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 강사' 변호사 강성민(언어정보학 04, 졸업)
-총학생회장 경험, 로스쿨 진학 결심에 영향
-"성실함·자신감 중요해 마음껏 도전하길"

‘IT’S MY LIFE’ 시리즈는 전공과 무관한 진로를 찾아 새로운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문의 삶을 전한다. 그 네 번째 주인공은 서울지방변호사회 감사,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 교수, 변호사 시험 및 경찰 간부 시험 강사이자 올해 8년 차 변호사가 된 강성민(언어정보학 04, 졸업) 변호사다.

우리 대학에서 인문대 학생 회장과 총학생회장을 역임한 강 변호사는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후 2015년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지난 4월 28일 채널PNU는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통해 강 변호사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강성민 변호사. [강성민 변호사 제공]
강성민 변호사. [강성민 변호사 제공]

 

△언어정보학과를 졸업했는데 로스쿨 입학을 생각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인문대 학생회장과 총학생회장을 하면서 ‘조금 더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사는 삶을 살 순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됐어요. 특히 ‘내가 오늘 하루 조금 더 열심히 살면 학생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총학생회장 활동에 임하며 많은 사람의 삶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변호사가 되기 위해 로스쿨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총학생회장으로 일한 경험이 로스쿨 입학에 큰 영향을 준거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었나요?

-당시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길 바라 현실성 있는 공약이나 정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때 제가 집중해서 달성했던 공약 3가지가 생각나는데요. 먼저 재수강 학점 조정을 했습니다. 당시 C0 이하여야 재수강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C+를 받은 학생들이 난감한 경우가 꽤 있었어요. 재수강을 하기 위해 교수님께 전화를 해서 학점을 낮춰 달라고 요청해야 해서 번거로웠죠. 이러한 점을 학교와의 협의를 통해 재수강 학점을 C+로 높여서 불필요한 절차를 굳이 거치지 않도록 만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음은 다음 학기로 남은 학점을 넘겨 들을 수 있는 ‘학점이월제’ 도입입니다. 그전까지는 학기당 수강 가능 학점이 20학점이었어요. 그런데 대부분의 과목이 3학점으로 구성되다 보니 (18학점까지만 채우고) 2학점이 남게 되는데, 그것을 활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죠. 지금도 그렇겠지만 당시 등록금 인상에 대해 민감했던 시기였고, 학점이라는 게 등록금과 직결되는 문제다 보니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마지막으로는 예비군 훈련 버스를 만들어서 학생들이 보다 편하게 예비군을 왔다 갔다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변호사나 강사 일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다면요?

-제가 경찰 간부 시험에서도 헌법 강의를 하고 있는데요. 헌법 과목이 처음 생겨서 시험 범위가 굉장히 불명확해요. 그런데 보통 국가 시험 등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을’이다 보니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공부해야 하는지 모름에도 불구하고 문제 제기를 못 하죠. 괜히 나섰다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시험 범위를 명확하게 해 달라고 국가 기관에 정보 공개 청구를 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거부를 당했는데, 행정심판을 청구해 정보 공개 결정을 받아 학생들의 시험 범위가 정해지게 됐어요. 법이나 제도를 잘 알면 이런 문제들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데, 법조인이라는 직업을 통해 도와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사로 활동 중인 강성민 변호사의 모습. [강성민 변호사 제공]
강사로 활동 중인 강성민 변호사의 모습. [강성민 변호사 제공]

 

△특이하게도 로스쿨 졸업 이후 변호사 활동을 하시다가 강사 일을 시작하게 되셨는데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처음 로스쿨을 갔을 때 정말 많이 헤맸어요. 법학 용어가 익숙하지도 않고, 해야 할 공부할 분량도 너무 많아서 성적이 낮았죠. 그렇게 1년 조금 넘게 방황을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공부 방법을 터득하게 됐어요. 뒤늦게 방법을 알고 나서 주변을 보니까, 저처럼 법학이 익숙하지 않아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당시 제가 누리던 것들이 저 혼자만의 노력이라기보다는 주변 환경이나 사람들의 도움 덕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로스쿨 재학 시절과 변호사 시험 합격 이후 공부를 어려워하는 친구들에게 강의를 해 줬어요. 특히 변호사 시험이 5년 내 5번까지 응시가 가능하다 보니까, 선배들 중에서도 마지막 시험 준비하는 분들이 계셨는데요. 어려워하는 친구들, 선배들을 대상으로 1년 동안 무료 강의를 하다 보니 나름대로 조금 유명해졌고, 학원에서 제안을 받아 강의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친구들과 선배들을 넘어 현재는 전국의 수험생분들 사이에서도 굉장한 인기가 있는데요. 어떤 점이 지금의 신뢰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나요?

