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자연환경·문화시설 인기
-산복도로·달동네 등 이면도 있어
-흰여울문화마을·박물관 등 추천

부산 영도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하나의 섬으로만 이루어진 단일 자치구로, 천혜의 자연환경과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섬으로 유명하다. 영도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힘입어 자치구 단위 최초로 ‘법정 문화도시’로 선정(2019년 12월 30일)되기도 했다. 이 사업을 통해 최근 5년간 해안가 주위의 조용했던 곳들이 예술마을과 복합문화공간들로 탈바꿈하며 많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이끌어 내고 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반짝이는 영도를 기대하며 찾아오지만, 실제 모습은 그들의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부산에서도 대표적인 인구 감소와 고령화 도시로 꼽히는 영도에서는 가파른 경사로에 다닥다닥 자리한 판잣집, 운전하기 어려운 산복도로(산의 중턱을 깎아 만든 도로), 한눈에도 열악해 보이는 건물, 좁고 아찔한 도로 등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널PNU>는 또 다른 부산의 모습을 품은 영도를 지난 2월 23일 찾았다. 

낡은 주택들 너머로 펼쳐진 부산항대교와 감만항의 모습. [권은지 기자]
낡은 주택들 너머로 펼쳐진 부산항대교와 감만항의 모습. [권은지 기자]

■매력적인 영도

영도 해안의 최남단에는 태종대가 있다. 기암괴석(기이하게 생긴 바위와 괴상하게 생긴 돌)과 해식 절벽 및 푸른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태종대는 국가에서 지정한 문화재 명승 제17호로, 유서 깊은 관광지이다. 기자가 찾은 태종대는 광안리나 해운대 등의 해수욕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해안 절경과 독특한 바다 풍경을 갖고 있다. 

영도에는 ‘깡깡이 예술마을’, ‘태종대 자동차 야외극장’, ‘피아크’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있다. ‘깡깡이 예술마을’은 조선소였던 곳에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작품과 문화시설을 갖추게 되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잦다. 이달 개관을 앞둔 ‘태종대 자동차 야외극장’은 태종대 유원지 부설주차장을 자동차 야외극장으로 활용한 시설로 기대를 모은다. ‘피아크’는 영도의 노후공업지역이었던 곳에 들어선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형 카페로 수많은 베이커리, 케이크와 커피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액티비티·전시 등 다양한 브랜드 콘텐츠도 제공한다. 이러한 문화시설들은 지역 문화 발전에 큰 도움을 주고 있으며 방문객들의 만족도도 높다.

■관광지에 가려진 이면

좁은 도로에 시내버스 2대가 교행하고 있다. [권은지 기자]
좁은 도로에 시내버스 2대가 교행하고 있다. [권은지 기자]
주택들이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 [권은지 기자]
주택들이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 [권은지 기자]

영도를 관광할 때는 주민 피해를 조심해야 한다. 영도구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약 1,500만 명이었던 영도 방문자 수가 2022년 약 1,860만 명으로 대략 360만 명이 늘었다. 특히 흰여울문화마을 내 주택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평일에도 사진을 찍으러 오는 관광객들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다. 기자가 평일 낮에 방문했을 때 흰여울길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지만 밖으로 나온 주민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곳곳에서 “목소리 좀 낮추세요.” 또는 “일반 가정집입니다. 관광객분들 제발 문 열지 마세요”라는 문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대중교통이 불편하다는 점은 영도 여행의 단점이다. 허유신(24세, 서울시) 씨는 “영도에 놀러 왔는데 버스 이용이 불편해서 택시만 이용했다”며 “섬이라 지하철 연결이 어려울지는 몰라도 버스의 배차간격 단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영도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도시철도가 없는 동시에 버스 노선도 제한적이어서 교통수단의 선택지가 매우 한정적이다.  

운전하기에 불편한 도로도 문제다. 영도구의 간선도로는 육지에서 연결되는 남항동(남항대교)과 대교동(영도대교·부산대교)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모두 산복도로이다. 영도구의 중추 산복도로인 하나길은 왕복 2차로인데도 불구하고 일부 구간은 시내버스가 지나가기 어려울 만큼 도로 폭이 좁다. 부산시의 ‘개발여건 분석 통합 보고서’를 보면 시가지, 상업지역, 해안가 주변 공업지역을 제외하고는 영도 대부분이 급경사지로 이루어져 가용 토지가 부족하다.

■부산의 산토리니

드넓은 바다 위로 펼쳐진 흰여울길을 따라 걷고 있는 사람들. [권은지 기자]
드넓은 바다 위로 펼쳐진 흰여울길을 따라 걷고 있는 사람들. [권은지 기자]
카페 ‘에테르’의 내부 전경. [출처: ‘영도카페 에테르’ 공식 인스타그램]
카페 ‘에테르’의 내부 전경. [출처: ‘영도카페 에테르’ 공식 인스타그램]

대표적 관광지는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흰여울문화마을이다. 절영해안산책로의 가파른 담벼락 위로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독특한 마을 풍경이 펼쳐진다. 절영해안산책로의 길이는 약 3km 정도로, 산책하듯 걷고 둘러보면 왕복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오고 갈 때 한 번은 해안산책로를 걸으며 바다를 감상하고 다른 한 번은 흰여울길을 따라 걸으며 잡화점, 카페, 공방, 독립서점 등을 구경해 볼 것을 추천한다. 

간단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들도 있는데, 특히 ‘흰여울점빵’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라면은 일품이다. 카페 ‘에테르’는 흰여울문화마을 안에 있는 대형 카페로, 브런치뿐만 아니라 커피, 구움 과자, 케이크도 있으므로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다. 루프탑과 야외 테라스가 있어 탁 트인 영도 바다를 감상할 수 있으며 ‘노을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흰여울문화마을에서 차로 약 15분 이동하면 국립해양박물관이 있다. 이곳에서는 바다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 수족관에서 해양생물을 구경할 수 있으며, 다양한 해양 체험도 가능하다. 한국 전통선박을 대표하는 조선통신사선, 거북선과 이순신 등을 소개하고 있어 우리나라 역사도 간략히 알 수 있다. 관람료는 없으며 실내에서 관람이 가능하므로 날씨에 상관없이 구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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