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부 잔디 조성··· 기대와 우려 교차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연과학관이 자리를 지키던 부지 위에 잔디광장 조성을 위한 공사가 한창입니다.
우리 대학은 건물을 철거한 자연과학관 부지를 오는 4월 22일까지 개방형 잔디광장으로 조성하고, 물리관 남측 녹지와 장승터 부지를 연결해, 미리내계곡을 중심으로 한 캠퍼스 공원화를 추진 중입니다.
우리 대학 캠퍼스기획과는 최근 공개한 자료에서 "캠퍼스 마스터플랜에 따라 머물고 싶은 아름다운 친환경 캠퍼스를 구축하기 위해" 캠퍼스 중심부 공원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1956년 건학 초기에 건립된 박물관의 경관축을 회복하고 학내 구성원들의 산책과 휴식, 교류의 장을 마련한다"고 밝혔습니다.
학생 접근성이 좋은 캠퍼스 중심부에 새로운 휴식처가 생긴다는 소식에 학생들의 기대가 큽니다.
[이현진 / 정치외교학, 23]
"넉터까지 굳이 내려가지 않더라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이 생긴다는 것에 대해서 큰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반면 넉넉한 터와 같은 사태가 또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우리 대학은 지난해 5월 모래 운동장이었던 넉터를 잔디광장으로 바꿨지만, 잔디 보호를 이유로 축제가 끝난 다음날인 5월 19일부터 9월 18일까지 약 네 달 가량 출입을 제한했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집니다. 겨울방학에 출입제한됐던 넉터는 개강 후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학생들이 이용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박소현, 정치외교학, 23]
"중심부 공원을 만들 때도 잔디를 써서 학생들이 번번이 출입이 불가해진다면 이게 실질적 사용을 위한 공간이 맞는지 의문스럽습니다."
전문가도 넉터와 이번 중앙부 잔디광장에 쓰이는 ‘한국잔디’는 상시 개방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한국잔디는 추운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난지형 잔디’로, 잔디가 잘 자라는 5월부터 9월 말까지의 기간을 제외하고는 휴면기에 들어갑니다. 이런 데다 휴면기에 잔디를 밟으면 잔디의 생장점이 손상돼 잔디가 새로 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한국잔디연구소 최희열 연구원]
"시초가 올라올 때 계속 밟으면 그 지역은 나지(裸地)가 된다. (잔디를) 약간씩 밟는 것은 문제가 없으나 잔디밭이 통로가 되거나 계속 밟는다면 손상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학생들의 휴식공간을 위해 조성될 잔디광장을 실질적으로 얼마나 이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잔디가 훼손되지 않고 계속 자라게 하려면 ‘밟지 않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기에, 새롭게 생길 잔디광장을 두고 학내 구성원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PUBS 뉴스 조영민입니다.
취재 : 최윤희 기자
촬영 : 조영민 기자
편집 : 조영민 기자
아나운서: 캠퍼스 중심에 생기는 잔디광장, 기대와 함께 우려도 만만치 않은 것 같은데요. 조영민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존 잔디광장의 상황은?
아나운서: 조 기자, 기존 잔디광장이 어떻길래 우려가 나오는 건가요?
조 기자: 네, 지난해 시월광장 넉넉한 터에 조성된 잔디광장은 잔디 훼손 우려로 장기간 출입이 금지된 상태입니다. 올해만 하더라도 잔디 훼손으로 인해 지난 겨울방학과 입학식, 인터뷰 녹화 중인 오늘까지도 출입을 제한하면서 학내 구성원들이 이용을 못 하는 기간이 매우 깁니다. 이에 새롭게 조성될 캠퍼스 중심부 잔디광장도 관상용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겁니다.
△추진계기와 사업 목적은?
아나운서: 관리가 까다로운 잔디광장은, 학내 구성원들이 원해서 생긴 건가요, 추진계기와 사업의 목적이 궁금합니다.
조 기자: 넉넉한 터에 생긴 잔디광장은 우리 대학 ‘아름다운 캠퍼스 마스터플랜’이라는 캠퍼스 개발 계획의 일환인데요, 캠퍼스 중앙을 녹지화해 걷고 싶은 캠퍼스를 만든다는 목적 아래 조성됐습니다. 즉, 학내구성원들에게서 잔디 광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와서 추진된 건 아닌 거죠. 넉터에 잔디광장이 만들어질 때도 불과 나흘 전에 공사를 안내해 졸속 추진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캠퍼스 플랜 공개는?
아나운서: 대학본부 차원에서 추진 됐다는 건데, 그래도 그 캠퍼스 플랜이 무엇인지 학내 구성원들이 알 수 있기라도 하면 되지 않을까요?
조 기자: 과거 <채널PNU>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대학 차정인 총장은 캠퍼스 중심부를 녹지화하는 계획을 마스터플랜에 반영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2년 전인 2022년 5월에 예정돼 있던 마스터플랜의 발표가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면서 현재까지도 공식적인 근거 문서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 <채널PNU>도 칼럼을 통해 깜깜이 추진을 우려한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잔디 관리 방안은?
아나운서: 이미 공사 중이고, 결국 만들어진다는 건데 잔디 관리가 문제로 남았네요. 방법이 있나요?
조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방안 마련이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우리 대학 총무과에서 넉넉한 터 잔디광장의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지난 4일 직접 총무과 관계자분께 얘길 들어보니 “어떻게든 구성원들이 잔디밭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게 기본적인 방침이지만 천연잔디 특성상 출입제한이 불가피하다”며 “가급적 단과대학 차원에서의 행사는 최대한 제한하고, 학내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는 대동제 때 넉터를 개방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겨울방학 기간에는 춥고 이용자가 적어 출입을 제한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잔디 생육 시기에 잔디광장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학내 구성원 반응은?
아나운서: 아쉬움은 결국 학내 구성원들의 몫이겠군요.
조 기자: 네 우리 대학 재학생 A 씨의 말을 들어보니 "통행량이 많은 인문관이랑 정문 사이 구간이기 때문에 그 구간을 많이 이용하는 학생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나운서: 걷고 싶은 캠퍼스를 만든다는 목적 아래 조성된 잔디광장인데, 그 위를 걷지 못하는 기간이 걸을 수 있는 기간보다 길다니 모순적이네요. 어떻게든 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조영민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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