-수험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강의를 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공부를 못했을 때가 있어서 강의를 들어도 이해되지 않는 어려움을 잘 알거든요. 강의를 할 때마다 ‘어떻게 하면 수험생들이 쉽게 받아들일까’를 많이 고민하다 보니 다른 수업에 비해 강의가 쉽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또, 수험생들한테 성실한 강사라는 평가를 많이 들어요. 저의 불성실이 그 친구들에게 큰 피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노력을 많이 하거든요. 감사하게도 그런 점들을 좋게 봐 주시지 않나 싶습니다.

△일에 있어 성실함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변호사, 강사 일을 하다 보니까 고객이 존재할 수밖에 없고, 저의 실력이나 노력에 따라 고객의 상황이나 삶이 많이 달라지게 돼서 그런 것 같아요. 업무나 강의를 대충대충 하거나 잘못된 지식을 전달하게 되면 그 사람의 인생에 치명타를 끼칠 수도 있으니까요. “실력 없는 변호사가 될 거면 변호사가 되지 않는 것이 세상에 유익한 일이다.” 강의 중, 혹은 변호사가 되려고 하는 수험생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에요. ‘의뢰인은 가장 힘들 때 너를 찾아온다. 그러니 너를 만난 게 가장 불행한 일이 되게 하지 마라’는 이야기를 많이 강조합니다.

△변호사와 강사 일 외에도 다양한 업무를 맡고 계시는데요. 변호사님만의 시간 관리 비법이 있을까요?

-무의미한 시간으로 보내는 것을 기피하려고 합니다. 틈틈히 계획을 자주 수정하면서 짜는 편이고, 현재 내가 해야 할 일과 끝내야 하는 시한 등을 정해 항상 점검해요. 자투리 시간도 활용을 하려고 해요. 운전을 할 때, 이동할 때, 운동할 때 의미가 있거나 제 업무와 관련된 배경지식을 늘릴 수 있는 강의를 듣습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대변인으로서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초청 간담회에 참여한 모습. [강성민 변호사 제공]
서울지방변호사회 대변인으로서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초청 간담회에 참여한 모습. [강성민 변호사 제공]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성실하게 살고 계시네요. 혹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없나요?

-한 번씩 틈나면 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제가 수험생들한테도 자기 파괴적인 취미 말고 생산적인 취미를 가지라고 하는데, 저는 운동이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도 관리하는 좋은 취미라고 생각하거든요.

학부생 시절에도 학점 남는 것들을 이용해서 스쿼시나 스포츠댄스 같은 과목을 수강했었어요. 로스쿨 다닐 때는 아침잠이 많아서 아침 7시에 수영을 다녔고요. 막상 변호사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바빠서 운동을 자주 하지는 못해요. 그래서 최근에 가지게 된 새로운 취미는 와인인데요. 뭔가를 할 때마다 증명할 수 있는 것을 가지려는 ‘직업병’이 있어서 WSET라는 와인 자격증도 가지고 있습니다.

△’증명’ 하니까 특별한 이력도 생각나는데요. 멘사 회원이라고 들었어요.

-로스쿨 재학 시절, 자신감을 얻기 위해 멘사 테스트에 응시를 했다가 붙게 됐어요. 제가 엄청 머리가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통과 이후 어려운 공부나 복잡한 사건을 처리하는 경우에도 이겨 내려고 하는 마음이 생겼죠. ‘원래 어려운 일이니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어려운 문제야.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으니 낙심하지 말고 조금 더 집중하면 분명 해낼 수 있어.’ 이렇게요.

△지금의 변호사님이 되시기까지는 정말 많은 노력이 있었네요. 마지막으로 부산대학교 후배들에게 해 주실 조언이나 말씀이 있으실까요?

-저는 부산대 학생들은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는 능력과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을 성취하느냐 마느냐는 자신에게 달렸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해 생활하고, 또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집단과 비교당하고, 실패를 경험하고, 주눅 드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그런 것을 ‘학습된 패배감’이라고 부르는데, 그 패배감이 노력과 도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자신감을 가지시고 마음껏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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