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3~25일, 부산국제광고제 열려
-AI 시대 달라진 광고 마케팅 역할 논의
-고정관념 깨는 부스 구성에 곳곳 호평
올해 코로나 엔데믹 선언과 함께 아시아 최대 규모의 마케팅·광고·디지털 행사가 돌아왔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부산에 모여 ‘REBOOT!’을 주제로 팬데믹 이후 새로운 마케팅 및 광고 전략의 시작을 알렸다.
<채널PNU>는 지난 8월 23일~25일 부산 벡스코에서 4년 만에 전면 오프라인으로 열린 제16회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MAD STARS)’를 찾았다. ‘세상을 바꾸는 창조적 솔루션을 공유’한다는 목표 아래 세계적 교류의 장이 형성됐다. 행사는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메인 콘퍼런스’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밋업 콘퍼런스'로 구성됐다.
■AI 시대 속 광고
트렌드에 민감한 광고업계의 행사인 만큼, 미래 산업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컨벤션홀 2층에서 진행된 메인 콘퍼런스에선 세계적인 광고업계 전문가 58인을 중심으로 최신 산업 동향을 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특히 3인의 기조연설자 중 한 명인 ‘메타’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개발 디렉터 파비오 세이들은 ‘미래를 단순하게’라는 주제로 인공지능 시대 인류의 기회를 조망했다. 그는 연설에서 “미래는 기회의 또 다른 단어일 뿐”이라며 “인공지능의 공급이 많아질수록 자연지능(생명체의 지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 내내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언급은 꾸준히 있었다. 팬데믹과 함께 급성장한 AI의 발전이 엔데믹과 동시에 인류의 과제로 던져진 것이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광고업계 종사자들은 향후 어떤 전략으로 AI시대를 건너야 할지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디지털혁신국 장준천 팀장은 ‘생성 AI 시대의 광고 마케팅,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상상력 △비평력 △팩트체크 등을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창의력의 요소로 꼽았다. 그는 “챗GPT의 등장으로 일반인도 자유롭게 기계와 소통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AI를 통해 상상력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대학생 참가자들도 인공지능 시대가 광고업계에 미친 영향력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했다. 진로와의 연관성으로 이번 광고제를 찾은 동명대 우예림(광고홍보학, 20) 씨는 “실제로 챗GPT를 사용해 봤는데, 항상 올바른 답을 주지는 않는 것 같아 작품에 활용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동명대 이승진(광고홍보학, 17) 씨는 “작품 아이디어를 개발할 때 인공지능이 길잡이가 돼 도움이 많이 됐다”며 다음에도 사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창의적인 부스 눈길
행사장 곳곳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부스도 운영됐다. 특히 가상 인간을 개발하는 IT 스타트업인 ‘디오비스튜디오’의 부스는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디오비스튜디오는 지난 2월 KB 라이프 생명 광고에서 배우 윤여정의 20대 모습을 인공지능 기술로 재탄생시킨 것으로 화제가 됐다. 디오비스튜디오 이태민 매니저는 “신기하다는 반응과 우려하는 반응이 동시에 있었지만, 좋은 반응을 늘리는 게 업계의 숙명이라 생각한다”며 “키오스크나 챗봇에서 AI 아바타를 사용해 상호작용하고 교감하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류에 공헌’한다는 궁극적 목표 아래 인권 캠페인도 이뤄졌다. 특히 콘퍼런스장 밖에 전시된 전 세계 광고제 출품작들 중에는 사회적 약자의 인권신장과 권익 보호를 위한 캠페인이 다수였다. 태국의 광고 대행사 ‘BBDO Bangkok’이 미국의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과 제작한 ‘또 다른 어머니의 날(The Other Mother’s Day)’ 캠페인이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 캠페인에서는 ‘어떤 어머니가 축하받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게이 △트랜스젠더 △문신이 있는 어머니 △저소득층의 어머니 등 ‘전통적이지 않은 어머니’ 4인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으로 사회적 관념을 뒤집었다. 캄보디아에서 온 신라대 찐 짠다붓(광고홍보학 석사, 21) 씨는 작품에 대해 “기업도 이러한 공익 광고나 캠페인을 통해 사회 문제도 해결하고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며 “이러한 광고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날 사람들의 이목을 가장 많이 끌었던 건 홍보대사로 위촉된 다나카(개그맨 김경욱)의 밋업(Meet-Up) 콘퍼런스였다. 밋업 콘퍼런스에서는 마케팅·광고·디지털 콘텐츠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이 참여해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개인을 하나의 콘텐츠로 만든 그의 사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그는 4년의 무명 생활을 어떻게 버틸 수 있었냐는 질문에 “사람들은 평가가 두려워 중간에 멈추는 경향이 있다”며 “원하는 바가 있다면 실망하거나 겁먹지 말고 세상에 많이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즐기는 것, 즐거울 수 있는 것들을 통해 멈추지 않고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광고제를 찾은 예비 광고업계 종사자 학생들은 이번 행사가 진로에 도움이 됐단 반응이다. 광고 홍보학을 전공하는 우 씨는 “학교에서 광고제 참여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보고 관심이 생겨 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영상광고 분야로 진로를 잡고 있는데 이번 광고제 작품들을 통해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며 “나의 작품에도 적용시키고 싶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