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축제 등 경험 전무한
-20~22학번 학생회 임원들
-맨땅에 헤딩하며 행사 준비
-"갈피 찾기조차 어려웠다"
-"이젠 코로나 이전만큼 발전"
2019년 12월 전세계적으로 번진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축소됐던 교내 행사가 2024년이 돼서야 제 활기를 찾았다. 신입생들은 학과나 단과대학 별로 행사를 즐기며 우리 대학에 적응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그런 이들을 이끌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코로나 학번’ 학생들이다.
‘코로나 학번’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학에 입학해 각종 오프라인 행사를 원활히 즐기지 못한 20·21·22학번 학생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이들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신입생환영회 △출범식 △동아리 활동 △MT 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채널PNU>는 학과·단과대학 행사를 이끄는 학생회 임원들을 만나 소회를 물었다.
■무경험을 현실화하는 어려움
행사를 준비하는 코로나 학번 학생들은 경험이 전무해 행사를 기획하는 것부터 난관이었다고 토로했다. 3~4년 전 새 학기에 그들은 대학 생활의 모든 것을 ‘비대면’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추경주(20) 회장은 “사실 새내기배움터, 신입생환영회, OT가 뭐가 다른 건지 회장이 되고서야 제대로 알았다”며 “아무래도 새내기 때 경험해 보지 못한 행사인 데다 몇 년간 중지된 행사들이 올해부터 다시 활성화된 만큼, 최근 데이터베이스가 없다 보니 행사 갈피를 잡기 어려웠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행사를 관리하기 위한 세부적인 요소도 처음부터 논의해야 했다고 전했다. 사회과학대학 김다혜(정치외교학, 22) 부회장은 “새내기배움터의 경우 어느 정도까지 음주를 권장해야 하는지, 언제 제재를 해야 하는지 등 무경험자가 챙기기 어려운 디테일이 생기면 행사 당일에 집부를 모아서 논의해야 하는 번거로움 등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도 마찬가지였다. 중앙동아리 UCDC 정상훈(대기환경과학, 20) 회장은 “동아리 공개 모집 때 어떤 식으로 부스를 꾸미고 홍보해야 하는지, 신입 부원 모집은 언제, 어떻게, 몇 명을 뽑아야 하는지를 몰라 힘들었다”고 밝혔다.
경험이 있었다면 더 좋은 행사를 만들 수 있었을 거란 학생회 임원들의 아쉬움도 나온다. 경영대학 김도언(경영학, 20) 회장은 “행사를 준비하며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경험’이라는 가장 가치가 큰 표본이 나에게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행사를 구성할 때마다 최대한 학생들이 즐겁고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지만 직접 겪은 경험이 없다 보니 상상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며 “만약 1학년 때 새터나 OT등을 경험했었다면 경험을 토대로 더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도 많다”고 전했다.
■좋은 추억을 선물하다
현재 학생회의 축을 이루고 있는 코로나 학번 학생들은 코로나19 이전 행사를 진행했던 선배들로부터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코로나19가 터진 2020년 입학한 국제학부 장승찬(20) 회장은 “그 전년도 학생회를 했던 회장님으로부터 (운영 방식 등을) 배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생명자원과학대학 조석훈(바이오산업기계공학, 20) 회장 역시 “주변의 선배님들로부터 조언을 구하고, 학생회 팀원들과 함께 노력해 기획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학번 학생들은 후배들에게 대학생활의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장승찬 회장은 “2019년까지 원활하게 진행됐던 행사들의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추경주 회장도 “‘행사도 다 하고 모임도 자주 하는 24학번이 부럽다’는 이야기를 우스갯소리로 하는데, 그만큼 새내기 생활을 누구보다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앙동아리 ‘풀내음’의 정세영(유기소재시스템 공학, 20) 회장 역시 “새내기분들은 꿈꾸던 대학생 라이프를 100% 실현 가능한 상황이니 후회 없이, 고민하지 마시고 시도해 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