어교육, 25) 씨는 “학생들이 짧은 시간 내에 준비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공연들이 훌륭하다”고 감탄했다. 대상은 ‘부가대 별들의 극단’, 최우수상은 ‘Kazakh Nomads’, 우수상은 부산외대 ‘월드 리듬 크루’가 수상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기존에 우리 대학이 교내 행사로 개최한 ‘We are ONE Festival’의 전통을 잇되, 명칭을 새로 바꾸고 공동 개최로 범위를 확대한 첫 사례다. 우리 대학 국제처는 이번 행사가 단순한 문화 행사를 넘어 지역 대학들이 협력해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고 정착시키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자평한다. 국제처는 “금정 유니페스타는 지역과 대학, 내국인과 외국인이 함께 미래를 만드는 출발점”이라며 “부산을 넘어 전국 대학가에 확산될 수 있는 대학 연합 국제문화축제의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