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가장 많이 대여한 책, 철학·종교 부문

'책 속에는 과거의 모든 영혼이 가로누워 있다.' 19세기 영국의 평론가이자 역사가 토마스 칼라일의 말이다. 활자를 통해 이미 저문 시대와 오래 전 세상을 떠난 이들의 사상과 세계관을 기억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더욱 신비하고 기묘한 일이다. 문명이 시작된 순간부터 쌓여 온 방대한 영혼의 기록은 사실상 인류사의 전부가 아닐까.

아래 소개되는 책들은 우리 대학 도서관 철학·종교 분야에 지난 8월 인기도서에서 선정됐다.

 

<무엇이 옳은가 : 궁극의 질문들, 우리의 방향이 되다>

후안 엔리케스 저/2022/세계사 출판

윤리 격동의 시대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시대와 가치 기준 또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저자는 △인공지능과의 사랑 △태아의 유전자 조작 편집 △채식과 기후위기 △사회구조 시스템과 부 등 현시대 가장 주목받는 논쟁 주제를 테마별로 나누어 제시하고, 나아가 현대의 옳고 그름을 재검토한다. ‘가장 인문학적인 미래학자’라 불리는 저자 후안 엔리케스는 “많은 과학자가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대해서 말할 때, 나는 어떻게 과학기술이 우리의 사회와 경제 그리고 정치 구조를 변화시키는지 생각한다”고 말한다. 저자의 열정적이고 도발적인 에너지를 느끼고 싶다면 책장을 넘겨 보자.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에리히 프롬 저/2022/김영사 출판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저자 에리히 프롬은 첫장을 넘긴 독자들에게 묻는다. 그는 현대인들이 핵전쟁과 같은 파괴적인 것과 죽은 것에 매혹되는 것은 삶을 사랑하는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살아 있는 것의 역동성에 무관심한 채 폭력성과 파괴성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현 세태를 냉소하면서도, 삶을 사랑해야 비로소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며 냉철하고도 따스한 태도를 견지한다. 도서는 1980년 타계한 사회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 에리히 프롬의 미발표 유작으로, 4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한 ‘사랑의 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신의 영역>

삐에르 떼이야르 드 샤르댕 저/2010(원: 1957)/분도출판사 출판

이 세상을 가장 아름답고 조화롭게 설명할 방법을 찾아 한평생 헤맨 자가 있다. ‘세상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라는 머리말로 시작하는 이 책은 신과 인간, 그리고 우주에 대한 신비하고 탁월한 통찰을 담고 있다. 저자 삐에르 떼이야르 드 샤르댕 신부는 신학자이기 이전 지질학자이자 고생물학자로, 과학적 진화론을 신학에 도입하여 세상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세상을 사랑하는 이라면, 비기독교인 독자도 충분히 흥미로운 시선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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