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SPORTS+ 김희주 아나운서(화학 11, 졸업)
-대학생 4학년 무렵 아나운서 도전
-'연장 요정' 별명 얻으며 유명세
-신뢰감 있는 목소리·태도 중요
-대학생활 큰 보람은 평생 친구

이번 시리즈에서는 우리 대학을 졸업한 뒤 전공과 무관한 새로운 진로를 찾은 동문을 그들 삶을 들여다 본다. '채널PNU'는 그들의 경험을 공유하며 "It's my life(내 인생이야)!"라며 자신있게 외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는 의도에서 이번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앞으로 우리대학을 졸업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동문의 이야기를 담는다.

시리즈를 시작하며 처음으로 만난 인물은 김희주 아나운서이다. 김희주(화학 11, 졸업) 아나운서는 지난 2016년 우리대학을 졸업한 뒤 KBS 부산방송총국에서 1년간 기상 캐스터로 활동했다. 이후 MBC SPORTS+ 스포츠 아나운서에서 4년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e스포츠 부문에서도 활약하며 유명세를 얻고 있다. 지난 2월 22일 김희주 아나운서를 줌 회상 회의로 만났다.

김희주 아나운서 제공
김희주 아나운서 제공

 

△지금 '스포츠 아나운서'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MBC SPORTS+ 아나운서 김희주입니다. 스포츠 아나운서를 하면서 경기를 ‘직관’할 수 있는 경기장 위주로 취재를 다니고 있습니다. 보통 세 시간 전에 경기장에 도착해 팀 분위기나 경기장 분위기를 파악한 뒤 감독 미팅에 참석합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는 스튜디오 방송도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화학과에서 아나운서를 준비하시는 건 보기 드문 일인 듯 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아나운서를 꿈꿔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유년시절 꿈을 위해 도전해본 것입니다. 아나운서 학원은 대학 4학년 무렵에 다녔습니다. 졸업반이어도 도전하게 된 건 ‘후회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후회하지 말고 해보자. 당시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오기’ 아니었나 싶습니다. 

 주위의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어쩌면 편하게 아나운서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학원 등록도 부모님께서 도와주셨고, 학원 이후로도 주변의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기상 캐스터로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아나운서와는 다른 직업 아닌가요?

-기상캐스터도 직접 원고를 작성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스포츠 아나운서와 비슷합니다. 다만 원고의 길이가 다르고, 기상캐스터의 경우에는 고정된 형식이 있다는 점이 다른 것 같습니다. 스포츠 아나운서는 기상캐스터보다 다양한 주제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다는 게 장점이기도 합니다. 사실 기상캐스터 일을 하면서 보다 다양한 분야를 다뤄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짧은 대본이 아쉽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마침 채용공고가 올라온 걸 보게 됐습니다. 친한 언니가 저에게 “롯데 자이언츠 광팬이니까 꼭 지원해봐”라고 힘을 복돋아 주신 덕에 자신있게 지원할 수 있게 됐습니다

△동문들의 도움은 없었나요?

-부산KBS에는 동문 직원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입사하고 헤매던 저에게 원고 쓰는 방법을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 주신 분도 우리대학 선배들이십니다. 일을 배우기 정말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도 자세하고 알려주신 덕분에 스포츠 아나운서로 활동하는 지금도 분량이 많은 원고를 문제없이 작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원고의 세세한 부분까지 바로 잡아주시는거죠. 예를 들자면 기상캐스터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말하기 때문에 원고에 확정적인 어미를 사용하지 않는다라거나 ‘예상’과 ‘예정’이 다른 뜻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주의해서 사용하라는 조언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자연대(화학) 전공이 지금 일을 하시는 데 도움이 된 경우가 있나요?

