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골목, 화재 사각지대
지난 3월, 경기 광주시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일가족의 가장이 숨지고 두 자녀가 중태에 빠졌습니다. 당시 소방차는 10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불법 주차 차량 때문에 건물 진입이 7분이나 지연됐습니다. 불법 주정차는 화재 현장에서 신속한 구조를 막아 화재 골든타임인 7분을 넘기게 해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입니다. 좁은 도로와 가파른 경사길을 두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경우가 많은 부산 지역 대학 인근 원룸촌은 특히 화재 안전에서 취약합니다.
부산 금정구 부산대 인근 원룸촌. 폭 4m의 도로지만,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실제 소방차가 통과할 수 있는 폭은 3m도 채 되지 않습니다. 승용차조차 천천히 이동해야 하는 좁은 골목길에서, 소방차 진입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동의대와 동서대가 위치한 부산진구 개금동 원룸촌도 마찬가지입니다.
[임천 / 부산진구 개금동 거주]
"저게 (불법 주정차 차량) 한 몇 달동안 저기 그대로 서있거든요. 골목에는 소방차 들어오는 게 웬만하면 어렵지 않을까..."
좁고 가파른 골목은 위험성을 더욱 높입니다.
[동아대 재학생 A씨]
"학교 뒷편에 엄청 가파른 오르막에 있는 원룸들 까지는 차가 아예 못 들어가서 그 밑에 있는 골목에 소방차를 세우고 올라가야 되는데 그 골목은 불법 주정차된 차들이 많아서 승용차도 좀 조심스럽게 다니는 길이에요."
29명의 사망자를 낳은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이후, 소방기본법이 개 정돼 소방차 진입에 방해되는 불법 주정차 차량을 강제 처분할 수 있게 되었지만, 실제 처분 사례는 전국적으로 4건에 불과합니다. 금정소방서 관계자는 “법으로 밀고 들어갈 수 있게 돼 있어도 민원·보상 문제가 있어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현실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불법 주정차 문제에, 전문가들은 개인 차원의 노력을 강조합니다. 이희두 부경대 소방공학 교수는 “원룸 소유주가 소화시설과 피난 및 대피시설을 확보, 점검에 책임감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거주자도 화재 발생 요령을 숙지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전했습니다
부산 지역 대학가 원룸촌은 법적으로 소방차 진입이 가능하지만, 현실에서는 불법 주정차로
인해 ‘화재 사각지대’가 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모두가 불법 주정차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화재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해보입니다.
PUBS 뉴스 이현수입니다.
취재 : 유승현, 정수빈, 정윤서 기자
촬영 : 서영채, 이현수 기자
편집 : 서영채,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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