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어프리와 문화재 지정 사이 박물관의 고뇌

 

<앵커>

배리어프리. 장애인 및 고령자, 임산부 등의 사회적 약자의 일상생활에 지장이 되는 장애물을 없애는 시설과 정책을 뜻합니다. 우리 대학 박물관이 이러한 배리어프리와 문화재 지정 추진 사이에서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난해 10월,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관한 박물관에는 현재 배리어프리 시설이 없는 상태인데요. 시설을 개선하려면 외관 훼손이 불가피해 문화재 지정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도 있습니다.

이예원 기자가 장애인의 접근이 제한된 박물관을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재개관한 우리 대학 박물관. 캠퍼스 중앙 녹지 조성과 함께 오랜 공사 끝, 새 출발을 알렸는데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장애인은 출입조차 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배리어프리 시설이 전무한 겁니다.

우리 대학 박물관입니다. 보시다시피 외부는 모두 계단식인데요. 휠체어를 탄 사람은 입구로 들어설 수도 없습니다.

내부 역시 본관 1층과 2층이 엘리베이터 없이 계단으로만 이어져 있습니다.

이에 올해 초, 우리 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가 배리어프리 시설 설치를 요청했지만, 실효성 있는 시설이 마련될 수 있을진 미지수입니다.

우리 대학은 박물관의 외관을 최대한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을 두고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 현재 박물관은 국가등록 문화유산 지정을 목표하고 있는데, 박물관 외부에 엘리베이터 등을 설치해 외관이 훼손되면, 문화유산 지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박물관은 엘리베이터에 대한 고려 없이 1955년 최초 준공된 건물이기 때문에 지금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려면 건물 손상은 불가피합니다.

[시설과 관계자]

“(외관 훼손을 최소화하고자) 외곽 뒷부분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려면 통로 확보를 위해 설립돼 있는 전시 공간을 변경해야 하고”

“엘리베이터를 새로 증축한 교내 대다수의 2층 건물과 달리, 박물관은 구조상 더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시설 마련 과정에서 외관 훼손을 최소화 한다면, 문화유산 지정에 큰 차질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지난해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 개정됐는데, 훼손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건물의 일부 변형이 승인됐기 때문입니다.

[허유진/ 건축학 조교수]

“국가 문화유산이 된다고 해서 현대적인 기능을 하지 않을 수는 없어”

“엘리베이터가 어렵다면 1층 경사로 설치나 전동 계단용 휠체어 마련이 대안 될 수 있어”

대학 내에서도 배리어프리의 필요성이 강조되며 각종 시설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대학 박물관 관계자는 “건물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장애인의 이동 권리를 위한 우리 대학 박물관의 타협점 모색과 시설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PUBS 뉴스 이예원입니다.

 

취재 : 오정린 기자

촬영 : 이예원 기자

편집 : 이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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