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의 날, 한국 여성은 어디쯤?

2017-03-06     손지영 사회부장

 오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08년 3월 8일, 미국에서 15,000여 명의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생존권’과 ‘인권’의 보장을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그들은 10시간 노동제와 작업환경 개선, 참정권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고, 훗날 UN에서 이 투쟁을 기리기 위해 매년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지정했다. <부대신문>은 이런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각종 통계 수치를 통해 2017년 대한민국에서 여성의 삶을 조명해봤다.

 

 

 

 

 

 

 

 

우리나라는 ‘여초시대’
2015년 이후로 우리나라는 여성 인구가 더 많은 ‘여초시대’를 맞이했다.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우리나라 총 인구수는 51,712,221명이며, 이 중 여성 인구수는 25,878,258명(50.04%)이다. 처음 여성 인구수가 남성 인구수를 추월했던 2015년 6월 492명에서 지난달 44,295명으로 인구수 차이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런 여초현상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평균 수명이 더 높은 여성 인구 비중이 커짐 △출생성비 불균형 등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어디쯤일까? 2015년 기준 여성의 대학진학률은 74.6%로, 남성보다 7.4%p 높게 나타났다. 전문대학과 4년제 이상 대학의 경우에도 각각 3.4%p, 4%p로 여성이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에 따라 여성의 교육수준(평균 14.8년)은 남성의 교육수준(평균 14.6년) 이상으로 집계됐다.
또한 여성들이 점차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직종으로 진출하고 있다. 단편적으로 7ㆍ9급 공무원 채용시험 합격자 중 여성의 비율이 늘고 있으며, 2015년에는 9급 공무원 채용시험 합격자의 반 이상이 여성이었다. 이 외에 △일반직 국가공무원 △교사 △법조인 △의료 등의 분야에서도 여성의 비율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성의 낮은 고용률과 큰 남녀 임금격차
여성의 대학진학률은 남성보다 높지만, 정작 고용률은 크게 떨어진다. 2015년 여성 고용률은 49.9%로 전년보다 0.4%p 상승했지만, 여전히 남성 고용률에 비해 21.2%p 낮다. 또한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근로자 1만 명 이상의 대기업에서 청년 고용 증가분 중 87.7%가 남성이었으며, 상시근로자 5천 명에서 1만 명 수준의 기업도 남성 채용 비중이 64.3%에 달한다.
여성의 근로형태를 살펴보면, 여성 취업자 중 임금근로자 비중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 3월 기준 여성 임금근로자 823만 3,000명 중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는 339만 5,000명으로 40.3%를 차지했다. 남성 비정규직 근로자가 남성 임금근로자의 25.5%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취업 후 남녀 임금격차는 현저했다. 우리나라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2015년 기준 178만 1,000원으로 남성 임금(283만 7,000원)의 62.8% 수준에 불과했다. 청년취업자(만 23-37세)의 월평균 임금 또한 여성(203만 원)이 남성(259만 원)의 78.4% 수준밖에 안 됐다.

 

 

 

 

 

 

 

 

 

 

가사노동은 여전히 여성의 몫
점차 우리나라에서 결혼을 원하는 여성의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작년 말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6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13세 이상 3만 8,600명의 표본 중 ‘결혼은 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1.9%에 불과했다. 이는 2014년보다 4.9%p 떨어진 수치다. 여성의 응답 비율은 47.5%로 절반도 안 됐다.
여성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추세는 △경력단절 △육아부담 △가사노동 부담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결혼 전 경제활동을 하던 여성 중 결혼 및 육아 등으로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은 전체의 44%에 달한다. 2015년 여성 고용률이 25-29세와 45-49세에 약 70%가까이 높게 나온 것에 반해, 35-39세 고용률은 전체 연령 중 가장 낮다. 이 시기는 여성이 결혼 및 육아 등으로 경력단절이 발생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 취업의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남녀 모두 ‘육아부담’을 꼽았고, ‘사회적 편견 및 차별적 관행’, ‘가사부담’이 그 뒤를 이었다. 실제 통계청의 <2016 일ㆍ가정 양립 지표>에 따르면 2014년 맞벌이 가구에서 여성의 일평균 가사노동 시간이 3시간 14분인 것에 비해, 남성은 40분이 채 되지 않았다. 비맞벌이 가구에서는 여성 6시간 16분, 남성 47분으로 더 큰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안전하지 않은 여성들
한국 여성은 흉악범죄에서 안전하지 않았다. 대검찰청의 <범죄분석> 통계를 보면, 2015년 범죄 피해자 수는 남성이 여성보다 2배 가까이 더 많았다. 하지만 흉악범죄(△살인 △강도 △강간 △방화) 부문에서 여성 피해자가 84.3%(35,139건 중 29,617건)에 달했다.
우리나라 신체적 성폭력 피해율이 4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여성의 피해가 현저히 높다.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2016년도 전국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신체적 성폭력(성추행ㆍ강간ㆍ강간미수) 피해율은 남녀 평균 0.8%이다. 이는 2013년 1.6%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여성의 피해율은 1.5%로 남성 0.1%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였다. 평생동안 한 번이라도 신체적 성폭력을 당한 경우는 여성이 21.3%, 남성이 1.2%였다.

*통계자료 출처: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 여성가족부 <2016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 한국고용정보원 <청년 취업자의 성별 임금격차 분석(2017)> / 통계청 <2016년 사회조사 결과> / 통계청 <2016 일ㆍ가정 양립 지표> / 여성가족부 <2016년도 전국 성폭력 실태조사> / 통계청 <여성취업 장애 요인> / 대검찰청 <범죄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