-솔직히 직접적으로 연관된 경험은 겪어본 게 없어요. 그래도 간접적으로 제 전공을 떠올리게 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예전에 SK의 사내 교육영상을 찍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 주제가 '테크' 였거든요. 그 때 ‘아, 나 이거 배웠던 것 같아’ 라는 생각이 들어서 긴장이 조금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단순히 전공 뿐 아니라 대학에서 겪는 많은 일이 실제 사회에서 도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지만 제가 시험기간에는 벼락치기 공부를 잘했거든요. 이런 벼락치기 경험이 많아서 원고를 쉽게 외울수 있다고 저를 놀리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학생일 때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김희주 아나운서가 진지하게 촬영에 임하고 있는 모습. 김희주 아나운서 제공
김희주 아나운서가 진지하게 촬영에 임하고 있는 모습. 김희주 아나운서 제공

△아나운서를 꿈꾸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아나운서 중요 자질을 꼽아본다면요?

-신뢰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나운서는 목소리를 내는 직업이잖아요. 이 목소리를 아무리 들어주지 않는다면 말을 잘해도 아무 소용 없습니다. 제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고, 듣는 사람이 제 말을 믿으려면 신뢰라는 감정이 필요합니다. 

 같은 맥락으로 타인과의 의사소통도 중요합니다. 실제로 일을 하다보면, 회사에서 동료와 끊임없이 소통을 해야합니다. 또 처음보는 업체와 함께 일해야 하는 등 많은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납니다. 이럴 때 타인과의 의사소통 능력이 있어야 일이 문제없이 처리됩니다. 

 주어진 일은 당연히 잘 해내야 하는 것이고,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을 때 필요한 게 결국 상호신뢰와 소통입니다. 

△스포츠 아나운서로서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눈여겨 보셨을 것 같습니다. 이번 올림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스포츠 경기는 보는 사람에게 기쁨과 즐거움, 슬픔과 분노의 감정을 안겨 주잖아요? 중요한 건 자신이 출전하는 경기를 위해 온 힘을 다해 준비한 선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선수들의 노력을 알아주는 관중의 뜨거운 반응을 보면서, 승패와 관계없이 성공한 올림픽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나운서는 결국에는 목소리를 내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활동을 계속하면서 전달하고픈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제가 일을 하는 시간은 많은 분들이 편하게 쉴 때기 때문에 가능하면 밝은 기운을 전달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시청자들이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얻어가는 것도 있겠지만 제가 등장하는 잠깐이라도 리포팅을 들으면서 힐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걸 신경쓰다보니 이왕이면 경기 중에도 좋은 내용을 이야기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도 웃음이 많지만, 가능하면 더 많이 웃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 열정이 시청자 모두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김희주 아나운서가 마이크 들고 신유빈 선수를 인터뷰 하고 있다. (김희주 아나운서 제공)
김희주 아나운서가 마이크 들고 신유빈 선수를 인터뷰 하고 있다. 김희주 아나운서 제공

△대학생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점이 있다면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망설임없이 ‘친구’라고 대답합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23살이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대학생활이 즐거웠습니다. 특히 친구과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제 회사 선배가 제 대학시절 친구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 선배가 저에게 하신 말씀이 “그런 친구를 가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큰 행운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에 공감했습니다. 저는 멘탈이 쉽게 흔들리는 편입니다. 그런 저를 많이 도와준 게 그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가 없었다면 이 일을 하지 못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학 생활에서 가장 큰 보람이 친구를 얻은 것이라고 말하는겁니다. 기사를 보면 후배님들도 4년의 대학생활 동안 딱 한가지만이라도 얻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지식을 얻어가는 것도 좋고. 새로운 도전을 해볼 계기를 찾아보는 것고도 좋겠습니다. 아니면 저처럼 소중한 친구들 얻는 것도 큰 보람이 될 수 있겠습니다. 

△연장전을 중계에 자주 투입된다고 '연장 요정'이라는 별명도 있으신데요. 연장이라는 것은 힘든 시간일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대학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연장전을 치른다는 건 경기를 보는 사람에게나, 선수에게나 힘든 일인 건 분명할 겁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연장전은 역전의 발판이 되기도 합니다. 스포츠가 그런 점에서는 사실 인생이랑 다를 게 없는 것 같습니다. 

-후배님들,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겁니다. 정말 힘든 시기가 2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도 스포츠의 멋진 역전극처럼 언젠가는 뒤집히는 날이 올겁니다. 내다볼 수 없는 미래지만 지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고, 대학생활도 열심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연장전이 시작되더라도 굴하지 않고 매 순간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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