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캠 인근 2곳 살펴보니
-운영비는 수억 원이지만
-청년 이용률·인지도 낮아
-"운영 시간·예약법 등 불편"

학생들의 발길로 붐벼야 할 대학 주변의 '청년 공간'이 당사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국비와 시비 수억 원을 들였지만, 짧은 운영 시간과 복잡한 예약 방법이 이용을 어렵게 만든 탓이다. <채널PNU> 취재 결과, 우리 대학 인근 청년 공간은 아는 사람만 이용하거나 청년이 아닌 스타트업과 중장년층이 자리를 채우는 장소가 됐다. 

지난 2월 21일 오후 8시 30분경 운영을 종료한 청년창조발전소 꿈터플러스의 모습. [정수빈 보도부장]
지난 2월 21일 오후 8시 30분경 운영을 종료한 청년창조발전소 꿈터플러스의 모습. [정수빈 보도부장]
지난 2월 17일 오후 7시경 불이 켜진 장전 생활문화센터의 모습. 북카페에는 중장년층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정수빈 보도부장]
지난 2월 17일 오후 7시경 불이 켜진 장전 생활문화센터의 모습. 북카페에는 중장년층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정수빈 보도부장]

‘청년 공간’이란 지자체에서 청년들의 문화생활과 취·창업을 지원하는 공간을 말한다. 우리 대학 부산캠퍼스 인근에는 △청년창조발전소 꿈터플러스(꿈터플러스)와 △장전 생활문화센터(문화센터) 총 두 곳의 청년 공간이 있다. 대학 정문 근처에 위치한 꿈터플러스는 총 5층 규모의 건물로 △입주기업 LAB △미팅룸 △스튜디오 △편집실 △다목적강당 등이 들어서 있다. 원룸촌이 밀집해 있어 전체 인구 중 청년층 비율이 44.8%에 달하는 장전 1동에 위치한 문화센터는 4층 규모로, △밴드연습실 △동아리실 △개인연습실 △공유부엌 등 청년 친화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3일 <채널PNU>의 취재를 종합하면, 두 청년 공간 모두 청년들에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었다. 꿈터플러스의 일평균 일반 대관 시설 이용객은 지난해 기준 3명에 그쳤다. 문화센터의 월평균 청년 이용객 역시 지난해 기준 전체 이용객 338명의 약 29%인 98명에 불과했다. 휴무일을 제외하고 실질적인 하루 평균 청년 이용객은 5명에 불과한 것이다.

청년들은 △제한적인 운영 시간 △비효율적인 예약 방식으로 인해 발걸음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꿈터플러스는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운영하지 않고 평일에도 오후 8시면 문을 닫는다. 대관 신청도 사용 예정일 30일 전부터 3일 전까지만 가능해, 대관하는 요일 기준 2일 이내로는 예약할 수 없다. 문화센터는 시설 대관 시간이 △10~12시 △14~17시 △18~21시로 정해져 있고, 신청 횟수도 주 1회로 제한된다.

우리 대학 재학생 A(건축학, 21) 씨는 "해당 시설을 알고는 있었지만, 학교 건물에 24시간 열려있는 곳이 많아 굳이 이용하지 않았다"며 "학교가 아니면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근처 카페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재학생 B(경제학) 씨는 "학교 근처에 24시간 운영하는 시설이 드물어 (청년 공간을) 새벽에도 원하는 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년 이용률이 저조한 원인으로 공간 홍보가 미흡한 점도 지적됐다. 우리 대학 학생들 중에서 꿈터플러스와 문화센터가 어떤 곳인지, 무슨 용도로 쓰이는지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 대학 재학생 C(경영학, 20) 씨는 "지나가다 봤지만 그런 공간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며 "미팅룸이 있는 줄 알았다면 이용해 봤을 텐데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 공간은 국가나 지자체의 보조금을 들여 운영하는 공간인 만큼 청년들의 이용이 중요하나, 실질 이용률이 저조하자 공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꿈터플러스는 시비와 구비를 합쳐 총 41억 4,500만 원을 들여 설립됐으며, 2023년부터 금정구청에서 연 2억 2,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문화센터는 국비와 시비, 구비 총 10억 원이 투입됐으며 연 6,000만 원의 사업비로 운영된다.

청년 이용자가 사라진 자리는 기업과 중장년층이 차지했다. 지난 2월 17일 청년 공간을 방문했을 때, 꿈터플러스 이용객은 시설에 입주한 스타트업 회사나 예비 창업자가 주를 이뤘고, 문화센터에서는 공유부엌이나 북카페를 이용하는 중장년층으로 붐볐다. 문화센터 관계자는 "청년들의 예약도 많지만, 인근 어르신분들도 대관 시설을 많이 이용한다"며 "공간이 비어 있고 예약 규정에 맞으면 최대한 예약을 도와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시설 이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운영 시간 확대 △예약 방법 개선 등의 방안이 필요하나, 청년 공간을 운영하는 지자체는 운영 규정상 적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산 금정구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따로 연락을 주면 수기로 등록은 되지만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시설이다 보니 고지서가 지방세로 나와 일정 기간 전에는 예약이 돼야 한다"며 "근무하시는 분의 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도 지정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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