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시 수백억대 피해 예상
-화학과 "연구 장비 등 악영향"
-노후 건축물 안전 보장 못해
-소음·진동 공해·환경 훼손도

우리 대학 부산캠퍼스 내 금샘로 건설 논의를 앞두고 학내 구성원들은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존 공법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5년간 보행자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뿐더러 △연구 장비 피해 △노후 건축물 붕괴 △캠퍼스 분단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개착식 공사 진행 시 3~5년간 분단되는 금샘로 서편의 우리 대학 건물들. 진리·웅비관은 우회로마저 연결할 수 없어 학생들은 산길로 우회해야 한다. (c) 유다원 기자
개착식 공사 진행 시 3~5년간 분단되는 금샘로 서편의 우리 대학 건물들. 진리·웅비관은 우회로마저 연결할 수 없어 차량은 진입이 불가능하고 학생들은 산길로 우회해야 한다. (c)유다원 기자
금샘로 연혁. (c) 전형서 기자
금샘로 연혁. (c)전형서 기자

금샘로 예정 부지 인근에 있는 화학관 구성원들은 장기간 진행될 공사로 인해 연구 활동이 영향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화학과에 따르면 현재 화학관에는 △화학과 △화학교육과 △바이오피지오센서연구소 △단백질체생물물리연구센터가 입주해 42억 2,000만 원 상당의 연구 장비를 운용 중이다. 특히 핵심 연구 장비인 △핵자기공명분광기 △형광-원자힘 현미경 △초고분해능 형광 현미경 △주사전자 현미경·분광기 △열분석장치 등은 14개 연구실에서 동시에 사용되고 있다.

화학과 관계자는 <채널PNU>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기기 고장에 의한 피해액 25억 6,000만 원 △공사 기간 동안 발생할 손해액 450억 원 △공사 후 30년간 발생할 수 있는 피해액 270억 원 등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해당 장비들은 진동과 소음에 취약해 공사가 진행될 경우 과제의 신뢰도가 하락하는 등 연구에 지장을 초래하고 매년 100억 원을 상회하는 과제와 연구비의 수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샘로 부지 인근에는 노후 건축물이 즐비하다. 금샘로 부지에서 3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우리 대학 건물 17곳이 있는데, 상당수는 준공된 지 40년이 넘은 데다 안전 등급 C·D 판정을 받은 곳도 있어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상태다. 그중 미술관에서는 2019년 외벽이 떨어져 환경미화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1984년 준공한 예술관은 안전등급 D등급을 받았으며, 1982년 준공한 화학관에서도 건물에 간 금을 쉽게 볼 수 있다.

과거 금샘로 비상대책위원회(금샘로 비대위)가 강하게 제기했던 ‘캠퍼스 분단’ 문제도 있다. 금샘로 서편의 건물들은 캠퍼스가 산에 위치한 특성상 출입로가 1~2곳에 불과하다. 만약 기존 공법대로 공사를 진행할 경우 땅을 파내는 과정에서 출입로가 막혀 캠퍼스가 2개로 분리되고 금샘로 서편은 고립된다. △경암체육관 △미술·음악관 △학생회관 등은 캠퍼스 외부에 맞닿아 있는 산성로에 출입 도로를 내서 우회해야 한다. △웅비관 △진리관 △대학생활원 식당 등은 출입 도로가 원천 차단되어 등산로에 가까운 산길로 수 km 우회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차량 이동은 완전히 막힌다. 금정산으로 들어가는 주요 등산로 길목도 마찬가지다.

금샘로 인근에 학내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밀집해 있어 소음·진동에 고통받는 구성원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7·2018년 비대위가 대학평의원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캠퍼스의 상주 인구 비중은 금샘로 인근의 △공동연구소동-경영관-사회관-새벽벌도서관 인근이 가장 큰 군집을 이루고, 그 뒤를 이어 △인문관-제2공학관-건설관 인근 △정문 3·6·8·10·11 공학관 인근에 상당수가 몰려 있다. 이에 따라 캠퍼스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상주하는 법전원 인근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 훼손 역시 피할 수 없다. 금샘로 부지에 위치한 수목 1,700그루 역시 착공 시 모두 제거되어야 한다. 특히 비대위의 자료를 보면 △경영관 △법학관 △진리관 △웅비관 인근은 경사도가 높아 도로 부지뿐만 아니라 인근의 사면까지 모두 깎아 내야 하며, 공사가 끝난 후에도 완전히 복구시키는 것이 불가능해 캠퍼스 경관을 영구적으로 해칠 우려가 있다. 차정인 총장이 교내 녹지를 보존을 역점 사업으로 내세운 ‘아름다운 캠퍼스’의 마스터플랜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범시민금정산보존회 유진철 부회장은 “(금샘로 구간이 포함된) 부산대 내부의 수목은 절반 이상이 소나무고, 수령 7~80년 이상인 나무도 많아 개착식은 절대 안 된다”며 “원상복구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공사 기간과 비용이 연장되더라도 소나무 군락지와 부산대 모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 대학 과거 금샘로 비대위는 △캠퍼스 내에서 땅을 파지 않고도 공사할 수 있도록 지하에서부터 뚫고 들어오는 ‘굴착식’으로 공법을 변경하거나 △경암체육관 뒤편 학교 부지 외부로 우회도로 건설을 협상안으로 제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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