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내 RMHC 양산하우스
-환아 가정 위한 무료 숙박시설
-병원 먼 환아 가정을 대상으로
-물리·심리적 거리 줄여 호평

우리 대학 양산캠퍼스에 환아 가족을 위한 쉼터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심지어 이 쉼터가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로부터 비영리법인으로 출발한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RMHC)가 설립한 곳이란 사실도 말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채널PNU>가 51번째 RMHC 하우스인 양산하우스를 지난 4월 4일과 29일 찾아 그 의미를 조명했다.

우리 대학 양산캠퍼스 내에 위치한 RMHC의 전경, 지난 2019년에 개관하여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황주원 기자]
우리 대학 양산캠퍼스 내에 위치한 RMHC의 전경, 지난 2019년에 개관하여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황주원 기자]
RMHC에 입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 가정. 어린이병원으로 진료를 가기 전의 모습. [황주원 기자]
RMHC에 입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 가정. 어린이병원으로 진료를 가기 전의 모습. [황주원 기자]

■RMHC 양산하우스란?

2일 <채널PNU> 취재를 종합하면 맥도날드의 금전적 기부와 자원봉사를 지원받아 1974년 출발한 RMHC는 1984년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발전해 현재 전 세계 62개국에서 각국의 실정에 맞는 어린이 복지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RMHC는 2019년 부산 울산 경남권역의 유일한 어린이 전문병원이 있는 우리 대학에 양산하우스를 설립했다. ‘함께 만드는 특별한 기적’이라는 슬로건으로 부산대학교 어린이 병원에 내원한 중증 환아와 가족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취재진이 직접 둘러본 양산하우스는 1,520㎡(460평) 규모의 2층 건물에 객실 10개와 편의시설이 갖춘 복합시설이었다. 층마다 공유 주방이 있고 △놀이방 △도서관 △세탁실 △옥상정원 등이 있다. 양산하우스 시설 대부분은 △매일유업 △코카콜라 △이마트 △세라젬 등 기업의 후원을 통해 마련됐다.

환아가 내원해 있는 동안 가족은 이곳에서 무료로 머물고 식사를 받을 수 있다. 양산하우스 양미동 차장은 “입주한 가정을 위해 매일 1회 샌드위치 또는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병원 후원회 관계자는 “(양산하우스에) 머무는 가족을 위해 햇반과 같은 간편식부터 세탁세제와 같은 생활용품까지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아의 가족은 환아의 건강 상태 등 여러 기준을 종합해 양산하우스에 입주한다. 환아의 의학적 기준(질환의 중증도, 입원 기간 등)과 통원 거리 등을 토대로 입실 순위가 산정된다. 평균적으로 입원 중인 환아의 가정이 많이 입사하지만, 환아가 입원하고 있지 않더라도 먼 거리에서 통원 치료를 하고 있다면 입사할 수 있다. 양산하우스 박원섭 부장은 “입실신청서를 제출하신 후 우선순위에 따라 입실이 결정된다”며 “입실이 확정되면 RMHC 양산하우스가 보호자에게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산하우스 입주자는 대부분 경남 양산과 부산보다 먼 지역에서 찾아온다. 현재 양산하우스에 머물고 있는 가정도 △전남 나주시 △광주시 △경북 영덕군 등 우리 대학 양산캠퍼스로부터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살고 있었다. 어린이병원 병원장이자 RMHC 이사를 겸직하는 정재민(비뇨의학) 교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가족도 3개월 넘게 머물고 있다”며 “긴 치료 기간 숙박과 생활 부담이 큰 환아 가족들에게 양산하우스가 회복의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국 상급종합병원 기준 소아 중환자실과 영아 중환자실을 보유한 병원은 13곳에 불과하다. 특히 부울경 지역에는 양산부산대병원이 유일하다. (c)김나경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국 상급종합병원 기준 소아 중환자실과 영아 중환자실을 보유한 병원은 13곳에 불과하다. 특히 부울경 지역에는 양산부산대병원이 유일하다. (c)김나경 기자
RMHC 1층에 위치한 공용 주방, 1층에는 2개의 호실이 있어 두 가족이 1층 공용주방을 사용한다. [황주원 기자]
RMHC 1층에 위치한 공용 주방, 1층에는 2개의 호실이 있어 두 가족이 1층 공용주방을 사용한다. [황주원 기자]

여러 지역에 있는 환아와 가족이 이곳까지 오게 된 건 어린이 전문병원이 전국에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어린이병원은 소아 중환자실과 신생아중환자실을 함께 운영하며 희귀·중증 소아 환자 치료에 힘쓰고 있다. 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기관 찾기’ 웹사이트에 따르면 전국 상급종합병원 기준 소아 중환자실과 영아 중환자실을 보유한 병원은 13곳에 불과하다. 정 교수는 “(어린이병원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 설계부터 전담 인력, 진료 체계까지 어린이가 중심인 병원”이라며 “소아 치료의 중추 역할을 맡아 미래세대를 지켜내는 의료 자산”이라고 전했다.

■환아·가정 거리 줄여 회복 돕는다

양산하우스에서 만난 환아 가정은 힘든 상황이지만 양산하우스에 머물 수 있어 감사해했다. 일반적으로 환아 가정에게는 치료비뿐만 아니라 병원 인근에서 숙박 시설을 이용하는 것도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 희소병을 앓는 딸이 있는 이 모(울산 북구, 38) 씨는 “양산하우스에 머물 수 있어 아이를 병원에 두고 (집에) 가야 한다는 불안함도 줄고 경제적 문제도 해소됐다”며 “친절한 지원 덕분에 힘든 과거였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아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RMHC에 따르면 환아와 보호자가 자주 함께 있을수록 회복에 이롭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양산하우스는 어린이병원과 걸어서 5분 정도의 거리에 불과해 환아 회복에 이로운 환경인 셈이다. 박 부장은 “가족과 가까이 있는 아이들의 회복률이나 생존율이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높은 연구 결과가 있다”며 “하루에 짧은 시간을 보더라도 병원 가까이서 아이의 회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앞으로도 병원장으로서 어린이 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병원에 있는 아이들도 가정의 달 만큼은 웃음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조금이라도 덜 아프고, 조금 더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병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도 아픈 아이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더 가까이 다가와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지역사회의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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